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의 교사성장연습] “이렇게 해보면 어때?”...'이유'와 '동기', 학습활동에 필요한 기본 조건
[김경희의 교사성장연습] “이렇게 해보면 어때?”...'이유'와 '동기', 학습활동에 필요한 기본 조건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11.1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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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광주 상무초등교 교사

"팀프로젝트 활동을 하는 이유가 뭘까?"

[에듀인뉴스] 교실 속 교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시선을 달리하는 것만으로 행복 쟁취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나를 냉철하게 바라볼 힘을 기르는 것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 그래서 굳은 마음을 먹고 내가 먼저 도전해본다. <에듀인뉴스>는 소소한 일상을 낯선 시선으로 해석해 보고, 문제의 본질을 깊게 들여다보기 위해 매일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연습을 통해 교사의 성장을 돕고 싶다는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의 성장연습에 함께 발을 맞춰 보고자 한다.

학년 자치 팀프로젝트를 위해 모여서 회의하는 학생들 모습.(사진=김경희 교사)
학년 자치 팀프로젝트를 위해 모여서 회의하는 학생들 모습.(사진=김경희 교사)

한 라디오 방송을 들었다. 초대된 게스트의 생각을 부드럽게 이끌어내기 위해 MC가 자신의 경험을 장황하게 풀어놓으면서 대화를 진행해나간다.

내가 게스트에 대한 관심이 높은 청취자여서일까? MC의 말 중에 충분히 생략하고도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는 지점들이 보인다. 역시나 노련한 게스트여서일까? 결코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게스트는 MC의 말 속에서 하시고자 한 말씀의 실마리를 날렵하게 포착하여 주제를 부드럽게 이끌어 가는 탁월함을 보여주신다.

청취자로서 두 분의 대화를 들으면서 문득 작은 깨달음을 얻는다. 좋고 나쁨은 정해진 것이 아니며 양쪽을 넓게 바라볼 수 있는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품으면서 함께 주거니 받거니 만들어 가다보면 어느덧 한 편의 예술품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잠시 이 경험을 교실 속 학생자치 팀프로젝트 활동 상황으로 가져와보게 된다. 2년동안 진행해왔던 프로젝트 결과 발표회를 앞두고 학년자치활동의 취지와 발표회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이 시점에서 우리 교사들이 무엇을 더 따뜻하게 품고 무엇을 놓치지 않아야 하는지를 더 깊이 들여다본다. 놓치지 않아야 할 중요한 한 가지가 순간적으로 떠오른다.

“팀주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해보면 좋을까?” “......”

“이 팀에서 진행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

“이렇게 해보면 어때?” 

“좋아요! 그 방법으로 해볼게요!”

학생들과 진행해 온 프로젝트 과정을 지도교사는 이러한 프로세스로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팀프로젝트 활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몇 몇 학생들은 똑같은 장면을 달리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팀주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해보면 좋을까?” “......”

“이 팀에서 진행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

“이렇게 해보면 어때?”

“우리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면서 결국은 선생님이 하고 싶은 것을 말씀하시잖아요.”

“너희들이 아이디어를 내지 못하고 있으니 여러 가지 방법들을 말해주는 것이지. 선생님은 너희가 잘할 수 있도록 돕는 거야. 너희들이 여러 방법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말이야.”

“선생님이 말해주시면 저희가 자율적으로 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요. 저희가 내린 결정이 선생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또 다른 방법을 계속 제안하실 거잖아요.”

대화의 주체자로 이 상황에 빠져있을 때는 이 문제의 근본 원인이 보이지 않는다. 간단하게는 학생들 스스로가 해결방법을 찾을 때까지 계속 기다려주면 될 것이라는 대안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며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브레인스토밍 기법 등을 적용해보는 방법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만히 거리두기를 하고 학생과 교사 간에 하고 있는 행동, 주고받는 말, 반응하는 태도 등을 관찰하다보면 이러한 문제해결방법 제시에 앞서서 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 발견된다. 마치 라디오를 듣고 있는 청취자의 관점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달리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학생들이 팀프로젝트 활동을 힘들어하는 원인은 분명 학생 수 만큼이나 다양하다. 대부분은 팀원들 간의 소극적인 의사소통을 말하고 있으나 더 근본 원인으로는 팀프로젝트를 왜 하는지에 대해 동의할 만한 명확한 이유를 자기 안에서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팀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정리해나간다.(사진=김경희 교사)
아이들은 팀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정리해나간다.(사진=김경희 교사)

“팀프로젝트 활동을 하는 이유가 뭘까? 이 활동을 통해 우리가 얻게 되는 좋은 점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않고 막연히 팀활동이 의사소통역량과 문제해결역량, 민주시민역량 등의 핵심역량을 키워주고 미래의 진로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말을 하는 것은 학생들에게는 뜬구름 잡는 말처럼 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프로젝트 결과 발표회를 앞두고 나 또한 팀프로젝트 활동을 교육과정 시수에 반영하여 운영하고자 했던 명확한 이유를 학생들 언어로 표현해보기 위해 오랜 시간 이 질문을 품고 있다.

나는 안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확실한 무엇을 얻기 위해서 내가 이렇게 질문을 품고 있는 것이 아닌 질문을 품고 있는 행위 자체가 지금 이 시기 내게 필요한 의식이라는 것을 안다. 2년간 묵묵히 믿고 따라와 준 학생들에 대한 내 나름의 의리이고 고마움의 표현이라는 것도 안다.

주말 저녁,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표현해낼 수 있는 영감이 어느 날 문득 내 앞으로 스쳐지나가길 바라는 간절함을 담아 따뜻한 커피 한 잔과 부드러운 클래식 기타 연주를 들으며 책장을 넘긴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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