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덕성여중 1학급 10.8명…최소 15명은 있어야

지난 20일 덕성여중 2층 도서관에서 김길용 교장, 학부모대표가 유양순 의장, 임종국 시의원과 함께 도시공동화 현상으로 학생 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019.9.20. (사진=오영세 기자)
지난 20일 덕성여중 2층 도서관에서 김길용 교장, 학부모대표가 유양순 의장, 임종국 시의원과 함께 도시공동화 현상으로 학생 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019.9.20. (사진=오영세 기자)

[에듀인뉴스=오영세 기자] 100년 역사를 갖고 있는 도심지 명문사학들이 초(超) 공동화 현상으로 배정받을 학생이 없어 비상이 걸렸다.

갈수록 도시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일 오후 2시 서울 중심에 중심 종로구 율곡로에 소재한 덕성여중 학부모 대표 17명이 학교 본관 2층 도서관 나눔터에 모였다. 이 자리에는 종로구 의회 유양순 의장과 임종국 종로구 시의원이 참석했다.

내년 4월 19일이면 개교한지 100년이 되는 덕성여중은 올해 1학년 4학급에 총 43명이 배정돼 한 학급 학생수는 10.8명이다.

김길용 교장은 “교육력 제고를 위해서는 최소한 한 학급에 15명 학생은 있어야 한다”며, 내년도 신입생 60명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정연 학부모회장은 “신입생 배정문제가 심각한 지경까지 왔다. 학생이 없으면 학교가 사라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학생 배정문제를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인근 학교는 1학급에 25명 이상이 배정됐는데 알고 보니 근거리 배정원칙에 따라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지만 대중교통과 지하철을 이용하는 학생들은 민원 발생으로 배정하지 않고 있어 A학교는 25명이, B학교는 10여명이 배정되고 있다”며 “근거리는 학생들이 편하게 통학할 수 있는 거리”라며 “학교 근처가 근거리라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선 1학년 학부모는 “1학년 학부모라 아직 까지는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독서활동 발표회&작가 초청 강연회 △한강생존수영 수업 △프랑스 학교교류 국제반 수업 등 다양한 체험활동들은 아이에게 진로 진학 결정에 좋은 경험을 주는 활동으로 대만족하고 있다”며 “이런 좋은 학교가 오래오래 전통을 이어갈 수 있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김길용 교장은 “다른 학교 학생들은 체험활동을 하기 위해 사전 예약과 절차들을 거쳐 나오지만 우리 학교는 교문만 나서면 역사와 문화 예술교육이 가능한 고궁과 박물관 등의 지역자원이 풍부하다며 100년 역사를 갖고있는 사학들이 역사와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학교군 배정제도를 과감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양순 종로구 의장은 “우리나라가 출산율이 낮아 인구절벽 시대를 맞고 있고 우리 종로구는 도시공동화현상이 심화돼 어려움은 더 클 것이라며 학교옆 미대사관저 부지에 호텔을 세우려는 것을 적극 반대해 무산시킨 지역구 정세균 의원에게 협조를 구하는 등 학교를 살릴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임종국 시의원도 “학교 배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덕성여중을 위해 서울시교육청에 관련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중이라며, 서울시의회 차원에서 할수 있는 해결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김길용 교장, 이유선 교감, 학부모대표가 유양순 의장, 임종국 시의원과 함께 학생 배정에 대한 해결방안을 논의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앞줄 왼쪽 다섯 번째부터 김길용 교장, 임종국 시의원, 유양순 의장, 반정연 학부모 회장). 2019.9.20. (사진=오영세 기자)
지난 20일 김길용 교장, 이유선 교감, 학부모대표가 유양순 의장, 임종국 시의원과 함께 학생 배정에 대한 해결방안을 논의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앞줄 왼쪽 다섯 번째부터 김길용 교장, 임종국 시의원, 유양순 의장, 반정연 학부모 회장). 2019.9.20. (사진=오영세 기자)

100년 사학은 단순히 학교가 아니다. 구한말과 근대교육초기 민족교육을 시작으로 설립된 사학들은 그 자체가 교육의 역사이자 대한민국의 역사이다. 지금 세대가 유지하고 보존해 다음 세대에 넘겨줘야 할 의무를 함께 부여받은 것이다. 교육행정 당국이 도심지 공동화현상 지역의 부족한 학생수를 방관하거나 방치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다음 달 10월이 되면 학급당 학생수 책정을 시작으로 내년도 중학교 배정업무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는 도심지(종로구·중구) 100년 역사를 가진 명문사학을 지켜내고 학부모들의 민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교육행정 당국은 학교군으로 배정하는 현행제도에서 ▲근거리배정의 유연한 해석 ▲초(超) 공동화지역의 공동학군제 운영 등 해결방안을 통해 1학급에 최소 15명이 공부할 수 있도록 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