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학종은 '공정성'과 '타당성' 갖춘 대입제도인가
[기고] 학종은 '공정성'과 '타당성' 갖춘 대입제도인가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11.10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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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단국대학교 사범대 교수

"수능, 학종 비율 따지고 있을 때 아냐"...공정성, 타당성 차원 개선 고민해야
어떤 전형요소도 완벽할 수 없어..."불완전함 비판 아닌 한계 넘어설 방안 찾아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달 25일 교육관계 장관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정시 확대를 포함한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11월 중 마련하라"고 주문했다.(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달 25일 교육관계 장관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정시 확대를 포함한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11월 중 마련하라"고 주문했다.(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에듀인뉴스=정하늘 기자] “교육에서 공정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은 국민의 절실한 요구입니다. 정부는 그 뜻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 교육은 지금 신뢰의 위기에 직면해있습니다. 교육이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특권을 대물림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상실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공정성이다.

위 내용은 2019년 10월 25일 교육관계장관회의 대통령 담화의 일부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과 대학입시제도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로서 공정성(Fairness) 가치의 회복과 실현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통령은 앞서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공정성 확보를 위한 ‘대입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전반적인 대입제도 개선을 교육부에 주문한 바 있다.

일견 국민의 다수가 이를 환영하는 듯하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에 따라 그에 대한 비판적 견해도 적지 않은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정시 확대에 대한 쟁점과 관련 찬‧반 양측에서 제시하는 논리와 근거 자료, 그리고 이에 대한 해석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다.

이 지점에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대입제도에서 지켜져야 할 기본적 가치와 원리이다.

'공정성'...입시제도에서 고수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 

우리 헌법 제31조제1항에서는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 교육기회의 균등을 교육조항의 첫머리에 천명하고 있다.

나아가 세습 신분사회가 철폐된 현대사회에서 교육은 계층이동의 가장 주요하고도 효과적인 통로라는 점에서, 특히 우리 사회에서 대학입시의 기능을 고려하면 입시제도의 공정성은 그 어떤 다른 가치를 위해 쉽게 희생시킬 수 있는 가치가 아니라 할 것이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발표한 ‘대입 정시 확대’ 방침은 ‘조국장관 사태’를 계기로 분출된 학종의 불공정성에 대한 강한 비판과 정시확대를 요구하는 국민의 여론에 귀 기울여 2000년 이후 수시 비중을 거의 80%까지 확대해 온 대입 정책의 방향을 선회한 결단이라고 할 것이다.

물론 정시비중 확대만으로 완전한 해결책이 되는 것은 아니나, 정시비중을 확대하기로 한 출발점이 그동안 단시간에 도입해 확대 실시해 왔던 ‘학종전형의 불완전함’이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학종전형은 그 기본적 특성을 평가의 ‘주관성’에 두고 있어 특히 공정성 면에서는 근본적으로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 학종전형은 학생부 및 자기소개서와 같은 서류를 평가자료로 하여 대학의 평가자가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므로, 평가자의 주관에 따라 다른 점수를 부여하게 되고 객관적인 비교가 불가능하다.

학종전형 시에 대학 측에 제출되는 평가자료에 대한 신뢰성도 문제가 있으며, 시간적, 물리적 한계 상 대학 측이 이를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게다가 비교과활동이 강조된 학종은 학생 본인의 노력보다는 일명 ‘스펙 품앗이’에서도 드러났듯이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의해 그 결과가 좌우되는 특성이 강하다. 이 점에서 학종의 불공정성 문제는 더 해 진다.

학종이 정시와 달리 1~2점의 성적 차이로 학생을 줄 세우지 않는 제도이므로 인간적인 평가라고 주장하는 견해도 있지만, 위와 같은 학종전형의 한계점을 고려하면 학종은 줄을 세우되 엄밀하지 않은 방식으로 줄을 세우는 제도라고 할 것이며, 줄을 세우는 기준인 평가 자료도 실력을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활동 기록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서, ‘조국장관 사태’에서 보듯이 지금 우리 현실에 비추어 악용의 가능성이 있고, 그 부정적 효과가 큰 제도라고 할 것이다.

'타탕성'...대입제도가 갖춰야 할 또 하나의 가치

대입제도는 대학교육을 위해 적합한 역량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학종에서는 인턴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등과 같은 비교과활동의 기록을 통해 창의력이나 잠재력 등을 평가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이 과연 대학교육을 받기에 적합한 역량을 대변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어떤 근거도 없으며 오히려 부정적 영향도 크다. 이것을 강조하다 보니 일선 학교에서는 교과수업에 대한 의미 상실 등 학교교육 정상화에 역행하고 있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한편, 정시 비중이 확대되면 강남지역 학부모와 같은 상류층의 사교육비 지출이 증가해 결국 상류층 자녀들의 정시 합격률이 더 높게 나타날 것이므로 교육불평등을 초래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사교육 문제는 우리 사회의 뜨거운 교육열이 낳은 사회문화현상으로서, 그 원인을 단순히 대입제도의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매우 복합적인 문제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의 뜨거운 교육열이 없어지지 않는 한, 해당 시기 주요 대입전형 요소가 무엇인가에 따라 그에 맞춘 사교육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이는 학종을 포함한 수시비중이 대폭 확대된 2000년 이후로도 사교육비가 줄어들지 않았다는 사실에서도 증명된다.

또한 평균적으로 상류층 자녀들의 학업성적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어느 정도는 세계 공통적 현상으로서 어떤 전형이든 상관없이 상류층 자녀들의 입학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문제는 열위의 계층 자녀들의 학업 기회와 질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의 문제로 접근해야지, 이를 단순히 수시와 정시 비율 문제로 해석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보지 못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학종의 특성과 그에 따른 문제가 이러하므로, 교육부가 발표했었던 ‘비교과 영역 반영 폐지’와 같은 학종의 공정성 제고 방안만으로는 여전히 한계를 지니고, 이것이 정부가 정시 확대 방침으로 선회한 이유라 할 것이다.

어떤 전형요소도 완벽할 수는 없다. 지금은 정시제도의 불완전함을 비판하기보다는, 공정성 측면에서 학종전형의 한계점들을 성찰하고, 진정 ‘능력에 따라 균등한 기회가 주어지는 공정하고 타당한 대입제도’를 어떻게 수립할 것인가를 우리 모두가 함께 숙고해야 할 때이다.

아울러 정시제도의 획일성을 보완하는 제도로서 학종전형을 활용하기 위해 학종전형을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해야 할 때다.

이수정 단국대 사범대 교수
이수정 단국대 사범대 교수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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