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원의 정책제안] 학종의 공정성, 신뢰도 확보 대안은?
[전경원의 정책제안] 학종의 공정성, 신뢰도 확보 대안은?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9.1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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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원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 하나고 교사

대입체제개편에 대한 대통령 언급의 진정성과 개편 방향성
전경원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소장/ 전 하나고 교사
전경원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소장/ 하나고 교사

[에듀인뉴스] 문재인 정부 교육 분야 지지율은 30%(한국갤럽, 2019년 8/20~22)에 불과하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국민은 잘 알고 있다. 이번 대입개편 지시만 봐도 그렇다. 정권 초기 지지율이 80%에 이를 정도였다.

정부 출범 초기에 대선 공약과 교육 관련 국정 100대 과제조차 제대로 시행하질 못했다. 교육공약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전혀 확인할 수 없었다. 후퇴와 퇴보만을 일삼았다. 수능시험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수능 비중을 축소하겠다는 공약이 거꾸로 수능 30% 확대라는 현실로 돌아왔다.

수능 비중을 확대할 때, 가장 큰 이익을 보게 되는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양천구, 대구시 수성구 등 사교육 환경이 잘 갖춰진 지역만 배려한 정책적 판단이었다. 정작 배려하고 보살펴야 하는 취약 계층이 어디인지조차 망각한 결정이었다.

고교서열화를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던 정부가 책임을 시도교육감들에게 떠넘겼다. 게다가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통해 자사고 지위를 취소시킨 상산고를 교육부가 앞장서 회생시켰다. 탄핵당한 박근혜 정부에서 진보 교육감들을 탄압하기 위해 만든 ‘부동의’라는 절차를 그대로 수용하면서 자사고마저 회생시켜줬다.

대학입시체제를 개편하기 위해서는 함께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우선은 왜 대학입시체제를 개편해야 하는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수능시험으로 대학을 가게 되면 초, 중, 고교 교육이 수능 문제 풀이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운영된다. 수능이 일종의 블랙홀이 된다. 모든 것을 다 흡수해버린다.

수능시험에서 선택하지 않는 교과목은 정상 수업이 불가능하다. 음악, 미술, 체육, 철학, 한문, 사회 교과와 과학 교과에서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수업시간엔 어떤 모습이 펼쳐질까. 잠자는 교실, 교실 붕괴만 가속화된다.

또 수능시험을 위한 공부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사회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EBS 문제집을 교재로 삼아 온종일 다섯 가지 답지 가운데 정답만을 찾아내는 기술을 익히는 공부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 대학에서 전공을 공부하는데, 사회인이 되어 직장생활을 하는데 과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 공부방식일까.

그래서 우리는 수능시험을 축소하고 정성평가의 시대로 들어가기로 사회적 합의를 이뤘다. 그래서 수시 제도가 도입됐다.

수시 제도 가운데 사회적 약자를 가장 잘 배려하고 있는 전형은 학생부교과전형이다. 쉽게 말해 내신성적이 우수한 학생들만 정량적으로 선발하는 전형이다. 그다음이 학생부종합전형이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전형이 바로 수능시험과 논술시험이다. 그래서 수능시험과 논술시험을 축소 또는 폐지하려고 하는 것이다.

학생부교과전형을 대폭 늘리는 것은 사회적 합의가 비교적 쉽다. 반면 학생부종합전형은 공정성과 신뢰도에 문제가 많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렇다면 공정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최근 대입체제 개편은 정시 확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옳고 바른 방향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

첫째, 복수의 평가자와 단계별 전형 설계의 원칙을 지키고 있는지 교육부가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고교 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비는 이런 사항을 잘 지키고 있는가를 기준으로 지원해야 한다. 두 명 이상의 평가자를 두는 이유는 한 사람의 주관적 평가결과를 배제하고 두 사람 이상의 평가결과가 일치할 때만 공정한 평가결과라는 점을 인정하기 위한 장치라고 보면 된다.

둘째, 공식 이의제기 절차가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 아이들은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등 총 12년간 자신의 성적을 직접 확인하고 이의가 있는 경우에는 본인이 작성한 답안지까지 확인하며 세부사항까지 확인절차를 거친 후에 성적처리에 들어간다.

이런 환경에서 성장한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에게 불합격한 경우에 이유를 물어도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깜깜이’ 전형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셋째, 정보공개 관련 법률과 시행령을 통해 대학의 책무성을 강화해야 한다.

고교유형별, 계층별, 지역별 등 세부 기준에 따라 정보공개를 유도해야 한다. 예컨대, 영재학교-과학고-전국단위자사고-광역단위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일반고 등의 고교유형별 기준에 따라 대학별 합격생 비율을 공개하도록 법제화해야 한다.

또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차차상위계층 학생의 비율을 공개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시군구별 비율도 공개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서울에서도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금천구, 구로구 학생들의 비율을 공개함으로써 지역별 편차를 확인하는 동시에 어느 지역에 교육재정을 집중적으로 투입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넷째, 입시 비리와 관련한 특권층의 부정이나 특혜 등은 엄단 처벌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계층이동의 유일한 통로인 입시에서 부정과 비리가 횡행한다면 그야말로 참담한 사회로 전락하게 된다. 그래서 특권층의 부정입학은 가중처벌해야 하고, 엄정하게 처벌을 해야만 사회의 건강성이 보장된다는 신념 아래 입시부정에 대해서만큼은 혹독하리만큼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사실에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해결책보다 더 근원적인 해결책은 교육 외적인 접근이다. 말하자면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태어나 교육의무, 국방의무, 근로의무, 납세의무, 선거 의무를 제대로 수행한다면 의무만 요구할 것이 아니다.

국가는 국민이 마땅하게 누려야 하는 권리 또한 분명하게 보장해야 한다. 누구나 아프면 무상으로 치료와 치유를 받아야 한다. 그것이 국민이 마땅히 요구할 수 있는 권리에 해당한다.

그래서 학생들은 이렇게 요구한다.

“하루 8시간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아르바이트를 해도 한 달 최소 500만원 이상 급여를 받을 수 있다면 대학에 가지 않겠다.”

아이들의 발언에 주목해야 한다. 말하자면 교육 문제는 교육 내적으로만 해결할 수 없다. 왜 대학입시가 이렇게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가. 욕망의 뿌리와 닿아 있기 때문이다. 좋은 대학을 나와야 좋은 처우를 받는다는 비합리적 신념 때문이다. 품격 있는 삶을 살려면 좋은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 핵심이다.

그렇다면 품격 있는 삶을 보장하면 대학에 진학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러니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시간당 최저임금을 1만원 이상으로 인상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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