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영어·수학은 공통 응시과목, 탐구영역과 제2외국어/한문 등 선택적 응시
논술, 서술형 문항 포함...수능Ⅰ→수시 전형→수능Ⅱ→정시 전형 절차로 진행

이규민 연세대 교수는 20일 한국행동과학연구소 주최 ‘한국의 교육력 진단과 개발 모색’ 포럼에서 ‘분리형 수능제도 도입’을 제안했다.(사진=지성배 기자)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수능 Ⅰ, Ⅱ로 분리를 제안한다. 수능Ⅰ은 국·영·수, 수능Ⅱ는 탐구, 제2외국어/한문, 선택과목 등으로 구성하자.”

이규민 연세대 교수는 20일 한국행동과학연구소(소장 이종승)가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개최한 ‘한국의 교육력 진단과 개발 모색’ 포럼에 서 ‘분리형 수능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이 교수가 제안한 분리형 수능은 1년에 수능Ⅰ과 Ⅱ를 함께 시행하는 것으로 국어·영어·수학은 공통 응시 과목으로, (사회/과학/직업)탐구 영역과 제2외국어/한문 그리고 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른 선택과목들은 학생이 선택적으로 응시할 수 있게 하는 것과 함께 논술이나 서술형 문항을 포함한다.

이규민 교수는 “분리형 수능은 하루에 시행하는 현재 수능과 달리 시행 상 제약에서 자유롭고 필요한 경우 현행 수능보다 문항 수 확대도 가능해 더 신뢰롭고 타당한 시험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선택 과목 허용 범위 확대로 인한 학생 선택권 보장, 2025년 전면 시행 예정인 고교학점제 시행 후 변화를 수능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분리형 수능 시행은 ‘수능Ⅰ→수시 전형→수능Ⅱ→정시 전형’의 절차로 진행할 것을 제시했다.

수시 전형 시작 전 수능Ⅰ을 시행하고 그 결과를 수시 전형에 반영해 수시Ⅱ 시행 전 수시 전형 결과 발표한다. 이후 수능Ⅱ를 시행해 그 결과를 정시 전형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이 교수는 “현행 수시 전형 합격 여부는 수능 이후에 발표하기 때문에 수시와 정시 전형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부담 문제가 지적이 있었다”며 “수시 전형 합격 여부가 수능Ⅱ 시행 전에 발표된다면 수시에 합격한 학생들은 수능Ⅱ에 응시할 필요가 없어 학생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다수 대학은 수능Ⅰ 결과만 활용하고 수능Ⅱ는 일부 대학에서만 활용할 것”이라며 “수능Ⅰ->수시 전형->수능Ⅱ->정시 전형의 절차로 시행되면 수능 두 번 실시로 모든 학생들의 시험 부담이 증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신영 한국외대 교수도 수능 분리 방안에 동의했다. 그러나 정부의 수능체제 개혁 방안은 심층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신영 교수는 “정부는 대입공정성 강화를 명분으로 정시확대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정시 공정성이 검증되었는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수도권 주요 대학 정시확대 방안은 지역 간 대학불균형을 심화할 수 있고 미래형 인재육성을 위한 고교 교실 수업 내실화에 방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업에서의 교육 성과와 깊게 연관된 대입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며 “객관성 및 공정성과 선발경쟁에만 매몰된 대입전형 논의에서 탈피해 21세기 인재상 중심의 교육적 타당도가 높은 대입전형으로 전환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수능은 학교교육 혁신을 높이고 학교교육에 대한 수능의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한 수능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고 체제를 개혁할 것인가에 대한 국가교육 차원의 정책적 논의가 시급하다”며 “특히 객관식 문항 일변도 수능문항 유형의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한 방안 모색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은 지난달 23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OECD 국제컨퍼런스’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수능의 경우 미래역량을 측정할 수 있는 서술논술형 문항을 도입해 개선하면 외적 공정성을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이 밝힌 외적 공정성은 ‘지위 획득을 위한 게임 룰의 유불리를 따지는 이해관계’로 대입전형의 경우 ‘수시와 정시의 유불리를 따지는 행위’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