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표 소안초 교무부장

연못에서 올챙이를 잡는 아이들. (사진=조원표 교사)
연못에서 올챙이를 잡는 아이들. (사진=조원표 교사)

[에듀인뉴스] 매일 아침 맞이로 아이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인사를 나눈다. 아침인사를 나누다 보면 기분이 언짢아서 시무룩해져있는 아이도 있고 매우 명랑하고 활기차게 인사를 하는 아이도 있다. 하이파이브를 통해 그날 아이들 기분을 알 수 있어 참 좋다.

하루 종일 아이들과 생활하다 보면 내 나이를 잊을 때가 많다. 마침 교정에 아이들과 함께 놀기 좋은 곳이 있다. 바로 연못과 학교 숲이다. 각박한 도시생활에 그나마 학교에 작은 숲이 있다는 게 큰 위안이 된다. 한창 자연과 더불어 마음껏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고 귀한 존재가 아닌가 싶다.

금붕어들이 뛰놀고 물방개와 우렁이들이 여기저기서 움직일 때마다 아이들은 탄성을 지른다.

“선생님, 저기 보세요.”

아이들이 가리키는 쪽을 보니 제법 큰 물고기 여러 마리가 잽싸게 움직이고 있다. 자그마한 금붕어만 보다가 제법 크고 색깔도 다른 신기한 녀석들을 처음 보니 깜짝 놀랄 만도 하다. 물풀들 밑을 잘 관찰해보면 다양한 종류의 작은 생물들도 살고 있다.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 왜 연못인지 알 것도 같다.

연못 관찰이 좀 심심하다 싶으면 잔뜩 자신들의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이름 모를 들풀들과 클로버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으로 옮기면 된다. 

“선생님, 이 꽃 이름이 뭐예요? 저 나무는 참 신기해요.”

아이들의 계속되는 질문에 따발총처럼 즉시 답을 하다 보면 내가 시골에서 태어나서 오랫동안 살아온 게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릴 적 들로 산으로 들짐승처럼 뛰놀다 보니 식물 박사라고 할 정도로 웬만한 식물의 이름은 다 알고 있다. 최근에는 휴대폰에 앱을 설치하면 꽃 이름을 다 알 수 있다니 세상이 너무 많이 편리해졌다.

클로버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풀밭에서 네 잎 클로버 먼저 찾기 게임을 하면 참 재미있다. 먼저 찾은 순서대로 급식 먹기 경쟁을 붙이면 신기하게도 네 잎 클로버를 금방 찾아온다. 아이들도 신기한지 네 잎 클로버를 마치 보물이라도 찾은 것처럼 책갈피에 고이 간직한다.

어디서 날라 온 지도 모를 벌들과 나비 같은 녀석들이 이곳저곳의 꽃과 나무에 앉아 그들만의 향연을 펼친다. 이 녀석들은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가끔씩은 교실까지 날아와 한바탕 소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야단법석을 떠는 아이들의 모습에 잠시 수업을 중단해야 하는 돌발 상황이 오기도 한다. 특히 꿀을 찾다가 번지수를 잘 못 찾아온 꿀벌들이 교실에 불청객으로 들어올 때가 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재미있고 신기한지 여기저기서 탄성을 지른다. 이 상황에서 수업을 하기란 힘들다. 

5교시가 있는 날에는 어김없이 자연관찰이란 명목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학교 숲으로 향한다. 물론 저학년이라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얘들아, 저기 거미줄에 거미 좀 봐.”

한 녀석이 신기한 보물을 발견하기라도 한 듯 왕거미를 보면서 호들갑을 떤다. 다른 녀석들도 어느새 한 무리가 되어 거미를 관찰한다. 역시 자연은 아이들에게 위대한 교과서다.

오늘도 학교 숲에서 자연과 호흡하며 꿈을 가꾸고 키우는 아이들이 있기에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