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진 전남 순천 부영초등교 교사

인터넷의 발달로 세계 교육흐름은 시·공간을 초월해 학교라는 물리적 환경에서 벗어나 학생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흥미와 필요를 고려한 교육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정보의 부재와 부모 도움이 부족한 소외지역 아이들에게 교육 기회의 격차를 낳았으며 이러한 교육 불평등은 세습되어 더욱 심화하고 있다. <에듀인뉴스>는 더 많은 학생이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배움의 제한 없는 환경을 만들고자 고민하는 박희진 교사의 ‘미래교육 미래학교’ 연재를 통해 누구도 확신하지 못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펼쳐질 미래를 예측해 보고, 이에 맞춘 학습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놀이를 즐긴다

[에듀인뉴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놀이를 즐깁니다. 즉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성장하고 발달해 갑니다. 아이들에게 있어 놀이는 즐거움을 넘어 삶 그 자체입니다. 아이들은 언제 행복함을 느끼게 될까요? 일반적으로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 행복함을 느낍니다.

놀이는 아이들의 기본욕구를 충족시켜주는 활동이며,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동기유발이 되어 놀이를 시작하게 되고, 놀이를 통해 즐거움과 몰입감을 느끼며, 신체 에너지를 발산할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놀이는 아이들의 권리이자 발달을 주도하는 활동입니다.

1989년 11월 유엔총회에서 결정된 유엔 아동권리협약(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에서도 ‘아동은 휴식과 여가를 즐기고 자신의 나이에 맞는 놀이와 오락 그리고 문화생활과 예술 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아동의 권리를 인정한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는 놀이가 발달에 꼭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이들은 놀면서 큰다는 말이 있듯이 아이들의 놀이는 단순히 에너지를 발산하고 몸을 조금 움직이는 활동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유아기의 풍부한 놀이 경험은 전인 발달은 물론 이후 학업성취, 사회성, 창의성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 여러 연구들을 통해 입증되었습니다. 최근에는 뇌과학 연구를 통해서도 놀이가 행복, 사회, 정서, 인지, 신체의 전인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입증되었습니다.

(왼쪽부터) 이집트 보드게임 놀이 세네트(SENNET, 출처: TUTANKHAMUN'S WORLD)와 우리나라 전통 고을모둠놀이(출처:구글)
(왼쪽부터) 이집트 보드게임 놀이 세네트(SENNET, 출처: TUTANKHAMUN'S WORLD)와 우리나라 전통 고을모둠놀이(출처:구글)

이집트 '세네트', 조선 '고을모둠놀이'..."과거에도 놀이는 존재 했다"

이집트의 무덤 벽화를 살펴보면 이미 기원전 3100년쯤 이집트 고왕국 시대에 세네트(SENNET)라는 놀이를 즐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세네트는 ‘어려운 관문을 통과하다’라는 뜻의 ‘세니’라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이 게임은 고대 이집트인들이 가장 좋아한 게임 중 하나로 지금 우리가 즐기는 체스나 바둑과 비슷한 게임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역시 조선시대 서당에서 놀이를 통한 전인적이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학습이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승경도 놀이나 재판 놀이, 고을모둠놀이처럼 현대의 보드게임 놀이나 역할극과 같은 놀이를 통해 학생들의 흥미를 자극하며 자연스럽게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서 신체적이고 심리적인 부분을 가장 적극적으로 외부로 표출하게 됩니다. 놀이 장면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혼자 놀기도 하고 또래와 함께 어울려 놀기도 하며 놀잇감을 이용하는 등 놀이에 참여하는 형태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놀이는 다른 사람에 의해서 활동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재미있겠다’라는 마음이 생길 때 그것이 동기가 되어 시작하게 되는 행위입니다. 어떤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을 심리학적 용어로 동기(Motive)라고 합니다. 특히 외부의 압력이나 자극 없이 스스로 과제를 성취하고자 하는 마음이나 행위를 내적 동기(Internal Motive)라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내적 동기는 스스로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움직임을 만듭니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스스로 자발적인 행동을 하게 되고 재미와 즐거움 속에서 몰입하게 되어 결국 아이들은 스스로 성장하게 됩니다.

너무너무 바쁜 아이들, 노는 법을 잃어버린 아이들

한국 청소년 활동 진흥원에서 2018년 초등학생 5863명을 대상으로 평일 방과 후 집에서 주로 하는 활동을 조사한 결과 약 10명 중 3명의 초등학생이 휴대폰으로 유튜브나 SNS 등을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특히 4~6학년에서 약 10명 중 4명은 휴대폰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혼자 숙제를 하거나 학습지를 하는 등 공부하는 학생도 전체 학생의 23%, 특히 1∼3학년 학생은 26%나 혼자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친구와 술래잡기와 보드게임 등의 놀이를 하는 아이들은 전체 100명 중 2명밖에 안 되어 아이들은 가정에서 기본적인 놀이 시간도 확보하지 못 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처럼 현대 아이들은 너무 바쁩니다. 그리고 힘들고 지쳐있습니다. 아이들에겐 휴식이 필요합니다. 부모 또는 교사는 아이들이 아이답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아이들,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카톡을 통해 대화하는 게 더 편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들, 어쩌면 아이들은 노는 법을 잊어버렸을지 모릅니다. 아니 노는 법을 배우지 못했고 그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에게 ‘놀이’란 스스로 선택하고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과정에서 즐거움과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면 모든 것이 놀이가 됩니다. 어른들도 아동이 주도성을 갖고 선택하는 활동과 참여율이 높은 활동을 ‘놀이’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또한 충분한 놀이 환경이 제공되고 아동 스스로 알아가는 과정을 기다려 준다면 그 자체가 놀이입니다.

이제 아이들에게 놀이 시간을 돌려주면 어떨까요?

박희진 전남 순천 부영초등교 교사이자 한국교원대학교 강사, 전남 학습자중심교육연구회 회장인 그는 교육부, 한국과학창의재단, 전라남도교육청 주관 정책연구 팀장을 역임했으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 등 10회, 교육방법 현장연구 1등급 표창 등 7회를 수상했다. 현재 ‘모든 곳의 모든 학생을 위한 세계적 수준의 무상교육’을 꿈꾸며 교육 정보와 지식을 정기적 세미나와 블로그 ‘희진쌤의 지식창고(https://heejinssam.blog.me)’를 통해 나누고 있다. 저서로는 ‘미래교육 미래학교’, ‘학습자중심교육 진짜 공부를 하다’가 있다. heejinssam@hanmail.net
박희진 전남 순천 부영초등교 교사이자 한국교원대학교 강사, 전남 학습자중심교육연구회 회장인 그는 교육부, 한국과학창의재단, 전라남도교육청 주관 정책연구 팀장을 역임했으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 등 10회, 교육방법 현장연구 1등급 표창 등 7회를 수상했다. 현재 ‘모든 곳의 모든 학생을 위한 세계적 수준의 무상교육’을 꿈꾸며 교육 정보와 지식을 정기적 세미나와 블로그 ‘희진쌤의 지식창고(https://heejinssam.blog.me)’를 통해 나누고 있다. 저서로는 ‘미래교육 미래학교’, ‘학습자중심교육 진짜 공부를 하다’가 있다. heejinssa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