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으로 본 우리 교육] 우리 교육 어디로 가야 하는가?-①
[고전으로 본 우리 교육] 우리 교육 어디로 가야 하는가?-①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11.0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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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 비영리활동가/ 글로벌청년재단 준비위원장

지도자의 도리 주희 대학(大學)에서 배워라

[에듀인뉴스-명교학숙 공동기획] 학생들의 인성교육 방향 정립을 위해 고전(古典)을 활용한 교육이 떠오르고 있다. ‘명교학숙’은 이러한 교육계의 움직임을 리드하는 초·중등교사 연구모임으로 동·서양 인문고전을 탐구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교육방법론을 연구하고 있다. <에듀인뉴스>는 명교학숙과 함께 고전을 통해 우리 교육 현실을 조명하고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사일로 이펙트 책 표지
사일로 이펙트 책 표지

사일로 효과와 우리 사회

질리언 테트(Gillian Tett)의 사일로 이펙트(The Silo Effect)라는 책이 있다. 부제로 ‘무엇이 우리를 눈멀게 하는가?’라고 되어있는 이 책은 현대 조직의 생사를 결정짓는 난제인 사일로 이펙트를 파헤친 내용이다.

여기서 ‘사일로(Silo)’는 원래 곡식을 수확한 후 저장하기 위한 일종의 저장 탱크를 의미한다. 각 사일로 사이에는 칸이 나뉘어 있어 서로서로 이동할 수 없다.

이를 현대 사회의 모습에 빗대 다른 조직이나 부서와 교류나 협력을 하지 않고, 자기 팀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 현상을 ‘사일로 효과’라고 부른다. 다른 말로는 ‘부서 이기주의’ 또는 ‘조직 장벽’ 등으로 표현한다.

세계 최고의 창의적 기업인 소니도 폐쇄적인 환경에 벗어나지 못해 몰락의 길을 걸었고, 마이크로소프트, 제너럴 모터스, 백악관, 영국 국민건강보험, BBC 등도 사일로 관리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이다.

지난 20년 간 교육과 인권, 나눔과 봉사, 청소년 등 다양한 비영리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사일로 효과’를 많이 경험했다. 이러한 문제들은 소통과 협치 부재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변화하는 환경에 대처하지 못해서 생긴 일이기도 하다.

이런 문제들은 정부, 지자체, 학교, 민간부문 등에 넓게 퍼져 있다. 단순히 시스템과 정책의 변화만으론 해결이 어렵다. 사일로 이펙트에서 벗어나려면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과 함께 교육대혁신 과정에서 다각도로 풀어나가야 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발생한 지하철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망 사고, 강남역 인근 공용화장실 여성피살 사건, 4·16 세월호 참사,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조국 사태 등 우리 사회에 엄청난 반향(反響)을 일으킨 일들이 ‘사일로 효과’와 무관하지 않다.

협력적 해결방식이 아니라 면피와 적당한 봉합, 은폐 등의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이나 이로 인해 생긴 사회적 갈등들이 이를 방증(傍證)한다.

우리 사회는 산업사회와 지식정보화시대를 지나 4차 산업혁명(디지털 산업혁명시대) 시대를 맞고 있는데, 정부의 운영방식이나 법과 제도는 이런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정부와 기업의 부적절한 유착, 관료조직 중심의 업무처리, 규제 위주의 정부 정책과 행정조직 운영 구조 등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조직 운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새로운 시대와 패러다임에 맞게 중앙정부, 지방정부, 민간기구, 기업의 운영이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복지·통일 정책 등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 혁명 시대에 맞는 기술과 시스템, 운영방식 그리고 법과 제도를 과감히 바꿔야 한다.

이러한 전제하에 교육에 몸담은 나는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미래 교육 정책을 몇 가지 제안한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미래교육정책 목표와 방향

대한민국은 어떤 정치적 이념에도 흔들림 없이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특히 교육 분야에서는 좌고우면(左顧右眄)해서는 안 된다.

우리 교육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정치와 이념에 의해 중심을 잡지 못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 백년대계(百年大計)가 무색할 만큼 정책을 변경해 혼선을 초래해 왔다.

그뿐만 아니라 진보와 보수로 양분되는 정책의 지속적인 충돌과 갈등으로 교육현장과는 무관한 교육 정책을 펼치는 경우도 사실 많았다.

이런 소모적인 갈등과 논쟁을 극복하고 오로지 미래세대가 자신이 원하는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좋은 교육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학교, 교사, 학생, 학부모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내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몇 가지 정책 방향과 가치에 대해서 제시하려고 한다.

