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광주 상무초등교 교사

학년자치 프로젝트 활동 중 해체 위기에 놓인 팀,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에듀인뉴스] 교실 속 교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시선을 달리하는 것만으로 행복 쟁취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나를 냉철하게 바라볼 힘을 기르는 것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 그래서 굳은 마음을 먹고 내가 먼저 도전해본다. <에듀인뉴스>는 소소한 일상을 낯선 시선으로 해석해 보고, 문제의 본질을 깊게 들여다보기 위해 매일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연습을 통해 교사의 성장을 돕고 싶다는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의 성장연습에 함께 발을 맞춰 보고자 한다.

상바시(상무초를 시작으로 세상을 바꾸는 시간) 학년자치 팀프로젝트 중간발표회 모습.(사진=김경희 교사)
상바시(상무초를 시작으로 세상을 바꾸는 시간) 학년자치 팀프로젝트 중간발표회 모습.(사진=김경희 교사)

“화이팅 팀이 2학기까지 팀프로젝트를 진행해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1학기말에 이루어진 학년자치 팀프로젝트 중간발표회에서 무성의하고 무책임한 발표 자세를 보여준 화이팅 팀을 지켜본 학생들과 교사는 이 상황을 그대로 넘길 수만은 없었다. 팀 지도교사의 지속적인 피드백에도 어떠한 변화도 보여주지 않은 그들을 위한 특별한 조치가 분명 필요한 시점이었던 것이다.

“이 팀을 해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팀으로 한명씩 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이 팀들은 선생님 교재연구실에서 회의를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은 팀 해체론에 대한 의견에 대다수가 동의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그 때, 똘똘한 정인이가 손을 번쩍 들더니, “무엇보다 화이팅 팀 친구들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잘해보겠다고 하니 이번 한 번 더 기회를 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들에게도 스스로의 일을 결정할 권리가 있으니까요. 다른 팀으로 가서 잘 적응할까도 염려됩니다. 다른 팀의 주제는 자신들이 정한 주제가 아니라서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라는 의견을 냈다.

정인이의 의견이 결국 우리 모두를 살렸다. 교사가 염려했던 부분을 학생들의 언어로 정확하게 표현해준 것이다. 정인이의 말을 듣자 마자 순간적으로 밝아진 교사의 환한 얼굴빛 때문이었을까? 정인이의 호소력 있는 의견에 모두가 적극 동의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며 그들에게 다시 한 번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나 교사는 이러한 기회를 통해 화이팅 팀에게 변화가 쉽게 찾아올 것이라 장담할 수 없어 가만히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이런 자리를 통해 무책임한 발표 준비 태도가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용돌이를 체감했을지는 모르나 그들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한 감은 없기 때문이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같은 학년 교사들은 모여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그 팀을 도울 수 있을 것인가? 새로운 분위기로 2학기 팀 활동을 정비해나가기 위해 모든 팀의 지도교사와 팀 회의 장소를 바꾸는 결정을 내렸다. 솔직히 해체 위기에 놓였던 화이팅 한 팀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모든 팀들도 함께 변화를 주는 방향을 취한 것이다.

나 또한 잘해낼 자신은 없었지만 기꺼이 나서서 화이팅 팀의 지도교사를 해보기로 하였다. 같은 학년 샘들께서는 내가 이 팀에 집중할 수 있도록 2개 팀 지도만 하도록 배려해 주셨다.

정해진 팀 회의 시간에 화장실 안가고 의자에 앉아 있도록만 해도 성공적인 변화일 수 있다는 말씀을 통해 프로젝트 성과 창출이 아닌, 기본적인 회의 자세에 더 집중해야 함을 기억하게 해 주셨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었던 팀에게 최근 작은 변화가 보이기 시작한다. 첫 회의에서는 의자에 걸터앉아 주제 외의 이야기만을 늘어놓더니 두 번째 회의에서는 의자에 앉아 진지하게 회의 주제를 말하기 시작한다.

이는 결코 그냥 일어난 변화가 아니다.

그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교사는 미리 책상배치 등의 회의 공간을 세팅하고 주위를 깨끗하게 정리하여 그들이 회의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얼마나 공 들였는지 모른다. 문만 보면 나가려고 하니 문 멀리 책상을 배치하고 뒷문도 미리 잠구고 오늘은 앞문만 사용하자고 부드럽게 권유하면서 말이다.

가끔은 화도 내고 호통도 치지만 결국은 칭찬과 격려로 마무리하기 위해 잘하는 것을 찾기 위해 매 순간 도 닦는 마음으로 그들을 관찰하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알기나 할까? 모르면 어쩔 수 없지만.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