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큰 형님!

칠십 여 년의 긴 세월을 어떻게 보내셨나요?

한참 부모님 밑에서 응석을 부리며 학교에 다녀야할 나이에 무거운 지게를 지시고 논밭으로 달음박질 하셨고 7남매의 장남으로서 동생들의 뒷바라지를 톡톡히 해내셨습니다. 평생 흙과 더불어 정직과 성실로 살아오신 형님이기에 한없이 소중하고 귀한 존재랍니다.

언제부턴가 동네 사람들이 형님을‘하느님’이라고 부르게 된 것도 우연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동네 분들의 집에 전기가 고장 나면 금방 달려가서 고쳐주고 신발이나 장화가 헤어지면 때워 주고 가끔씩 술에 취하여 땅바닥에 누워 계신 어르신 분들을 등에 업어서 집에까지 모셔다 드리는 등, 동네 사람들의 '손과 발' 이 되어 주셨지요.

배우지는 못했고 가진 것은 없으며 귀까지 잘 안 들리는 불편한 몸이지만 남을 돕고 베푸는 삶을 사셨습니다. 

이 번 추석 때 고향집에 가던 중 경운기를 몰고 가는 형님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태양 볕에 그을린 주름진 얼굴에 굽은 어깨, 배가 등에 붙을 정도로 깡마른 모습…….

막내 동생으로서 형님이 그렇게 되기까지 빚진 자로서의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라. 막내인 너 만큼은 꼭 대학까지 가르쳐 주마.” 라며 용기와 꿈을 불어넣어 주셨지요.

제가 형님과 같은 처지였다면 인생을 포기했을지도 모릅니다.

고등학교 때는 가정형편에 맞는 진로지도를, 대학시절에는 적절한 당근과 채찍으로 이끌어주신 형님께 고맙고 감사한 마음만 있을 뿐입니다.  

제가 맡은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쳐서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감당한다면 형님의 은혜에 간접적으로나마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소박한 작은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때로는 밝은 햇볕과 맑은 바람을, 때로는 비와 구름을 주는 학생들을 사랑과 정성으로 잘 가르치겠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큰 형님!

남은 여생동안 늘 건강하시고 전에도 그랬듯이 저의 7남매의 영원한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주세요. 큰 형님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막내 동생의 간절한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