첫째는 새로운 교육 정책의 틀은 기존의 정책을 일거에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으로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역사, 그리고 보편적 가치를 담아내고 미래 교육에 맞는 정책을 만들어 내는 교육대혁신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

진보와 보수를 초월해서 교육의 본질에 입각한 정책을 펴는 기구가 필요하다. 이 기구는 정권 유지의 수단이나 정치적인 도구로 활용되지 않게 특별기구로 만들어야 한다. 정권이 바뀌어도 교육 정책 기조를 변화 없이 유지할 수 있는 기구로 만들어야 한다. 교육 관료나 교육전문가 위주로 구성하는 게 아니라, 교육과 관련한 모든 분야에서 활동하는 민간부문과 교육산업과 연관한 기업 부문, 교육현장의 종사자들이 골고루 참여하는 협치와 교육적 가치에 기반을 둔 기구여야 한다.

둘째, 교육정책의 투명성과 공유 가치를 높여야 한다.

교육대혁신 기구가 ‘사일로 효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가능하면 모든 교육 정책을 손쉽게 공유하고 누구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교육정보통합을 위한 교육 클라우드 시스템과 통합 빅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해야 한다.

교육정책과 관련된 중앙정부, 지방정부, 정부산하기구나 민간 연구소의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통합하고 분석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비로소 양질의 교육정책이 공유되고 혼선과 갈등 없이 실행할 수 있는 투명한 정책 시행이 이루어질 수 있다.

최근에 화두인 단어가 블록체인이다. 4차 산업혁명의 기술하면, ICBM+AI 즉 IOT(사물인터넷), Cloud(클라우드), 빅데이터(Big Date), 모바일(Mobile), 그리고 인공지능(AI) 등이 화제를 모았다. 특히 알파고 등장 이후로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와 사라지는 일자리 문제 등이 뜨거운 논쟁을 일으켰다.

학교 현장에 있는 저로선 교육 분야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많았으며, 가르치는 교사의 일자리는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거라는 기사도 종종 볼 수 있다.

앞으로 블록체인 기술로 학생들의 모든 이력관리(출결, 수행평가, 성적, 상담기록, 수업참여도, 수업콘텐츠, 내·외부 교육 활동, 봉사활동, 동아리 활동, 진로 활동 등을 모두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서 학생 맞춤형 교육서비스를 위한 솔루션이 학교현장에 도입될 것이다.

전자투표, 부동산 중개, 공급망 관리(SCM), 의료서비스, 공공서비스, 교육서비스, 보안 관리, 비트코인 상용화 등 다방면에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되겠지만 무엇보다 교육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어떻게 융합될지 관심이 크다.

블록체인 미래 혁명으로 변화하는 환경과 일자리 등에 맞는 교육과정이 설계되어야 할 것이고 교육 관련 입시, 성적, 학생 관리, 생활기록부, 문제은행, 과정중심평가, 개인별 활동 관리 등을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기록하고 평가한다면 혁신적으로 학교 시스템도 발전할 것이다.

셋째, 정부는 민간영역의 중요성과 가치를 인정하고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나 기업이 민간영역인 NGO(비정부기구)나 NPO(비영리사회단체)에 다양한 방식으로 예산과 교육을 지원해 왔지만, 제3 조직으로서 인정해 지원한 것은 아니다. 물론 이러한 것은 비영리 부문의 전문성에 대한 문제도 일부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취해 왔던 정부와 기업의 비영리 분야 지원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

우선 교육 분야 비영리기구를 중심으로 시범정책을 펴고 모든 분야로 확대했으면 한다. 이를 위해 필자는 교육대혁신 기구와 협력할 수 있는 민간주도의 비영리혁신센터 조직과 운영을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먼저 수도권에 중앙센터 건립을 지원하고 지역센터 건립까지 확대해 나가면 된다.

정부는 비영리혁신센터의 공간과 운영시스템만 지원하고, 센터 운영은 참여하는 교육단체에 맡기는 것이다.

하나의 쾌적한 공간 안에 여러 단체가 공존하면 각 단체가 가진 장점은 나누고 단점은 줄여갈 수 있다. 민간 단위에서 다양한 교육 정책을 안정적으로 만들거나 실천하면서 공유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교육 분야에서 민간의 전문성 강화, 자원봉사 통합적 운영, 민간분야 역량교육 시행, 재정의 투명한 운영 등 민간기구로서의 대표성을 확보해 명실공히 민간교육 정책의 산실이 될 것이며, 건전하고 투명하게 정부의 정책을 감시하고 지원하는 기능을 맡을 수 있을 것이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넷째, 사람과 사물, 인터넷이 융합한 신문명 세상 대비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는 인터넷 강국을 자부하지만 이런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가 너무도 부족하다. 특히 교육현장에서는 아직도 낡은 입시 경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교육 서비스 경쟁이 아니라 소모적인 이념 갈등 속에 있다. 뿐만 아니라 교육이 관료화되고 이익집단화된지 오래다.

