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토론] 죽음의 문턱에서 우리의 모습은?...'꽃을 선물할게' 수업모형
[그림책 토론] 죽음의 문턱에서 우리의 모습은?...'꽃을 선물할게' 수업모형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11.2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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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숙 경기 호평고 교사

꼼짝달싹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나를 당당하게 하는 힘은?

[에듀인뉴스] 토론수업이 수업 혁신의 주요 방안으로 등장했지만, 선뜻 시도하기는 어렵다. 이런 토론수업을 쉽게 하는 방안으로 최근 그림책 토론이 인기다. 현장의 그림책 토론을 주도하는 ‘그림책사랑교사모임’ 교사들은 그림책을 읽으며 웃고, 울고, 추억을 떠올리며, 현재 삶의 모습을 직면하는 가 하면 밝은 미래를 꿈꾸고, 삶과 죽음·사랑·우정 등 기본적 가치를 고민하며 지혜를 얻었다고 한다. <에듀인뉴스>는 ‘쉽고 재미있게 생각을 나누는 그림책 토론’을 집필한 그림책사랑교사모임 회원들과 그림책이 주는 마법의 비밀을 공유하고자 한다.

[에듀인뉴스] 자존감(Self-Esteem)은 자신을 얼마나 존중하는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기대나 자신의 조건 등에 휘둘리며 눈치를 보며 살아간다. 반대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기준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기준으로 삶을 산다.

자존감은 어느 날 갑자기 ‘짠!’ 하고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작은 친절과 배려와 소통, 공감, 자기 이해, 하루하루의 삶을 대하는 성실한 시간들이 벽돌을 놓듯 하나씩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림책 토론은 ‘그림책’이라는 좋은 도구로, ‘토론’을 통해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자존감을 만들어갈 수 있다.

그림책 '꽃을 선물할게' 표지(강경수, 창비, 2018)
그림책 '꽃을 선물할게' 표지(강경수, 창비, 2018)

그림책, '꽃을 선물할게'는...

그림책 ‘꽃을 선물할게’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끝까지 자신을 사랑하고 생명에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루에 세 번이나 우연히 같은 곳을 지나가게 된 곰은 거미줄에 걸린 무당벌레의 살려달라는 부탁을 세 번이나 거절한다. 곰 입장에서 볼 때 거미는 여름철 모기를 처리해주는 ‘좋은 동물’이라는 이유였다.

세 번씩이나 거절당했으나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그러나 의연하게 자신을 구해주기를 요청하는 무당벌레, 그는 자신을 구해주지 않는 곰의 진짜 이유를 알게 되자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곰의 이유를 역으로 이용하여 자신도 ‘좋은 동물’임을 적극적으로 표명한다.

죽음의 문턱까지 가는 극한 상황에 놓이게 될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는가? 살고 싶어질까? 꼼짝도 할 수 없고 사방이 막힌 처지에서 의외로 너무 쉽게 자신의 뜻을 포기하는 사례도 종종 보게 된다.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하는 무당벌레는 다르게 반응한다. 그 태도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진지함, 죽음 앞에서도 타자를 설득할 수 있는 여유, 자기 입장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용기, 끝까지 자기 생명을 포기하지 않고 살려는 의지와 집념.

세 번이나 거절당하고도 계속해서 곰에게 자신을 구해줄 것을 요구하는 무당벌레의 당당함에서 생명과 삶을 대하는 진솔하면서도 끈기 있는 자세를 배우게 된다.

'꽂히는 장면' 재구성으로 내면 관찰하기

그림책을 읽고 나서 마음에 드는 한 장면을 선택하여 재구성하는 내면 관찰하기 활동을 한다.

그림책을 넘기다 보면 한 장면 또는 상황, 배경 등 소위 ‘꽂히는’ 장면이 있다. 막연하게, 이유 없이 그 페이지에 눈길이 멈춰 더는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을 때 가만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준다.

백 가지 설명보다 그림 한 장면이 그 아이의 내면, 정서와 맞닿아 있음을 알아차리고 교사는 기다려 주어야 한다.

그림책 한 장면, 등장하는 동물 중 하나를 선택하여 그대로 묘사해보거나 재구성해 보는 것이다. 여유 있게 시간을 주고 이 활동을 하면 학생들은 매우 재미있어한다.

