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의 교사성장연습] 실천 끌어 내려면..."회의 안건, 무엇이 좋을까요?"
[김경희의 교사성장연습] 실천 끌어 내려면..."회의 안건, 무엇이 좋을까요?"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10.0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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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광주 상무초등교 교사

[에듀인뉴스] 교실 속 교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시선을 달리하는 것만으로 행복 쟁취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나를 냉철하게 바라볼 힘을 기르는 것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 그래서 굳은 마음을 먹고 내가 먼저 도전해본다. <에듀인뉴스>는 소소한 일상을 낯선 시선으로 해석해 보고, 문제의 본질을 깊게 들여다보기 위해 매일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연습을 통해 교사의 성장을 돕고 싶다는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의 성장연습에 함께 발을 맞춰 보고자 한다.

학생자치회 회의 진행 방법을 설명하는 모습.(사진=김경희 교사)
학생자치회 회의 진행 방법을 설명하는 모습.(사진=김경희 교사)

“이 달의 전교어린이회의 안건은 ‘국어사랑 실천하기’인데요. 이 주제로 회의 진행 부탁드릴게요.”

“10월 한글날 행사 방법 토의군요. 이 주제는 학급 또는 학년자치로 학년교육과정과 연계하여 운영했을 때, 효과적이에요. 이 주제는 어떻게 결정되었을까요?”

“작년 학생자치업무 담당교사가 정한 듯해요.”

“학생들에게 안건을 받아보면 어때요? 학생들이 겪는 생활 문제로 회의하여 협의된 사항을 직접 실천해보면서 문제해결력도 키우고 성취감도 느끼도록 하면 어떨까요? 안건이 생활 문제일수록 활발하게 회의가 진행되더라고요. ”

“이미 학교교육과정에 명시된 것이라 올해는 이 주제로 가야 할 것 같아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몇몇 학교에서 새롭게 디자인 한 전교어린이회의 방법을 소개하는 차원에서 회의 진행 방법 시범을 보이고 있다.

회의 개최 몇 분 전, 조심스레 물으신다.

“회의 시간이 남는다면, 분리수거 문제도 회의했으면 하는데 가능할까요?”

“회의진행법을 익히면서 1시간에 2개 주제를 다루는 것은 무리입니다.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충분히 의논해야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

지도교사의 판단에 따라 ‘어떻게 하면 우리가 우리말을 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알고 실천할 수 있을까?’가 최종 주제로 결정되었다.

지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에서 나눴던 효율적이고 부드러운 회의를 위한 대전제를 상기시키면서 회의를 시작하였다. 다수결이 아닌 합의가 갖는 의미, 인간의 양심이 발현되는 조건, 벌보다 칭찬이 주는 효과성, 긍정적인 피드백과 행동 강화 요인 등에 대해 간단명료하게 언급한 것이다.

회의는 안건의 핵심 개념에 대한 합의 후, 실천되지 못하는 원인을 찾고 원인을 줄이거나 없애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법에 대한 모둠토의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학생자치회의 의견 수렴 과정 모습.(사진=김경희 교사)
학생자치회의 의견 수렴 과정 모습.(사진=김경희 교사)

모둠토의가 막 시작될 때였다.

“혹, 지금이라도 ‘분리수거’로 주제를 바꿔서 진행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집중해서 회의 참관을 하신 선생님께서 드디어 회의 준비 과정에서 말씀드렸던 좋은 안건의 조건을 직접 경험하는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신 듯 보였다.

우리말의 바른 사용법을 알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무수한 변인이 작용하고 이는 몇 차례 액션으로 학생의 언어 습관을 변화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아신 것이다. 이는 전교생이 캠페인과 같은 퍼포먼스를 함께 실천하기보다는 학급 단위로 지속적인 반성과 성찰로 이어가는 것이 분명 더 효과적이고 수준이 다른 여러 학년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회의 방법을 익혀가는 과정에서 가능한 많은 학생이 실천 가능한 구체적 방법을 논의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신 것이다.

이는 전교학생회의가 실천 없이 허공에 떠 있는 좋은 말 대잔치가 아니라는 것을 제대로 경험해주고 싶어 하는 지도교사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제안이기도 했다.

짧게나마 회의 진행과정을 익힌 학생들은 지도교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변경된 주제로 순조롭게 회의를 이어나갔다.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매일 접하는 ‘분리수거’ 문제여선지 원인을 찾고 원인 제거를 위한 구체적 실천 방법을 열띤 토의‧토론 과정을 통해 무리 없이 발견해냈다.

"회의 주제 선정 기준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되었어요." "선생님처럼 회의를 진행할 수 있으려면 연습이 필요하겠지만 어떻게 회의를 진행하는지 알겠어요." "회의 진행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됐네요." "회의 실천 결과를 바로 학생자치로 연결하는 방법도 덤으로 배울 수 있었어요."

지난 번 만났을 때만 해도 불안한 눈빛으로 전교학생회의 진행을 걱정하셨던 지도교사의 얼굴에서 환한 빛을 볼 수 있어서 덩달아 행복해진다. 무엇보다 순간의 결정이었지만 교사의 올바른 판단과 신속한 액션의 변화가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을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웠던 시간이었다.

문득 활발한 토의 토론을 통해 부드럽게 진행되는 회의 또한 한 편의 예술작품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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