이런 현실에 학생들의 미래 비전과 꿈, 새로운 진로와 직업을 위한 교육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산업과 디지털, 사람의 지식이 인터넷과 결합하는 무시무시한 사회가 도래하면서 직업과 삶의 패턴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모든 영역에서 획기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 예측된다.

이에 지금부터라도 이에 맞는 교육시스템의 준비, 새로운 교사의 양성, 미래를 대비하는 학습방법과 학습 도구 개발, 학교현장에서 컴퓨터와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의 전면화, 새로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경제교육과 직업교육, 진로교육을 철저히 해야한다.

과거에 발목이 잡혀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는 누를 범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과거의 틀에 벗어나지 못하는 입시제도, 공장형 교실수업 시스템과 낡아빠진 교육방식, 기득권을 지키기에 급급한 교육 관료와 행정이 지배하는 교육기관과 학교 시스템들, 더 나가 잠자는 교실에 침묵하는 교육기관, 학교, 그리고 학교 구성원들 존재하는 것이 우리 교육 현주소이다.

변화와 혁신은 때가 있는 것이고 그때를 놓치면 더 큰 대가를 치르기 마련이다. 우리 눈앞에 곧 닥쳐올 디지털 산업혁명을 먼 미래 일이라고, 당장 내일이 아니라고 외면해선 안 된다. 지금부터라도 교육혁신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준비하면 4차산업혁명시대 도래가 미래 세대에게 더 큰 선물이 될 것이다.

다섯째, 교육의 중심은 청소년에게 두어야 한다.

모든 청소년이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으며, 자신의 꿈과 재능과 품성을 선한 가치와 미덕 안에서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고 행동할 기회의 평등이 주어진 교육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기존의 교육 정책은 학교에서 교사의 일방적인 지식 교육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교사의 열정과 전문성에 따라 더욱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의 차별이 존재한다. 학생 중심, 현장 중심, 미래 교육 중심으로 교육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교사 본연의 사명인 수업에 대한 전문성과 책무성을 강화해야 한다. 이는 교사가 수업에 집중할 수 있게 행정업무를 경감하고 행정전문교사를 도입하는 정책지원도 있어야 한다.

이러한 학교 교육의 정상화는 앞에서 제안한 교육대혁신 기구나 교육 분야 비영리혁신센터에서 논의하고 지원할 수 있다.

모든 학생이 정해진 교실에서 정해진 시간, 정해진 방식으로 반복해서 공부하는 낡은 방식은 사라져야 한다. 미네르바스쿨(Minerva school)처럼 모든 학교가 자유로운 공간에서 자유로운 시간에 자유로운 방식으로 공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미래학교의 모습이 될 것이다.

학생 스스로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역량을 키우는 ‘프로젝트 중심 교육(Project Based Learning·PBL)’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학교 시스템이 획기적으로 변해야 한다.

똑같은 교실에서 한 명의 교사가 일방적으로 수업하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 다양한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자유롭게 원하는 과목과 다양한 교육콘텐츠를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언제까지 낡은 교육방식을 고수할 것인가.

4차 산업혁명 기반의 미래학교는 배움의 자율성을 주는 것이다. 각자의 재능과 학습 역량, 학습 곡선에 맞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누구나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에만 머물면 안 된다. 그것에 더하여 개별화 교육, 다양성 교육, 창의성 교육, 융합 교육, 4차 산업혁명 기반 교육 등을 더 강화해야 한다.

교육과정, 교육 공간, 수업방식, 교육행정 시스템이 획기적으로 변해야 공교육은 정상화될 것이며, 미래학교에서 살아남을 것이다.

여기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청소년이 주도하고 중심에 서는 미래학교의 모습은 청소년이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게 청소년 클라우드 시스템의 도입과 운영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하는 청소년 자치 기구를 설치하고, 청소년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청소년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청소년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정책을 공유하는 미디어의 운영과 올바른 진로와 진학을 선택하는 청소년 이력관리 시스템 구축, 리더십 프로그램 지원이 필요하다.

청소년이 꿈과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개인별 오픈 콘텐츠 공유 지원, 청소년들이 사회적으로 선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청소년 재능봉사단, 나눔 스토어(Store), 청소년 펀딩 시스템을 지원해야 한다.

# 2부에 계속됩니다.

정호영 비영리활동가/ 글로벌청년재단 준비위원장
정호영 비영리활동가/ 글로벌청년재단 준비위원장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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