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윤 대구 심인중 교사/ 에듀인 논설위원

정성윤 대구 심인중 교사는 경북대 국제관계 및 미국학 석사를 졸업하고 계명대 영어교육 박사를 수료했다. 현재 20년간 고교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교육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한국교육개발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등 여러 국가교육기관에서 쌓은 출제, 검토, 연구 보고 활동으로 그 전문성을 인정받아 학생부종합전형 및 온라인 과정중심평가 등 새로운 입시, 수업, 평가 방법론 등으로 최근 전국적인 특강과 컨설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2015개정교육과정 영어교과서(YBM) 해설서 및 평가문제집, 학생부종합전형 고교백서(넥서스), 영어독해 ‘특단’ 시리즈(넥서스), 얇고 빠른 수능영어 독해 기본, 실전편(능률영어) 등이 있다.
정성윤 대구 심인중 교사는 경북대 국제관계 및 미국학 석사를 졸업하고 계명대 영어교육 박사를 수료했다. 현재 20년간 고교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교육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한국교육개발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등 여러 국가교육기관에서 쌓은 출제, 검토, 연구 보고 활동으로 그 전문성을 인정받아 학생부종합전형 및 온라인 과정중심평가 등 새로운 입시, 수업, 평가 방법론 등으로 최근 전국적인 특강과 컨설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2015개정교육과정 영어교과서(YBM) 해설서 및 평가문제집, 학생부종합전형 고교백서(넥서스), 영어독해 ‘특단’ 시리즈(넥서스), 얇고 빠른 수능영어 독해 기본, 실전편(능률영어) 등이 있다.

학종 vs 수능, 절대평가 부재가 낳은 입구전략 혼돈

[에듀인뉴스] 뉴스만 켜면 나타났던 조국사태는 급기야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 vs 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으로 옮겨가며 티비는 오늘도 여전히 시끄럽다. 문제는 현 사안이 마치 수시 vs 정시로 그 논의가 확장·변질되면서 입시에 직접적인 관심사가 없는 일반인에게도 더 큰 오해와 억측을 낳고 있다는 데 있다.

게다가 이미 대통령 공약으로 나온 2015 개정교육과정에 따른 고교학점제 실시가 대통령의 직접 발언으로 오히려 축소·무시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이젠 학종 대 수능 입시문제를 넘어 초중등 교육과정 전반으로 퇴행될 조짐마저 보인다.

그간 보수 10년 정권에서 조차 교육과정-수업=평가 일체화를 위해 현장에서 줄곧 노력해 왔던 상당수 일선 교사들의 노력과 열정들은 한순간 유명무실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단순 위기감을 넘어 사실상 심리적 이탈감 마저 느끼고 있다.

공정한 수능? 그 확장을 위한 대전제

설상가상 대통령의 발언대로 학종이 변질과 혼란의 중심에 있고 수능이 그야말로 가장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 방식이라 한다면 응당 학생부종합전형은 곧바로 폐지되어야 지당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그런 결과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시작과 과정이 함께 포함되어야 한다.

먼저 모든 학교에서 치르는 내신 시험들은 대폭 축소내지는 폐지되어야 한다. 수백 명의 내노라 하는 교수, 교사들이 모여 한 달 반 이상을 합숙까지 해가며 출제한 문제를 보고 또 봐도 매회 튀어나오는 정답시비들이다. 과연 일선 학교 교사들이 행정잡무와 담임 업무까지 해가며 어떻게 공정한 시험문제를 출제할 수 있는가?

게다가 최근 3~4년 간 각 시도교육청들이 개정교육과정에 대비해 현장에 반강제처럼 할당하다시피 한 서·논술형 문제들도 모조리 거둬들여 시비와 민원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린 교사들을 이제는 보호하고 자유롭게 해주어야 한다. 단순히 문제의 질을 떠나 평가원도 어쩔 수 없는 복답시비 등은 불과 서너 명의 일선 교사들이 서로 머리 맞대봐야 한계는 명확하지 않은가?

줄을 세우려면 전문기관에서 석·박사급 출제전문팀을 꾸려놓고 환산치 맞춰가며 진행하면 된다. 일선에서 교육하는 교사들에게 내신 소수점 두 자리까지 번복해야 하는 내신을 절대로 맡겨선 안 될 것이다.

