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발원 이슈리포트 '교사 유튜버 현황 연구'
학습자 아닌 유튜브 교수자 중심 연구 필요

국가공무원 징계 예규 포함 전수조사 공문..."교사 유튜버 활동 위축시켜"
광고 수익 및 겸직 신고 규정 애매..."소극적 유튜브 활동 개연성 충분"

교직 특유 폐쇄성이 우려 시선 만들어..."창의성과 자율성 보장해야"
달지, 혼공, 참쌤 등 교사 유튜버와 협업하는 경기도교육청 주목해야

한국교육개발원이 교육정책네트워크의 위탁을 받아 발행하는 이슈페이퍼 11월호는 '교사 유튜버 활동과 겸직 논란 분석'에 대한 내용이 실렸다.
한국교육개발원이 교육정책네트워크의 위탁을 받아 발행하는 이슈페이퍼 11월호는 '교사 유튜버 활동과 겸직 논란 분석'에 대한 내용이 실렸다.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교직 문화 특유의 폐쇄성이 교사 유튜버를 우려의 시각으로 바라본다. 교사 제작 유튜브 콘텐츠가 공교육 안에 녹아들도록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교사들의 유튜브 활동뿐만 아니라 집필 SNS 활동 등을 총제적으로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

교사 유튜버 활동을 장려하고 이들 콘텐츠의 공교육 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교육정책네트워크 위탁을 받아 발행하는 이슈페이퍼 11월호는 이승호 한국교육개발원 부연구위원의 ‘교사 유튜버 현황에 관한 탐색적 연구: 신문기사 내용분석을 중심으로’ 연구 논문을 다뤘다.

학습자에게만 집중된 연구들...“유튜브 활용 교수자 중심 연구 필요”

이승호 부연구원은 최근 교사 유튜버의 증가 및 이를 둘러싼 사회적 이슈로 볼 때 교사 유튜버에 대한 연구가 매우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사 유튜버 활동 내용, 교사 유튜버의 수업, 관련 제도, 사회적으로 비판적인 시선 등 다방에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

그러나 이슈리포트를 통해 분석한 실제 선행 연구들은 교사 유튜버가 아닌 학습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유튜브를 활용해 수업하는 교수자에 대한 관심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슈리포트에서 밝힌 연구는 △유튜브 동영상을 활용한 수업의 효과를 밝힌 연구들(박영란, 2017; 안미리, 2016; 오대영, 2018; 전화영, 홍훈기, 2010; 조대하, 2014)이 주를 이뤘다. △김민경(2019)은 유튜브의 한국어교육 채널을 분석했고 △김아미(2018)는 초등학생의 유튜브 경험과 인식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교육부가 지난 4월 교원 유튜브 활동 관련 실태조사를 하겠다며 현장에 내려보낸 공문 일부. 이승호 부연구위원은 "공문에 국가공무원 복무 징계 관련 예규가 포함되어 있는 것은 교사가 유튜브를 하면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교육부가 지난 4월 교원 유튜브 활동 관련 실태조사를 하겠다며 현장에 내려보낸 공문 일부. 이승호 부연구위원은 "공문에 국가공무원 복무 징계 관련 예규가 포함되어 있는 것은 교사가 유튜브를 하면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교육부 교원 유튜브 활동 복무지침 “교사 유튜버 장려하는 척 하며 위축시켜”

이 부연구위원은 교육부의 교원 유튜브 활동 복무지침이 교사 유튜버의 활동을 장려하면서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2018년 9월 관련 국민청원이 올라온 이후 현장의 혼란이 가속화하자 지난 7월 ‘교원 유튜브 활동 복무지침’을 마련해 시도교육청에 안내했다.

복무지침에는 유튜브 활동 범위와 기본 방침, 금지되는 유튜브 활동과 관련 복무 기준, 겸직신고 및 허가기준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이 부연구위원은 “교사 유튜버에 대한 전수 조사 공문 붙임자료에 ‘국가공무원 징계 관련 예규’가 포함돼 있다”며 “교사가 유튜브를 하면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는 듯한 공문”이라고 꼬집었다.

큰 틀에서는 교사들의 유튜브 활동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복무지침이 세워진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교사들의 활동을 상당히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

그는 국가공무원으로 직무수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허용되고 학생들의 학습과 교육과정 운영 및 학생교육 활동 사례 공유 등과 관련한 유튜브 활동은 겸직 신고 및 허가 하에 장려되는 것은 교사 유튜버를 장려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광고수익 발생 최소 요건 도달 시 실제 수익발생여부와 관계없이 겸직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 겸직허가의 판단 기준이 겸직허가권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 등은 교사들의 활동을 상당히 위축시키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광고 수익과 관련 교사들의 유튜버 활동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의문점을 쏟아냈다.

