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3378개, 중학교 2342개 유휴교실...과천 세대당 0.2, 동탄 0.33 등 곱해 산정
경기도교육청 "신도시 학교 건설 시 초등 5년, 중학교 3년 지나야 완성"

(사진=픽사베이)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경기도 내 초등학교와 중학교 유휴교실이 5720개에 달하는 등 학령인구 예측 실패로 수천억원의 예산이 낭비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초·중학교 과부족 교실 현황’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경기도 31개 시군구 소재 초·중학교의 유휴교실 수는 5720개(초등학교 3378개, 중학교 2342개)로 집계됐다.

교육부가 학교 신설 시 교실 한 개 당 건축교부금을 1억2000만원 정도 지원(66㎡ 기준)하는 것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유휴교실 건축에 쓰인 예산은 최소 6864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르면 시도교육감은 지역의 취학예정자 및 재학생, 공동주택입주자 수요 등에 따른 학생 증감요인을 파악해 적정 학급 교실을 확보해야 하고, 유휴교실 또는 과밀 학급이 예상되는 학교는 해소 대책을 수립해 적정규모로 학급을 편성해야 한다.

신창현 의원은 "경기도에만 5720개 유휴교실이 발생한 것은 학생 수요 예측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져 막대한 예산을 낭비했다"면서 "교실이 남는 지역과 부족한 지역 간 시설 불균형 또한 심화시켰다"고 지적이다.

유휴교실 과다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학생 수 증가에 따른 교실 수요 산정에 관한 교육부나 경기도교육청 차원의 표준화된 기준이나 지침이 없어 각 교육지원청마다 산정기준이 들쑥날쑥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예를 들면 주택개발사업으로 늘어나는 학생 수를 과천은 세대당 0.2, 동탄은 0.33 등을 곱해 교실 수요를 산정하고 있다.

실제 경기도 내 인구 3만명이 넘는 읍면동 가운데 중학교가 없는 지역은 의왕시 내손2동, 수원시 인계동·정자1동, 성남시 야탑3동, 고양시 백석1동, 의정부동 등 6곳에 이른다.

특히 내손2동에 소재하고 있던 백운중학교가 2003년 청계동으로 이전한 뒤 중학교 신설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요구가 컸다. 인구 2만1000명의 청계동은 중학교가 2개인 반면 청계동 인근의 내손2동은 인구가 3만2000명에 달하지만 중학교가 설립되지 않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 같은 학교 신설 요청에 대해 ‘유휴교실이 많아 학교 설립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창현 의원은 “인근 지역의 남는 교실 때문에 중학교가 필요한 곳에 중학교가 없는 상황이 더 큰 문제”라며 “3만2000명이 사는 의왕시 내손2동에 16년 전 없어진 학교를 다시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은 신도시 내 학교 개설시 유입인구가 단지 구성에 따라 단계적으로 늘어난다는 판단 아래 진행되기 때문에 수요 예측 실패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신도시에 학교를 건설할 시 초등학교의 경우 보통 5년, 중학교는 3년 정도가 지나야 완성된다”며 “완성학급이 되기 까지는 공실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도내 중학교 신설 요청은 국민 신문고 기준 지난 3년간 4만8976건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