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진의 교단일기] 독립운동 100주년 "목숨바친 독립운동가 잊지 말자"
[최창진의 교단일기] 독립운동 100주년 "목숨바친 독립운동가 잊지 말자"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11.17 10:3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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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세 번째 이야기...독립기념관 찾은 아이들

[에듀인뉴스] 선생님과 학생들은 교실과 교실 밖에서 하루하루 추억을 쌓아가며 1년을 보내게 된다. 이 추억을 소중히 오래 간직하기 위해 교단일기를 기록하는 교사가 늘고 있다. <에듀인뉴스>에서는 작년부터 190여편의 교단일기를 써온 최창진 경기 안성 문기초등학교 교사의 교단일기를 연재, 학교 현장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독립군 모습으로 변장한 최창진 교사.(사진=최창진 교사)
독립군 모습으로 변장한 최창진 교사.(사진=최창진 교사)

“으~ 춥다~”

수능 한파다. 전날 비가 온 뒤 급격하게 날씨가 추워졌다. 초중등 12년 공부를 평가받는 오늘. 시험을 보는 수험생들, 밖에서 응원하는 가족들의 마음은 따듯하길 기원한다.

우리 반은 오늘 독립기념관 체험학습을 간다. 교실에 올라가 보니 아이들은 이미 붕붕 떠 있다.

“실내화 주머니는 가져가요?”

“저는 잠이 안 와서 밤 샜어요.”

인원 파악을 하고 버스를 타러 간다. 안전벨트 확인을 하고 45인승 버스 맨 뒤 가운데에 앉는다. 내가 맨 앞에 앉을 줄 알고 기대했던 맨 뒤 자리 학생들은 표정이 시무룩하다. 아주 조용하게(?) 이동한다. 창밖으로 울긋불긋한 가을이 왔다.

“오늘 굉장히 춥죠. 지금 이곳 온도가 0도에요. 하지만 독립군이 활동했던 만주 지역은 영하 30~40도였어요.”

신흥무관학교를 그대로 재현한 어린이 독립군 체험학교에 도착했다. 독립기념관은 자주 왔지만 매 번 겨레의 탑을 지나 전시관으로만 가봤지 이쪽으로는 처음 와봤다. 규모는 작지만 독립군 깃발이 펄럭이는 교정은 비장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독립군을 설명하시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깜짝 놀랐다. 교과서에는 보지 못했던 사진들과 영상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봉오동전투의 영웅 홍범도 장군, 청산리 대첩을 승리로 이끌었던 김좌진 장군에 집중했다. 봉오동전투는 영화로 나왔지만 못 봐서 아쉬웠는데 꼭 다시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린이 독립군 체험학교 교육 수료 후 뿌듯함의 단체사진을 찍은 창진쌤 반 아이들.(사진=최창진 교사)
어린이 독립군 체험학교 교육 수료 후 뿌듯함의 단체사진을 찍은 창진쌤 반 아이들.(사진=최창진 교사)

“선생님~ 저는 왜 홍범도 장군의 사진을 처음 보죠?”

“우리가 보는 사진이랑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여기 사진 보시면 당시 ‘밀정’과 함께 찍은 사진도 있어요.”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우리 반은 독립기념관 3관 전시장 ‘겨레의 함성’과 5관 전시장 ‘나라 되찾기’로 이동했다. 활동지를 들고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공부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흐뭇했다.

체험학습 오기 전에 선생님들과 사전답사 했던 90장의 사진을 미리 보여주고 해당 내용을 알려줘서 그런지 아이들은 매우 흥미로워했다. 교과서 속에 있는 글과 사진이 생생한 모형과 전시물로 튀어나와 내 앞에 있으니 얼마나 신기했을까? 최근 젊은 예술가들의 도움으로 독립기념관 시설이 더욱 좋아졌다는 말을 들었는데 고개가 끄덕여졌다. 가족들과도 따로 와서 천천히 살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올해는 독립운동 100주년이다. 그리고 초등학교에서 역사는 5학년 2학기에만 배운다.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해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역사 과목을 체험으로 배우니 아이들은 신이 났다. 게다가 버스도 지원되고, 점심까지도 무료 제공이라니! 오늘 나나 아이들이나 계 탔다!

“선생님~ 다른 반 아이들이 여기 돈가스 맛있다고 했어요. 정말 열심히 공부했더니 배고파요.”

