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광주 상무초등교 교사

[에듀인뉴스] 교실 속 교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시선을 달리하는 것만으로 행복 쟁취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나를 냉철하게 바라볼 힘을 기르는 것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 그래서 굳은 마음을 먹고 내가 먼저 도전해본다. <에듀인뉴스>는 소소한 일상을 낯선 시선으로 해석해 보고, 문제의 본질을 깊게 들여다보기 위해 매일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연습을 통해 교사의 성장을 돕고 싶다는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의 성장연습에 함께 발을 맞춰 보고자 한다.

전교어린이회의 하는 모습.(사진=김경희 교사)
전교어린이회의 하는 모습.(사진=김경희 교사)

“매달 담임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신 회의 안건으로 학급회의를 해요. 우리 반에서 결정된 내용을 학급회의록에 기록하여 전교어린이회의에 우리 반 대표로 참여하고 있어요. 제가 저희 반 대표지만 언니, 오빠들 앞에서 자신 있게 생각을 발표하는 것이 힘들어요. 의견을 내는 사람들이 정해져 있는 것 같아요. 몇 명만 발표하고 대부분은 듣고만 있어요.”

“학급회의에서 의논한 내용을 전교어린이회의에 가서 발언하더라도 여러 학급의 의견이 모아지는 과정에서 우리 반에서 하려던 내용과 다른 결정이 내려질 때가 있어요. 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을 학급 친구들에게 전달할 때 친구들이 ‘우리가 말한 것은 어떻게 되었냐’라고 물으면 당황스러워요. 점점 친구들의 전교어린이회의에 대한 관심이 사라져가는 것 같아요.”

“전교어린이회의 가기 전에 학급회의를 해요. 회의 다녀와서 결정된 내용을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 지 다시 학급회의를 해야 하는데 잘 안 되고 있어요. 회의가 1시간 안에 끝나지 않을 때도 많고요. 차라리 일주일마다 회의하는 시간이 정해지면 좋을 것 같아요.”

‘학급회의’와 ‘전교어린이회의’에 관해 학생들도 건의하고 싶은 말이 많다. 두 회의 간에 상충하는 점들로 인해 교육활동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나 학교 현장에서는 매년 아주 오래 전부터 해왔던 방식 그대로를 답습해오고 있다.

학급 상황에 따라 ‘학급회의’ 없이 ‘전교어린이회의’에 참여하는 학급도 많다. 1시간가량 이루어지는 ‘전교어린회의’에서 학급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나누면서 심도 있게 의논하는데 분명히 시간적인 한계도 있다.

설령 시간이 확보되더라도 여러 학급의 의견을 반영한 결론까지 도출해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동문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선후배가 모여 자신의 생각을 활발하게 회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회의 방법 또한 개선되어야 할 필요성도 느껴진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기존의 틀에 변화를 주어 새로운 방식으로 학생회의 방법을 변화시켜보고자 나름의 소소한 도전을 몇 몇 학교에서 시도해보고 있다.

소집단 토의하는 모습.(사진=김경희 교사)
소집단 토의하는 모습.(사진=김경희 교사)

가장 먼저, ‘학급회의’와 ‘전교어린이회’의 순서를 바꿔보았다.

‘전교어린이회’에서 안건에 따른 실천 가능한 다양한 방법을 심도 있게 회의한 다음 모든 학급에서 공통적으로 함께 실천할 만한 의미 있는 활동 2~3가지를 최종 결정한 것이다. 이렇게 결정된 실천사항은 각 학급으로 전달되고 학급만의 특성을 고려하여 2~3가지 중에서 선택 결정하여 교과 및 창체 또는 일과시간을 활용하여 실천계획을 세워 실천 후, 학생들과 지도 교사의 실천 소감을 간단히 기록하여 나눌 수 있도록 재구성한 것이다.

이는 학급 구성원들의 선택과 결정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실천의 동력을 만들기 위함이 가장 큰 방향점이가 최종 목표이기도 하다.

두 번째로, 모두가 정면을 향한 일대 다수 형식의 발언이 아닌 소집단 회의를 거쳐 공동 사고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회의 공간 배치를 다르게 해 보았다.

전체 회의 전에 소집단 회의가 이루어지자 자연스럽게 ‘자석용 미니 보드판’을 활용하여 모둠원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정면에 있는 칠판에 붙이고 ‘자석형 포스트잇’을 활용한 회의 방법으로 변형해보았다.

제안된 아이디어들에 따른 상호 질문 또한 모둠원들이 함께 답변할 수 있도록 하였더니 성별과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활발하게 의견을 펼치는 학생들이 눈에 띄게 많아지는 변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

현재 몇 몇 초등학교에서는 이 방법을 소개받고 적용해 운영하고 있다. 이 방법의 장단점을 면밀히 관찰하여 계속해서 보완해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회의하는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학급 내에서 학급의 주인으로서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중요한 방법으로 회의를 다루고자하는 교사의 인식 전환이 무엇보다 절실하게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에는 ‘교사 회의’ 또한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업무 지시·전달에서 벗어나 안건중심 교직원 회의문화를 만들기 위해 ‘부장회의’와 ‘전교직원회의’의 관계 정립이 필요해 보인다.

기존에 중요결정을 내렸던 ‘부장회의’가 학생들의 ‘전교어린이회의’처럼 한 발짝 먼저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TF팀의 기능을 해보면 어떨까?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브레인스토밍 차원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최종 결정은 ‘전교직원회의’에서 선택적 결정 또는 선택들의 조합으로 연결하여 좀 더 구체화된 실천 방법을 논의하는 데 시간을 할애해보면 어떨까?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