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광주 상무초등교 교사

교사가 말하는 ‘학교의 주인’ : 학생이 이해한 ‘학교의 주인’

[에듀인뉴스] 교실 속 교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시선을 달리하는 것만으로 행복 쟁취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나를 냉철하게 바라볼 힘을 기르는 것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 그래서 굳은 마음을 먹고 내가 먼저 도전해본다. <에듀인뉴스>는 소소한 일상을 낯선 시선으로 해석해 보고, 문제의 본질을 깊게 들여다보기 위해 매일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연습을 통해 교사의 성장을 돕고 싶다는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의 성장연습에 함께 발을 맞춰 보고자 한다.

학년자치역량강화 워크숍에서 학교의 주인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눠보는 아이들과 교사.(사진=김경희 교사)
학년자치역량강화 워크숍에서 학교의 주인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는 아이들과 교사.(사진=김경희 교사)

“학교의 주인은 누구일까?” 학생에게 물었다. “교장선생님?” 은주가 바로 답한다.

교사가 의도적으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학생들은 학생, 학생회장, 선생님, 부모님까지 학교와 관련된 사람들을 하나씩 찾아내기 시작한다.

이번에도 교사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는 나지막하게 다른 질문을 던진다.

“갑자기 궁금하네. 우리는 어떤 사람을 ‘주인’이라고 하는 거야?”

“가게 사장님처럼, 물건이나 건물을 돈 주고 산 사람이요.”

“아랫사람들에게 지시도 내릴 수 있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요.”

“그럼, ‘학교의 주인’은 어떤 사람을 말하는 것일까?”

“학교를 세운 사람이요. 학교 건물주요.”

“학교를 자기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이요.”

“학교의 문제를 결정내리는 사람이요.”

순간 깜짝 놀랐다. 학생과 교사인 내가 이해하고 있는 ‘주인’에 대한 개념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을 그동안 왜 하지 못했을까?

교사는 ‘건물주’와 관련하여 ‘학교의 주인’을 해석해본 적이 없었다. 학교를 교장선생님이 세운 것으로 알고 있는 학생의 존재 또한 충격적이였다. ‘주인’의 의미를 ‘소유권자’로 이해하는 학생에게 그동안 자율과 책임에 대해 말하며 줄곧 수준 높은 주인의식을 기대했으니 말이다.

“학교의 주인답게 적극적으로 팀활동에 참여하자!”

학년 팀프로젝트 활동 때마다 교사가 사용했던 이 말이 그동안 누군가에게는 얼마나 모호한 언어였을까?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명확하게 알아야‘ 주인다운 행동’을 알 수 있었을 것이고, 구체적인 행동에 대한 실천 방법을 구상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예상치 못한 학생들의 반응에 충격을 받아 한동안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아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린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럴 수 있다. 지금이라도 발견한 것이 어딘가? 길을 잘못 든 줄 알았으니 서슴지 말고 빠르게 돌아가면 된다. 나에게 익숙하다고 느껴지는 것들을 낯설게 바라보는 연습을 지금보다 더 부지런히 하자!

먼저 책상을 원모양으로 만들었다. 학생 모두가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학교의 주인은 누구일까요?’질문으로 대화를 시작한다.‘학교의 주인’이 갖는 공통된 특징을 학생 스스로가 대화를 통해 발견하도록 한 것이다.

강의식 설명이 아닌 이해 정도가 다른 학생들이 또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학교에서의 주인’에 대한 공통된 합의를 이끌어 가는 과정을 디자인 한 것이다. 여기에서 교사는 학생의 말의 논리적 모순을 찾아 재질문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대화가 무르익어 갈수록 학생들은 학교에 관심을 갖고 노력하는 누구나 학교의 주인임을 깨달아간다.

스스로가 학교의 주인이라 여기고 학교의 발전과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위해 아낌없는 조언과 피드백을 할 수 있으면 학교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간다.

학생이라는 신분만으로 누구나 학교의 주인이 되는 것이 아닌 학교를 바라보는 시선과 공동체 활동에 임하는 태도에 의해 결정되는 것까지 성찰해낸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