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활동은 학교특색활동, 학교 내외의 행사, 임원활동 등이 기록되는 곳이다. 이는 고교 자체의 운영모습과 학생들의 참여과정 등이 드러날 수 있다. 다만 단체행사의 대부분이 기록되는 곳이기 때문에 학생 개개인의 관찰기록을 넣기에는 부담스러운 항목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항목은 다른 고등학교와 차별화된 학교경영 내용이 담길 수 있기 때문에 중요성을 지닌다. 한편 서류 평가자의 입장에서는 자율활동을 통해 학교의 학업분위기나 학업역량을 간접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지표를 발견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사진=kbs 캡처)

[에듀인뉴스] 입학사정관을 했을 때 자율활동 항목을 보면 대부분 학생들의 활동이 비슷하게 기록되었습니다. 그래서 한 때 학생 개개인의 관찰과 기록을 담아보자라는 캠페인(?)이 벌어질 정도였습니다. 학급당 학생수 변화에 따라서 학생관찰에 대한 밀도가 점점 변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미디어 세대의 특성상 개성표현이 강하고 자유분방하기 때문에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이 예전과 달리 어렵다는 한계도 존재합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한다면 고교의 자율활동 설계는 학생들의 학업분위기나 다양한 교내외 활동의 수준이 반영되기 마련입니다.

먼저 자율활동 항목을 통해 학교 전체 학업역량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융합탐구과학 페스티벌이나 모의유엔 활동을 학교행사로 주최하는 고교가 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 고교에서는 학생들이 과학이나 토론및어학에 관심이 많고 활발한 활동을 벌이게 됩니다.

특히 융합과학탐구 페스티벌의 경우에는 자율동아리에서 다양한 과학관련 동아리가 많이 있고 교내 대회도 풍성합니다. 따라서 ‘융합’이라는 키워드에서는 물리, 생명과학, 지구과학, 화학 뿐만 아니라 융합과학 분야의 활동도 수용한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행사가 동아리 발표나 부스운영과 연계되는 경우, 또는 교내 과학대회의 예선전으로 기능하는 경우 등 다양하게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습니다. 

한편 모의유엔의 경우 인문계열 학생 인원이 많거나 인문계열 진로를 선택하는 학생들의 역량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학교에서 진행됩니다. 교내 토론대회가 특화된 학교나 어학 프로그램 등 강한 고교에서 모의유엔과 유사한 프로그램을 특화시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문계열 학생들 뿐만 아니라 자연계열 학생들도 과학이슈나 STS이슈 등을 가지고 모의유엔이나 과학탐구토론을 진행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발제문을 작성하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시사자료와 학술자료를 검토하게 되면서 학업역량을 확장하게 됩니다.

즉 국내외 저널을 읽는 법, 저널의 내용을 정리하는 법 그리고 이것을 도표나 영상으로 시각화하는 작업 등을 스스로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과 결과물들이 생활기록부에 기재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경험 다양성을 충족시키는 자율활동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자매결연 고교와 함께 행사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한 학기나 일정 기간 동안 상호 방문형식으로 국내 학생들이 해외 고교에서 교육을 받는 것이며 동시에 국내 고교에 해외 고교생들에게 수업을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됩니다.

최근에는 화상 시스템을 이용하여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해외 문화를 체험하고 어학 학습에 관심을 가지는 등 글로벌역량을 높일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것들을 넓은 의미에서 해석하면 경험다양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끝으로 인성함양을 위한 자율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고교와 자매결연을 맺은 봉사기관이나 단체 또는 지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주기적으로 자매결연 기관과 다수의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하기 때문에 봉사 사전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봉사활동 활동기록물이 충실하게 작성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여러 학생들이 있더라도 관찰기록을 진행하기에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중학생들이 지원고교를 선정할 때 봉사와 인성 중심 학교로 인식하여 고교 선호도도 높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면 학교 폭력이나 왕따 문제의 발생율이 줄어들고 선생님들이 생활지도에 기울이는 노력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고교의 자율활동 항목을 통해 학교 특성을 파악하고, 그 세부 항목으로 학업역량 중심 자율활동, 경험다양성 중심 자율활동 그리고 인성 중심 자율활동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동아리 활동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송민호 경기게임영재캠프 진로진학 교수는 서울대 및 동대학원을 졸업한 뒤, 해군사관학교, 이화여대 등에서 강의했다. 대학교 입학사정관 경험을 바탕으로 ‘따라하면 합격하는 교대면접’, ‘의대면접 인사이드’ 등 총11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열정과 꿈은 비싸다’란 네이버 밴드를 운영하면서 진로진학 정보와 주요 진로선택 과목의 비교과 활동을 안내하는 영상과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교육정보격차를 해소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zeit2@daum.net
송민호 경기게임영재캠프 진로진학 교수는 서울대 및 동대학원을 졸업한 뒤, 해군사관학교, 이화여대 등에서 강의했다. 대학교 입학사정관 경험을 바탕으로 ‘따라하면 합격하는 교대면접’, ‘의대면접 인사이드’ 등 총11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열정과 꿈은 비싸다’란 네이버 밴드를 운영하면서 진로진학 정보와 주요 진로선택 과목의 비교과 활동을 안내하는 영상과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교육정보격차를 해소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zeit2@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