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DI "교장, 교감, 비교과 교사 포함 안돼...60분 단위 산정 체감 달라"
점심시간, 중간 휴식시간, 방과후학습은 제외...특별·재량활동은 포함
OECD국가 교사 가운데 일과 중 행정 업무시간 "평균보다 2배 높아"

[표1] 교사의 수업주수, 일수, 시간.(자료=교육부)
[표1] 교사의 수업주수, 일수, 시간.(자료=교육부)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중학교 교사의 연평균 순 수업시간은 547시간이라니...중학교에서 주당 18시간 수업(사실 많지 않다)한다고 보면, 18시간을 34주에 곱해보면 612시간이다. 여기에 동아리, 창체시간 34시간을 더하면 657시간. OECD평균보다 100시간 더 적다고 할 수 있을까." 

“초등학교 예를 들어보자. 1~6학년까지 차례로 주당 수업시수가 22, 22, 23, 23, 22, 21시간이라고 보면, 평균 22시간이다. 22시간×34주+20시간(동아리) 하면 연간 768시간이 나온다.”

우리나라 교사들이 OECD 국가들에 비해 순 수업시수가 적다는 결과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내놓자, ‘터무니없는 통계’라는 교사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발표된 ‘OECD 교육지표 2019’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초·중·일반고 교사의 수업시수는 OECD 평균보다 최소 100시간 이상 적다.(표1 참조)

초등의 경우 한국은 연간 675시간인데 비해 OECD 평균은 783시간으로 한국이 108시간 적다. 중학교는 한국 526시간, OECD는 709시간으로 183시간 격차를 보인다. 고등학교도 한국(547시간)과 OECD(667시간)간 차이는 120시간에 이른다.

그렇다면, 지표대로 우리나라 교사들은 정말 수업시수가 적은 것일까. 

우선 교사들이 문제 제기하는 포인트는 이 통계에 교장, 교감, 비교과교사(영양, 사서, 전문상담, 보건 등)가 포함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KEDI 관계자는 “교사의 연간 수업시간을 계산할 때 교장, 교감 등 관리직과 비교과 교사는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교사들의 체감과는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일까. KEDI에 따르면, OECD는 수업시간 단위를 60분 기준으로 한데 비해 우리나라 수업시수는 초등 40분, 중등 45~50분이 기준이어서 차이가 있다.국제비교를 위해 수업시간 60분을 1시간으로 환산, 초등학교의 순 수업시간은 담임교사 수업에 한해 쉬는 시간(10분)이 포함됐다는 설명이다. 

또 순 수업시간은 교육통계조사에 기초해 산출했으며 점심시간과 중간 휴식시간, 방과후학습, 공휴일(국경일 및 정규방학) 등을 제외한 정규수업, 특별활동, 재량활동 수업시간이 포함(수업준비활동, 생활지도 등 불포함) 됐다고 밝혔다. 

OECD주요국가 교사의 근무시간 비교.(자료=한국교육개발원)

이 정도 설명이면 교사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수업 외 행정업무가 적거나 없는 OECD 국가 교사와 행정업무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은 우리나라 교사의 특수성을 알려면, 일과 중 행정업무 시간이 차지하는 비율도 비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교사가 인식하는 행정업무 시간은 OECD 평균보다 2배가량 높았다. 

OECD가 수행하는 ‘교수-학습 국제조사 연구(TALIS : Teaching and Learning International Survey) 2018’에 따르면, 우리나라 교사들이 인식하는 주당 평균 행정업무 시간은 5.4시간으로, OECD 평균(2.7시간) 대비 약 2배 높게 나타났다.

또 행정업무 이외에도 학생상담, 학교운영참여, 학부모 상담시간 등 수업 이외 업무에 할애되는 시간이 OECD 평균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답했다.

"수업시간 내 '행정업무' 비중도 높아"...경력 5년 이하 교사 비중 더 높아

한편 우리나라 교사들은 수업시간 내에도 실 수업 외 행정업무 등에 할애하는 비중이 OECD 국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가 인식한 수업시간 활용 비율.(자료=KEDI)
교사가 인식한 수업시간 활용 비율.(자료=KEDI)

OECD 국가 ‘국제 교수-학습조사 연구(TALIS) 2018’에 따르면 한국 교사들의 일과는 실제 교수·학습에 76%, 행정업무에 9.1%, 교실 질서유지에 14.2%를 할애하고 있었다. 

TALIS는 OECD 회원 31개국, 기타 17개국 약 1만5000개 초·중·고 교사 26만여명이 참여하는 설문조사다. 이 조사는 한국교육개발원 주관 하에 초·중학교 학교 급별로 200개 학교와 그곳에 소속된 200명의 교장 및 4000명의 교사를 무선 표집해 조사했으며, 응답율은 87%였다.

한국 교사가 인식한 실제 교수·학습에 소요되는 시간의 비율(76.0%)은 OECD 평균(78.1%) 및 TALIS 평균(77.9%)보다 다소 낮았다. 반면 행정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 및 교실에서 질서 유지에 소요되는 시간의 비율은 다소 높았다.

한국 교사의 수업 시간 활용의 변화 경향성을 살펴보면 실제 교수·학습 활동의 경우 TALIS 2008에 비해 TALIS 2018에 유의미하게 감소하였으며(-1.6%), 행정 업무의 경우 TALIS 2013과 비교했을 때 TALIS 2018에 유의미하게 증가했다.(+0.8%).

특히 경력 5년 초과 교사가 5년 이하 교사보다 교수·학습에 더 많은 비율의 시간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6.7%), 이는 OECD 평균 차이(+4.9%)와 TALIS 평균 차이(+4.5%)보다 높았다. 

또 한국 교사는 OECD 및 TALIS 평균과 비교해 볼 때 교실 관리를 위한 수행을 보다 빈번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학생들에게 교사의 말에 집중하라고 말한다’의 경우 OECD 및 TALIS 평균해 비해 10% 이상 높았다.

반면 평가 활동은 전 문항에서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특히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 과정을 스스로 평가하게 한다’ 문항을 제외하고는 OECD 및 TALIS 평균과 비교했을 때 약 20% 혹은 그 이상의 낮았다.

한국 교사의 평가활동 정도의 변화 경향성을 분석해 보면 전 문항이 낮은 수치를 나타냈음에도 불구하고, TALIS 2013과 비교했을 때는 모든 문항에서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였다. ‘나만의 평가를 실시한다’의 경우 21.9%가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