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스 슐라이허 OECD 교육국장, 한국교사 우수 '예찬'
김진경 "교·사대 통합 등 경직된 교원 양성 체제 개선 필요"

안드레아스 슐라이허 OECD 교육국장은 지난 23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OECD 국제교육컨퍼런스'에서 '2030년을 향한 한국교육 "학생 성공"을 다시 정의하다'를 주제 기조연설에서 한국 교사들의 수준을 높게 평가하고 이들에게 자율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지성배 기자)
안드레아스 슐라이허 OECD 교육국장은 지난 23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OECD 국제교육컨퍼런스'에서 '2030년을 향한 한국교육 "학생 성공"을 다시 정의하다'를 주제 기조연설에서 한국 교사들의 수준을 높게 평가하고 이들에게 자율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지성배 기자)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한국은 우수 인재가 교직에 들어온다. 이들을 내용 전달 전문가에 머무르는 게 아닌 스마트한 학습 환경의 디자이너 및 창조자로 여기도록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23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OECD 국제교육컨퍼런스' 기조 연설에 나선 안드레아스 슐라이허 OECD 교육국장은 “한국의 교사는 미래 학생 성공에 있어 가장 큰 자산”이라며 “금전적 측면뿐만 아니라 전문성 측면에서도 가르치는 일은 더 매력적 직업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슐라이허 국장은 ‘2030년을 향한 한국교육, 학생 성공을 다시 정의하다’ 주제 연설에서 “한국은 우수 인재가 교직에 들어오도록 하고 있고 이들은 지식 경제에서 일하는 데 필요한 학문적 전문성과 잠재적 업무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평가한 후 “다양한 교육시스템으로 변화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으로 학생들로 하여금 미래와 변화를 대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한국은 현재 교사 전문성과 경력 관리 및 역량 개발에 대한 새로운 구상을 할 적기”라며 “교육의 변화를 위해 교사의 자기 주체성을 장려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를 위해 ▲자율성 ▲동료네트워크 ▲지식기반교수 등 3가지 교사 전문성 강화를 위한 정책 수단을 제안했다.

자율성은 업무에 대한 교사의 의사결정권으로 교수내용과 수업과정, 규율과 관행에 있어서 교사의 재량권이 넓어져야 한다는 의미다. 동료네트워크는 높은 교수 수준 유지를 위한 교류 및 지원에 관한 사항으로 직접적 가르침의 전수, 멘토링, 네트워크 참여, 직접적 관찰 통한 피드백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지식 기반 교수는 초기 교육 및 전문성 개발을 위한 유인책을 말한다.

(출처=안드레아스 슐라이허 OECD 교육국장 발표 자료집)
(출처=안드레아스 슐라이허 OECD 교육국장 발표 자료집)

슐라이허 국장은 교사의 직무 만족도 및 전문성 상관 관계 그래프를 공개했다. 그래프에는 높은 전문성을 가질수록 교사 지위에 대한 인식과 직업 및 업무환경에 대한 만족, 교사의 자기 효능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는 “많은 국가에서 전문성이 높으면 교사 만족도(직업 및 업무환경)도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리더십 과목 전문성 교수법 등 영역에서 자기만의 강점을 가질 수 있도록 적절한 경력 경로를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사의 자기주체성 향상은 교사 전문성을 재정의 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교사가 가진 장점을 평가하고 그들의 성장을 위한 다양한 경로를 만드는 것이 교사의 자기주체성을 지원하는 한 가지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사회적으로는 ▲교직과 교사에 대한 대중의 신뢰 ▲교사 양성에 있어 전문적인 준비 및 학습 ▲전문성과 전문지식에 기반한 결정을, 교사에게는 ▲교수 실제에 대한 공통 주인의식 ▲전문 직업인으로서 사명감 및 직업에 대한 책임감 등 6가지 사항을 주문했다.

우리나라 교사에 대한 예찬을 펼친 안드레아스 국장과는 반대로, 교원 양성·임용 제도가 지나치게 경직돼 있고 학령인구 감소로 10년 내 신규 교사 채용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주장도 같은 날 나와 대조를 이뤘다.

23일 한-OECD 국제교육컨퍼런스에 참석해 기조연설하는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사진=교육부)
23일 한-OECD 국제교육컨퍼런스에 참석해 기조연설하는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사진=교육부)

김진경 “현 시스템으로 10년 내 교사 선발 없어”...교·사대 통합 및 일반대졸자 유입 통로 확대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은 앞선 기조연설에서 ‘초중등학교 급별 학생 수 예측 통계(2019~2040, 통계청)를 거론하며 학령인구 감소로 2027~2036년에는 초등학교 신규교사 채용이 0명이어도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OECD 평균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OECD 교육지표 2019’(교육부,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교사 1인당 학생 수 OECD 평균은 초등학교 15.2명(한국 16.4명), 중학교 13.3명(14.0명), 고등학교 13.4명(13.2명)이다. 학급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21.2명(23.1명), 중학교 22.9명(27.4명)이다.

김 의장은 "급격한 경제·사회·환경 변화와 학령인구 급감 등으로 교원 양성·임용·재교육 등 제도개편이 불가피하다"며 "현 교원 양성·임용 제도는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고 지적했다.

교·사대 교원전문대학원으로 통합해 신규 교원의 양성 및 장단기 교사 재교육, 학교에 들어오는 교직 이외 전문가들에 대한 교육을 담당하게 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 교원 임용에 관해서는 일반대학 졸업자에게 신규교사양성과정을 개방하고 전국단위와 지역별 맞춤형 평가를 결합하는 방향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