이때 학생들이 그림 그리는 것에 너무 부담을 갖지 않도록 그림을 잘 그려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해 준다.

곰의 입장이 된 아이들은 △곰은 좋은 동물인가? △무당벌레의 부탁을 거절하는 것은 쉬웠을까? △무당벌레를 구해준 것은 단순히 ‘꽃’ 때문이었을까? △무당벌레를 살리는 일이 자연법칙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곰이 끝까지 자신의 가치관대로 행동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했다.(사진=권현숙 교사)
곰의 입장이 된 아이들은 △곰은 좋은 동물인가? △무당벌레의 부탁을 거절하는 것은 쉬웠을까? △무당벌레를 구해준 것은 단순히 ‘꽃’ 때문이었을까? △무당벌레를 살리는 일이 자연법칙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곰이 끝까지 자신의 가치관대로 행동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했다.(사진=권현숙 교사)

곰, 거미, 무당벌레의 입장은 어떠할까? 입장별 '파노라마 토론하기'

‘꽃을 선물할게’는 각 동물의 입장이 재미있는 책이다. 보는 관점에 따라 질문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고, 어느 입장에 서느냐에 따라 토론 여지도 많다.

먼저 학생들은 곰, 거미, 무당벌레 중 한 동물을 선택한다. 같은 동물을 선택한 모둠을 구성하고 곰, 무당벌레, 거미 입장에서 질문을 만들어 본다.

무당벌레의 입장이 된 아이들은 △무당벌레는 곰에게 부탁하기 전에 스스로 거미줄에서 벗어나려고 노력은 했을까? △만약 계속 거미줄에 걸려 있었다면, 거미에게도 살려달라고 애원했을까? △아니면 마지막에 자신을 포기했을까? △곰에게 자신도 좋은 동물이라고  말하는 무당벌레의 그 당당함, 근원은 무엇일까? 등의 질문을 했다.(사진=권현숙 교사)
무당벌레의 입장이 된 아이들은 △무당벌레는 곰에게 부탁하기 전에 스스로 거미줄에서 벗어나려고 노력은 했을까? △만약 계속 거미줄에 걸려 있었다면, 거미에게도 살려달라고 애원했을까? △아니면 마지막에 자신을 포기했을까? △곰에게 자신도 좋은 동물이라고 말하는 무당벌레의 그 당당함, 근원은 무엇일까? 등의 질문을 했다.(사진=권현숙 교사)

무당벌레와 곰, 거미처럼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관점이 다르고 그로 인해 서로 다른 행동을 보여준다. 여기에서 토론 대상이 되는 세 동물의 입장과 토론하는 자신을 그림책 상황에 대입하고 적용하는 토론이라는 점에서 ‘파노라마 토론’이라 이름 붙였다.

거미의 입장이 된 아이들은 △곰이 자신의 먹이를 놔준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을 때 거미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곰은 거미가 ‘좋은 동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거미는 곰을 어떤 존재로 생각할까? △우리 사회에서 거미줄은 무엇에 비유할 수 있을까? 등의 질문을 했다.(사진=권현숙 교사)
거미의 입장이 된 아이들은 △곰이 자신의 먹이를 놔준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을 때 거미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곰은 거미가 ‘좋은 동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거미는 곰을 어떤 존재로 생각할까? △우리 사회에서 거미줄은 무엇에 비유할 수 있을까? 등의 질문을 했다.(사진=권현숙 교사)

입장별로 도출된 질문을 바탕으로 토론주제를 선정한 후 주제의 핵심과 맥락을 놓치지 않도록 적절히 시간을 안배하며 자연스럽게 깊이 있는 대화로 이어지도록 진행한다. 각 입장에서 도출된 토론주제는 다음과 같다.

"오하나"를 외쳐볼까? 나의 하루 의미 찾기

‘오늘 하루 나의 날이다!’를 외치는 활동이다. 주어진 하루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가다 보면, 그 하루 하루가 모여 반짝반짝 빛이 나는 청춘으로 살게 되지 않을까?

아침 조회 시간이나 수업 시간을 활용하여 1~2분 시간을 주고 오늘 하루의 의미를 생각한다. 소소한 것이라도 자신이 발견한 의미를 예쁜 편지지에 적어보게 한다. 스스로에게 꽃을 선물하는 하루가 되길 바라며.

권현숙 경기 효덕초 교사
권현숙 경기 호평고 교사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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