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을 마친 수험생 응원을 나온 학부모들.(사진=광주시교육청)
수능시험을 마친 수험생 응원을 나온 학부모들.(사진=광주시교육청)

[에듀인뉴스] 아들아, 갑작스레 수능을 본다니 깜짝 놀랐다.

전망이 있고 괜찮다고 생각하는 대학을 마다하고 다시 수능을 치른다는 소식을 듣고 내심 많은 걱정을 했다. 완곡히 만류를 하고 싶었지만 머나 먼 인생길에서 한 두 해 늦는다고 해서 별일이 있을까 싶어 지켜보기로 했다.

그래도 대학을 다니면서 아르바이트하면서도 일주일 공부하고 최저를 맞추었다니 대단하구나. 오늘 논술을 본다고 아침도 못 먹고 헐레벌떡 고사장을 나가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수많은 수험생의 학부모들도 아빠와 이심전심인지 네가 논술고사를 치루는 동안 학부모 대기실에서 주책도없이 엄마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동병상련인지 어찌나 말이 잘통하는지 아빠가 모르는 엄마들과 폭풍 수다를 떨었다. 아마 네가 이 광경을 목격했으면 다짜고짜 말렸을텐데...

인생은 먼 여행길이란다. 순간순간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다보면 어느 순간 보람도 느끼고 자신의 모습이 정말 뿌듯할 때가 있다. 너보다는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아빠의 고백이니 믿어도 될 것이다.

아빠가 너무나 구태의연하고 진부하다고 생각되는 가훈을 '정직, 근면, 성실'로 정한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외할아버지께서도 아빠와 동일한 가훈을 정하셨었지. 아빠가 어쩌면 벤치마킹을 한지도 모르겠다.

세상이 아무리 변했다하더라도 변하지 말아야할 가치가 '충효'와 '정직 근면 성실'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논술을 치르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너와 대화를 하면서 '이젠 우리 아들도 많이 컸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너이기 때문에 너 스스로 결정하고 네가 결정한 것에 대한 책임을 네게 있다는 것을 명심하거라. 아빠는 풍부한 인생경험에 비추어 조언만 할 뿐이다.

이제 내일 부터 다시 수업을 듣겠구나. 아무쪼록 인생의 황금기에 후회없는 올바른 결정을 했으면 한다.

너의 인생길을 축복하고 응원한다.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