김경희 광주 상무초등교 교사

[에듀인뉴스] 교실 속 교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시선을 달리하는 것만으로 행복 쟁취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나를 냉철하게 바라볼 힘을 기르는 것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 그래서 굳은 마음을 먹고 내가 먼저 도전해본다. <에듀인뉴스>는 소소한 일상을 낯선 시선으로 해석해 보고, 문제의 본질을 깊게 들여다보기 위해 매일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연습을 통해 교사의 성장을 돕고 싶다는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의 성장연습에 함께 발을 맞춰 보고자 한다.

“우리 학교는 학생 수가 많아서 한자리모임이 불가능해요. 학생자치활동이 무리인거죠.”

“우리 학교 선생님들께서는 학생자치활동에 관심이 없으세요. 솔직히 초등학생들 스스로가 무언가를 계획하고 실천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 않나요?”

“하교 후에는 학생들이 학원 가느라 바빠요. 회의할 시간을 만들 수가 없죠.”

“자치 업무를 맡은 제가 올해 저학년 담임이라서 중간놀이 시간조차도 학생자치 회의를 진행할 수가 없어요.”

“교장선생님께서 학생들이 회의해서 결정한 내용을 자꾸 바꾸셔서 학생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없는 상황들이 매번 발생하니 제가 중간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한 달에 한 번씩 전교어린이회의를 한다고 해서 학교가 바뀌겠어요? 전교어린이회의는 형식상 이루어지고 있는 전시 행정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학생들의 실습과 참여로 이루어지는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사진=김경희 교사)
학생들의 실습과 참여로 이루어지는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사진=김경희 교사)

2009개정교육과정 창의적 체험활동의 자율활동, 봉사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활동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각 교과 활동에서도 학생 스스로가 자율적인 참여를 통해 주도적으로 활동을 전개해가는 과정에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한 자기관리역량, 의사소통역량, 공동체역량 등을 키워갈 수 있도록 하는 학생자치활동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나 학교 현장에서 학생자치활동이 펼쳐질 수 없는 이유를 찾아보면 수없이 많다.

분명 학생자치활동이 학교 현장에서 활발하게 구현되기 위해서는 학교장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교사의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 존중과 자치의 중요성 인식, 학생들의 적극적인 도전과 실천 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 모두가 조화를 이뤄야만 학생중심자치문화가 꽃을 피우겠지만 한정된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하여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여야 하는 초기 단계에서는 학생들의 자치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인식과 안목을 높일 수 있는 교사 연수가 시행되어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시선을 함께 높여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교육청 차원에서 자치 업무 담당자만을 대상으로 한 일회성 강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교사들의 학생자치 지도역량을 강화해줄 직접적인 지원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결국 학생들에게 ‘학생자치활동이란 무엇이고, 학교 생활 및 공부할 때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어떤 공간에서 누구와 언제 함께 할 수 있는지, 누가 어떤 방법으로 자치활동을 지원하고, 시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어떠한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수렴하고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지, 팀원들이 결정된 사항을 어떤 방법으로 적극적으로 함께 실천할 수 있는지’ 등을 학생들의 언어로 교육하는 데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학생자치의 의미를 알고 학교의 주인이 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 스스로 찾아보는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사진=김경희 교사)
학생자치의 의미를 알고 학교의 주인이 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 스스로 찾아보는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사진=김경희 교사)

이러한 조건을 개선하여 학생중심자치문화를 실현하는데 한 발짝 다가가기 위해 실현가능한 것부터 찾아 고민하는 과정에서 학생 대상 워크숍 진행 과정 참관을 교사 연수로 기획하여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공통된 이해를 토대로 실천의 동력을 끌어낸 연수 프로그램이 있어 간단하게 소개한다.

이 프로그램은 ‘민주학교’ 총 기획을 맡은 연구부장과 ‘교사연수’ 담당교사, ‘학생자치’ 업무를 담당하신 3분의 합작품이다.

‘학생자치를 알면 우리가 학교의 리더가 될 수 있어요’라는 주제로 학년별 학급 임원들을 대상으로 학교의 주인이 되기 위한 리더의 태도와 우리 학교의 문제를 발견하여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들을 탐색해 보는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이 진행되었고, 이 과정을 교사들이 참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워크숍 참관 후에는 강사와 교사 간의 Q&A 시간을 통해 자치활동 지도에 관한 직접적인 노하우와 팁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까지 연결했다.

“선생님, 이렇게 좋은 것을 왜 우리 임원들만 배워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무엇을 보고 좋다고 생각했는가에 대해서는 물어보지도 못했다. 이미 리더로서 탁월한 역량을 갖춘 한 학생의 ‘공공적 가치’를 담은 예리한 질문에 압도되어 순간적으로 당황했기 때문이다.

한 학년에 5~6개 반 학생들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강사와 직접적인 호흡하는 실습 위주의 워크숍을 진행하는 것이 여건상 어렵다 여겨 우선적으로 학급 임원 5명들만을 대상으로 진행한 것을 당연하게 여겼던 판단에 물음표를 던져볼 수 있는 좋은 질문이었다.

한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이러한 워크숍을 통해 ‘학생자치’에 관한 정보를 얻고 학교에서 겪는 공동의 문제를 발견하여 민주적인 의사소통 과정을 통해 실천 방법을 합의해갈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출발선을 맞추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이다.

교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사 연수를 진행하는 목적 또한 ‘학생자치’에 대해 교직원들 간에 비슷한 결로 대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처럼 말이다.

“좋은 프로그램으로 저희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선생님의 좋은 기운을 받고 싶어서 그러는데 악수 한번 해 봐도 될까요?”

편안한 미소로 워크숍을 참관하셨던 본교 선생님들만큼이나 교장, 교감선생님께서도 연수에 함께 참여하시면서 강사에게 따뜻한 눈빛과 표정 그리고 몸짓으로 애정 어린 피드백을 해주시는 것을 들으며 머지않아 이 학교만의 고유한 모습으로 학생자치활동이 펼쳐질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들었다.

3일간 함께했던 학생들과 선생님들께 내가 힘찬 에너지를 드린 것이 아니라, 그분들의 좋은 기운 덕분에 내가 9월을 행복하게 열고 있다는 것도 함께 알아차리게 된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