더불어 표창장부터 성적에 기반한 수상실적, 이에 따른 학생부 과목별 세부능력 특기사항과 특기사항 기재 등 모든 학생의 종합적 제반활동들은 모두 불공정의 프레임에 갇혀 있는 만큼 불공정의 연속성을 더 이상 무리하게 확대하거나 가학하듯 종용하면 안 될 것이다.

어서 이 무리하고도 부정확하며 교사 주관적인 정성평가를 종식시키고 오직 성적에 따른 정량·수량적 줄 세우기를 통해 모두가 공평히 자기 대가를 치르고 공정하게 결과를 가져가도록 조치해야 할 것이다.

수능의 공정·공평성이 형평성의 철학적 간극마저 좁힐 수 있다면 반드시 꼭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세계적 흐름은 '절대평가'..."우리도 아는데 왜 거꾸로 가나?"

그러나 이 모든 게 쉬울까? 단순히 달려온 교육적 관성을 뒤엎고 학종의 폐해(?)까지 그렇다 치더라도 교육이 미래적 국운과 근간이 된다는 데 큰 의심이 없다면, 이를 지속화하면 향후 전개될 세계적, 시대적 흐름에 거스르게 된다는 사실을 우린 이미 잘 알고 있다.

조선의 쇄국정책이 아니기에 근대교육 만큼은 우리보다 몇 세대를 앞선 서구 선진교육과 학교들의 좌충우돌을 우리 교육은 반드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더불어 결과론적으로 정리되어 살아남은 오늘날 서구의 선진 학교들이 나아가는 방향성도 함께 재고해야 한다.

동시에 우리 교육을 벤치마킹 삼아 따라오는 중국이나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우리교육의 어떤 진면목에 주목하고 무엇을 목표화 하고 있는지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그들의 시각이 모두 옳다고 전제를 하는 것이 아니라 큰 흐름에서 그들이 옳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오늘날 지구촌은 과거 10년과 현격히 차이 날 정도로 초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다른 나라 사람들과 구글클래스룸이나 마이크로 소프트 팀즈 같은 기업체의 시스템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이나 공동교실을 만들거나 실시간 소통할 수 있다. 화상으로 얼굴을 보며 마치 곁에 둔 듯 따박 따박 정확한 피드백도 온라인 문서를 통해 즉각 공유 할 수 있는 세상이다.

대구교육청이나 제주교육청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교육과정인 IB도 절대평가에 기반한 교육과정과 개별화교육, 클라우드를 이용한 LMS(온라인 학습관리시스템)을 빼면 기존 교육과 이렇다 할 특색이 전혀 없을 정도다.

하지만 이러한 나라들의 학교들이나 시스템 그리고 그 주류적 공통점을 보면 모두 절대평가에 기반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당연히 그래서 우리도 개정교육과정은 절대평가를 플랫폼 할 것을 기저에 두고 있었던 것이고 그렇게 실행단계까지 모두 로드맵화 되어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비교육 전문가들인 현정부 각료들이나 대통령 개인 모두 발언에 의해 최초 제시되었던 공약과 의지에 의해 쌓은 형체들이 한순간 퇴색되어 무늬로 전락되어 버린단 말인가?

오늘도 13개 시도교육감 성명에서 현재 수능의 일보 전진은 이보 퇴행으로 논의되고 있고 교육부의 13개 서울권 인서울 주요대학들의 고교등급제에 따른 학종 사정 결과는 결국 학종에 이렇다 할 면죄부나 결격사유를 구체화하지 못했다.

결국 학종에 대한 상관·인과관계를 분석해 구체화한 지표나 도구도 없이 표면적으로 드러난 포탈 댓글 민의나 민도만 신경 쓴 꼴이다. 교육과 입시가 그저 조국 사태나 공수처 설치 등 쟁점화한 사안과 빅딜 대상이 된 것 밖에 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또 ‘강남 부층의 부동산 값 상승을 통한 보수야당 달래기용이 아니었나’라는 억측과 너스레까지 돌고 있다는 상황을 대통령을 포함한 교육 관계자들은 알고, 짚어야 한다.

부디 교육이 나아가야 할 순방향을 역방향으로 전환하지 말길 염원한다. 앞이 뻥 뚫린 레일 위로 후진하는 기차는 존재하지도 존재할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