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서 '안데르센 이야기' 전시회

 

덴마크 여왕 마가렛 2세가 제작한 의상과 데코파주 작품들.<사진제공=서울역사박물관>

안데르센이 출판한 최초의 동화책, 침대, 여행가방, 만년필…. 전 세계에 몇 점 밖에 없는 안데르센의 유물과 작품 33점이 처음으로 서울에서 공개된다. 

서울역사박물관이 덴마크 오덴세시립박물관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안데르센 이야기(I Belong to the World)' 국제교류전시를 통해서다. 이 전시는 세계적인 동화 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삶과 그의 예술 세계를 총망라한 전시다. 

강홍빈 서울역사박물관 관장은 3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2년 전 이맘때쯤 오덴세박물관과 안데르센 전시회를 개최하기로 협약을 맺은 뒤 드디어 결실을 보게 됐다"면서 "작지만 특별한 전시를 갖게 되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데르센 이야기' 전시회는 크게 전시공간과 체험공간으로 구분된다. 왼편에 있는 전시공간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덴마크 여왕 마가렛 2세가 안데르센의 동화 '백조왕자'를 위해 제작한 의상과 데코파주가 눈에 들어온다. 

마가렛 2세는 안데르센의 열렬한 팬으로 자신이 제작한 데코파주 작품을 배경으로 '백조왕자'와 '눈의 여왕'을 각색한 영상을 제작했다. 전시회장 한 편에서 그녀가 제작한 눈의 여왕 영상도 관람할 수 있다. 

옆으로 몇 발자국 걸음을 옮기면 가난한 구두 수선공의 아들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가 되기까지 험난했던 안데르센의 생애와 유품을 만날 수 있다. 안데르센은 가난한 집안의 외아들로 태어나 힘든 유년기를 겪었다. 14세가 되던 해 배우의 꿈을 안고 수도 코펜하겐으로 떠났지만 배우로서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왕립극단 관료를 만나 교육을 받게 되고 이후 시인이자 동화 작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다. 그는 유럽 왕실과 영국의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 등 당대 유명인들과 인연을 맺고 유럽 전역을 여행했다. 안데르센이 생전에 여행을 좋아했던 탓에 남아 있는 유품이 별로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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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이 사용한 만년필(왼쪽)과 여행가방.<사진제공=서울역사박물관>

 이번 전시에는 안데르센이 사용했던 침대, 의자, 여행가방, 만년필 등 오덴세시립박물관 소장 유물들이 공개된다. 또 안데르센이 직접 만든 종이 작품과 크리스마스 장식 인형, 육필원고, 그림 등이 전시되어 있어 그의 다양한 예술적 재능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로 안데르센이 출판한 최초의 동화책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Fairy tales told for Children(1835년)'와 최초 한국어 번역 안데르센 동화인 '네 절긔 이약이'가 실려 있는 아동잡지 '아이들 보이 10호(1914년)'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장 오른 편 체험공간에서는 앤디 워홀이 사망 2주 전에 제작한 생애 마지막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안데르센의 작품에서 모티브를 얻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종이 인형' 석판화 2점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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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의 작품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앤디워홀의 작품.<사진제공=서울역사박물관>

 

이곳에는 편안하게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과 종이로 장식품을 만들어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밀 수 있는 이벤트 장소가 마련되어 있다. 전시기간 중 하루에 4번 씩 '어린이도서연구회' 소속 동화 읽는 선생님이 운영하는 북토크가 열린다. 

'안데르센 이야기'는 오는 4일부터 2016년 2월21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된다. 관심 있는 시민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 토․일․공휴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 1월1일은 휴관한다. 

한편 이날 열린 개막식에는 강홍빈 서울역사박물관장과 토븐 그뢴고드 예페슨 오덴세시립박물관장을 비롯해 아이나르 스티그 애스고드 학예사, 류경기 서울시 행정1부시장, 토마스 리만 주한덴마크대사 등 서울주재 외국공관 관계자와 박물관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영상=포커스뉴스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