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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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뉴스] 교육시국선언문을 오는 4일 프레스센터에서 발표한다고 한다. 정시확대 반대, 대학서열화 폐지, 교육특권대물림 단절과 공기업이 아닌 민간기업에도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해 학벌 중시를 막자는 내용 등이 담길 것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사회주의 교육체제를 수립하자는 것으로 보인다. 옳은 방향인가. 

자유주의 교육체제와 사회주의 교육체제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커다란 두 개의 교육흐름이고 국가와 사회를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 하는 데서 나뉜다. 자유주의 교육체제는 개인의 목적을 우선하고 사회주의 교육체제는 국가와 사회의 목적을 우선한다. 

이 둘 중 어느 것이 낫다는 보장은 없다. 개인의 성향과 시대적 추이에 따라 누구는 자유주의 교육체제를 선호하고 누구는 사회주의 교육체제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그런 점을 무시하고 자유주의 교육체제를 역적처럼 간주한다면 필자는 단호히 반대한다.

물론 자유주의 교육체제를 옹호하는 입장에서 사회주의 교육체제를 이단시하는 것에도 반대한다. 그렇지만 11월 4일의 시국선언문이 그런 중립적 입장을 유지할 것 같지는 않다. 모르긴해도 사회주의적 교육체제로 가지 않으면 나라가 결단날 것처럼 주먹을 불끈 쥘 것이다.

앞에 언급한 것을 좀 더 들여다보자.

1) 대입에서 정시확대

분명 시대적으로 퇴영적이다. 우리는 수능성적만으로 대학에 입학했던 시절이 있는데 지나치게 시험성적에 몰입하는 것을 보고 인성교육의 부재를 우려했다. 이번에 그런 우려를 불식하지 못하면서 수능성적에 의한 입학비중을 높이겠다는 것은 역시 착오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학종 중심 대입이 문제없다는 것이 아님을 말하고 싶다. 학종 중심 대입을 지지하지만 몇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 것이 있지만 고교시절에 많은 것을 실습해 보게 하는 중요성만 언급하고자 한다.

2) 대학 서열화

대학의 서열화가 좋은가, 아니면 평준화가 좋은가. 이에 대해서도 그동안 많은 논의가 있었으므로 한가지만 언급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대학 서열화는 대학사회에 경쟁이 존재함을 의미하고 평준화는 경쟁의 부재를 의미한다. 누구는 대학평준화한 가운데 분야별 학과별 경쟁은 유지된다고 하지만 대학 간 경쟁만큼은 못 된다.

대학사회에 경쟁이 존재하지 않는 모습을 보게 되면 우리 국민들이 많은 걱정을 하리리고 본다. 지금의 대학서열화는 외형은 서열이지만 불변이라는 데서 서열이 아니고 위계일 뿐이라는 점만 밝힌다. 물론 그런 위계에서도 경쟁은 없다. 유연한 서열화가 동기를 부여해 줄 것이다.

3) 교육특권대물림

교육특권이란 쉬운 말로 하면 아빠(엄마)찬스이고 다른 말로 하면 학벌의 승계라고 할 수 있다. 그 옛날 왕족과 귀족의 세습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우리교육의 아빠찬스가 비난받을 일인가. 물론 지금이 왕족과 귀족같은 신분제 사회는 아니지만 아빠찬스를 준신분쯤으로보는 시각이 있다. 타당한 시각인가.

누구나 이 사회에서 이룬 명예와 부를 자식에게 넘기고 싶어하며 그를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그 결과가 오늘의 모습일테니까. 그것이 역사와 사회의 결합이다. 

그런 부와 명예의 세습을 무슨 수로 비난할 수 있을 것인가. 언젠가 서울대학교 총장이 자기가 키우던 아이를 자기 학교에 입학시켰다고 온갖 비난을 퍼부운 적이 있는데 그 총장의 교육열정은 그만큼 식어 갔으리라고 본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 평생을 헌신한 자의 명예가 당대에 그치게 하려는 자들은 본심을 속이는 자들이 아닐까 한다. 아빠찬스는 지나치지만 않으면 용납되었으면 한다.

오늘의 교육계의 혼란을 지켜보며 걱정이 앞선다. 누구의 책임일까. 필자는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게 사실이라면 함부로 나설 일은 더욱 아니다.

이공훈 학벌없는사회만들기 대표
이공훈 학벌없는사회만들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