점심 메뉴와 맛있는지에 대한 정보 공유는 엄청 빠르다. 아이들 인원 파악을 하고 사진도 찍은 뒤 자리에 앉아서 점심을 먹는다. 먹는 중에도 아이들이 체하진 않았는지를 확인하고 다 먹은 학생들은 음식물 처리하고 정리하는 법도 알려준다. 뜨끈한 국물을 먹으니 속이 따뜻하다.

“선생님~우리 틱톡 찍어요~”

우리 반 아이들은 잠깐 쉬는 시간이 생겨 나에게 틱톡 영상을 찍자고 했다. 순간 작년 6학년 아이들과 이곳에서 망치춤을 췄던 기억이 났다. 나는 흔쾌히 아이들과 중앙광장에 나가 오나나춤과 망치춤을 찍으며 신나게 놀았다.

다른 지역에서 온 초등학생들이 자꾸 힐끔힐끔 쳐다봤지만 우린 아랑곳하지 않고 즐겼다. 우리들만의 행복한 추억이 또 생긴 것 같아 행복했다.

오후 시간, 신흥무관학교 교가를 들었다. 이시영 선생님의 6형제가 모든 재산을(현재 가치 2조원) 팔아 신흥무관학교를 만들었고 그 졸업생들이 독립투쟁의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교가에 대해선 솔직히 잘 몰랐다. 체험학습 오기 전 아이들과 노래를 찾아서 한 번 들어본 게 전부였다.

“자~ 지금부터 신흥무관학교 교가를 들려줄 거에요~ 노래를 듣고 가사를 알아 맞춰보세요~만약 한 명이라도 가사를 다 맞춘다면 여기 있는 모든 학생에게 선물을 줄게요!”

헉... 아이들의 모든 시선이 나에게로 향했다. ‘선생님이 어제 가사를 알려줬으면 우리 모두 선물을 받는 건데 왜 안 가르쳐 줬어요’하는 분노의 눈빛이다. 나도 아차 싶었다. 알려줄 내용이 많아서 노래만 들려줬지 가사에 대한 내용을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북으로 흑룡태원 남의 영절에 여러만만 헌원자손 업어 기르고, 동해 섬 중에 어린것들 품에 다 품어 젖먹여 기른 이 뉘뇨. 우리우리 배달나라의 우리우리 조상들이라. 그네 가슴 끓는 피가 우리 핏줄에 좔좔좔 걸치며 돈-다♬♬

지금은 쓰지 않는 단어가 있어서 그런지 두 번을 들어도 알아맞히기 힘들었다. 서북으로 흑룡태원은 중국을 뜻하고, 동해섬 중에 어린것들은 일본을 뜻한다는 설명을 듣고 가사를 이해하고 노래를 다시 들으니 완전 신기하게도 가사가 다 들렸다. 독립군을 배운 내용으로 개사도 해 보고 모둠별로 노래도 만들어 불러봤다.

또 독립군들의 의, 식, 주에 대해서도 공부했다. 서로군정서의 참모장 김동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국무령 이상룡, 한국광복군 총사령관 지청천 장군. 그리고 썩은 좁쌀에 기름으로 졸인 콩만 먹고 독립을 위해 전투에 나섰던 무명의 독립군에게 경의를 표했다.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목숨 바쳐 희생했던 분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기억’하는 것이 아닐까? 지금 이 순간을 아이들과 꼭 기억하자고 약속했다.

최창진 경기 안성 문기초등학교 교사. 아이들과의 소소한 교실 속 일상을 글과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유쾌한 초등교사로 작년부터 ‘6학년 담임해도 괜찮아’ 밴드에 매일 교실 이야기를 올리고 있다. 글을 읽은 선생님들이 남긴 위로와 공감을 받았다는 댓글을 보며 정말 행복했다고 말하는 최 교사는 앞으로도 꾸준히 기록하는 교사로 살고 싶다고 한다.
최창진 경기 안성 문기초등학교 교사. 아이들과의 소소한 교실 속 일상을 글과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유쾌한 초등교사로 작년부터 ‘6학년 담임해도 괜찮아’ 밴드에 매일 교실 이야기를 올리고 있다. 글을 읽은 선생님들이 남긴 위로와 공감을 받았다는 댓글을 보며 정말 행복했다고 말하는 최 교사는 앞으로도 꾸준히 기록하는 교사로 살고 싶다고 한다.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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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희 2019-11-17 14:16:40
초등교육과정에서 역사교육을 더 확대했으면 합니다. .
주어진 상황에서 만이라도 아이들의 기억속에 역사의식이 자리잡도록 노력하는것이 교사의 몫이겠지요. 역시 직접 체험하는 것 보다 좋은 것은 없네요.

돌마루 2019-11-17 14:12:55
망치춤 잼나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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