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일 “WTO 체제, 교육 약소국 정체성 위협...ICER에서 논의 시작해야”
김신일 “WTO 체제, 교육 약소국 정체성 위협...ICER에서 논의 시작해야”
  • 지성배 기자
  • 승인 2019.10.1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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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개발원-한국교육학회, 교육연구국제학술대회(ICER) 공동 개최
교육 수출국 의지 막을 수 없어..."WTO 체제서 교육 상업화 문제 심화"
김신일 박사(전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서울대 명예교수)는 17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ICER(International Conference on Education Research)에 기조연설로 나서 ▲교육 수출 ▲교육 민영화와 상업화 ▲비형식 및 무형식 학습 결과 인증 ▲국제학회 설립의 네 가지 문제를 향후 중점적으로 다뤄주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사진=지성배 기자)
김신일 박사(전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서울대 명예교수)는 17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ICER(International Conference on Education Research)에 기조연설로 나서 ▲교육 수출 ▲교육 민영화와 상업화 ▲비형식 및 무형식 학습 결과 인증 ▲국제학회 설립의 4가지 문제를 향후 중점적으로 다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사진=지성배 기자)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WTO(World Trade Organization, 세계무역기구) 체제는 교육을 서비스로 본다. 다른 품목과 마찬가지로 수출국의 자유 의사를 수입국이 임의로 막을 수 없다. 교육 인프라와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가의 전통적 정체성을 해칠 가능성 높다.”

김신일 서울대 명예교수는 17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제20회 교육연구국제학술대회(International Conference on Education Research 이하 ICER)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20년간 ICER은 성장을 거듭해 왔다"며 "앞으로 ▲교육 수출 ▲교육 민영화와 상업화 ▲비형식 및 무형식 학습 결과 인증 ▲국제학회 설립 등 4가지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김 교수는 “WTO 체제는 교육을 서비스품목으로 인정해 수출하고자 하는 국가를 막으면 안 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교육 인프라와 경쟁력이 떨어지는 나라의 경우 국가의 전통적 가치가 무너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ICER에서 심각하게 다뤄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WTO는 다자주의를 지향하고 지역주의는 배제하기 때문에, 회원국 간에 일방적으로 수입 금지 조치 등을 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1995년 1월 1일 발족된 WTO는 무역 자유화를 통한 전 세계적 경제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기구로, 우리나라는 출범과 함께 가입했다.

김 교수는 “과거에는 다른 나라의 교육을 배우거나 들여오길 원하는 국가가 수입했는데 이제는 수출하고 싶은 나라의 의지를 막으면 안 된다는 것으로 방향이 바뀌었다”며 “자유 무역을 장려하는 WTO 체제의 장단점이 있는 만큼 교육계에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 민영화와 상업화 그리고 평생교육과 관련한 비형식 및 무형식 학습 결과의 인증 문제도 거론했다.

김 교수는 “1980년대 신자유화 열풍으로 민영화 바람이 불며 자연스레 경영을 우선적으로 따지게 됐다”며 “공교육 체제 운영을 민간단체에게 맡기다 보니 교육적 가치가 낮아지고 상업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특히 이러한 기조는 WTO 체제에서 교육 상업화가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평생학습 시대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비형식적이고 무형식적인 학습을 과거에는 무가치한 것으로 무시했지만 오늘날은 경제·사회·정치·문화에 있어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며 “기존 졸업장 및 학위 인증 세력과 비형식 및 무형식 학습을 인정하자는 세력 간 대립이 드러나고 있으므로 무엇이 학습의 참된 가치인가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지역 국제학회 설립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김 교수는 “어떤 학문 분야든 학술대회, 학회가 삼위일체가 돼 움직인다”며 “아태지역 교육을 제대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이끌어갈 주체적 조직인 학회 설립을 논의할 때”라고 피력했다.

ICER은 아태지역 교육 관계자들이 참여하지만 국내에서 개최하는 학회다. 국제적 학회로 성장시키기 위해 논문의 2/3는 외국인의 것으로 싣는 등 규정을 마련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이 주체인 만큼 아태지역을 통합해 공통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ICER 개회식 단체 사진(사진=지성배 기자)
ICER 개회식 단체 사진(사진=지성배 기자)

ICER을 공동 개최한 김성열 한국교육학회장은 “ICER은 개방과 공유, 협력이라는 세계화 시대에 걸맞게 학자들 간 네트워크 구축에 공헌했고 한국 사회만이 아닌 아태지역 공통의 교육적 이슈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정책 개발에 기여해왔다”며 “현재 교육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곧 미래 교육을 설계하는 것으로 연결되므로 ICER에서 이론적이든 실제든 부딪히는 문제에 관한 해결책이 제시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홍기현 서울대 부총장은 “ICER은 대한민국의 기초를 다지는 데 기여했고 특히 교육분야에 많은 업적을 남겼다”며 “앞으로도 아태지역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비전을 공유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백순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시대는 지식전달에서 역량을 키우는 것으로 교육의 축이 옮겨 간다”며 “중요한 것은 우리 교육의 모든 부분을 혁신하는 것이므로 ICER에서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 전략으로 교육 개발을 위해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올해 20회를 맞은 ICER은 아태지역 교육 정체성과 세계화 과정에서의 교육, 지속가능성 등을 주제로 다뤄왔다. 올해는 17, 18일 이틀간 Creativity, Comoetency, Design of Future Education을 주제로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진행된다.

지성배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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