그는 “광고 수익 발생 최소 요건 도달 시 겸직신고를 꼭 해야 한다는 점은 필요 이상의 규제”라며 “광고수익 발생 최소 요건을 만족시키려면 계속적인 유튜브 활동이 요구된다고 인정된다는 논리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광고수익 발생 최소 요건이 넘어도 교사가 광고 수익을 창출할 의지가 없어 구글과 계약하지 않을 경우 꼭 겸직신고를 할 필요가 있는지, 계속적 유튜브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1~2개 영상이 폭발적 인기를 끌어 광고수익 발생 최소 요건에 도달했을 경우 계속 유튜브 활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보인다.

유튜브는 구독자 1000명 이상, 시청시간 4000시간 이상이면 광고를 붙여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이다.

이 부연구위원은 “광고수익 발생 최소 요건은 교사 유튜버의 의지로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겸직 신고를 의무적으로 해야 하고 겸직 허가권자에 따라 허가 여부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는 현재 상황은 교사들로 하여금 광고수익 발생 최소 요건 전까지만 소극적으로 유튜브 활동을 하게 할 개연성이 있다”는 부정적 의견을 냈다.

경기도교육청 유튜브 채널 콘텐츠 제작에 나선 ‘초등 유튜브 콘텐츠 지원단’ 소속 교사들. 왼쪽부터 서진혁, 이현지, 김인현, 김석목, 김차명 교사. (사진=경기도교육청)
경기도교육청 유튜브 채널 콘텐츠 제작에 나선 ‘초등 유튜브 콘텐츠 지원단’ 소속 교사들. 왼쪽부터 서진혁, 이현지, 김인현, 김석목, 김차명 교사. (사진=경기도교육청)

교사 유튜버 정책 “창의성과 자율성 보장하라”

이승호 부연구위원은 교사 유튜버 정책은 교사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위축되지 않는 방향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교직 사회 내에서 교사 유튜버를 우려하는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하는 데 이는 교직 문화 특유의 폐쇄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며 “교사는 왠지 정숙하고 튀지 말아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교사 유튜버에게 적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리코더를 불었다면 좀 달랐을까, 아니면 가사 대신 시집이었다면 좀 나았을까’라는 교사 유튜버 달지(이현지 교사)의 유튜브 랩 영상 가사를 소개하며 “세간의 관심은 매우 뜨거우나 그리 곱지만은 않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복무지침 등을 통해 국가공무원으로서의 교사의 활동을 규제하는 것은 타당하나 교사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위축되지 않는 방향으로 정책이 수립될 필요가 있다”며 “교사들의 유튜브 활동은 교직 문화 속에서 이미 제약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또 “유튜브는 요즘 학생들이 정보를 검색하는 데 있어 다른 검색 사이트보다 더 많이 이용하고 있다”며 “유튜브와 공교육에서의 학습이 연계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예전부터 에듀넷, EBS 등 온라인 학습콘텐츠가 존재해왔으나 유튜브 등장으로 온라인 학습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었다. 생산자인 교사들은 콘텐츠의 구성 영상의 길이 등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고 제작 및 업로드가 매우 쉬워졌다”며 “학습자들과의 소통이 활발해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경기도교육청이 2020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 응원을 위해 도교육청 홍보대사인 이현지(달지) 교사와 군포고 3학년 김호진(고등래퍼3 출연), 나루고 3학년 김래원(쇼미더머니8 출연) 학생이 출연한 수능송 뮤직비디오를 제작, 게시 나흘만인 지난 16일 10만뷰를 돌파했다.
경기도교육청이 2020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 응원을 위해 도교육청 홍보대사인 이현지(달지) 교사와 군포고 3학년 김호진(고등래퍼3 출연), 나루고 3학년 김래원(쇼미더머니8 출연) 학생이 출연한 수능송 뮤직비디오를 제작, 게시 나흘만인 지난 16일 10만뷰를 돌파했다.

경기도교육청과 교사 유튜버 협업 사례 지켜봐야

이승호 부연구위원은 추후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특히 경기도교육청과 교사 유튜버의 협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올초 미디어소통관으로 관내 교사 유튜버를 영입, 교육청 파견 근무 형태로 지원하고 있다. 또 김차명(참쌤), 허준석(혼공), 이현지(달지) 등 유명 교사 유튜버를 홍보대사에 위촉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열린교육과 혁신학교 정책 사례를 언급하며 “교사들의 자발적인 교육적 시도와 관 주도의 교육정책이 만났을 때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많은 한계가 있었다”며 “교사 유튜버를 활용한 경기도교육청의 유튜브 채널이 향후 어떻게 운영되고 활용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허준석 경기도교육청 대변인실 청소년미디어 담당 교사는 “경기도교육청은 교사 유튜버 달지, 혼공, 참쌤을 홍보대사로 임명해 교육청 유튜브를 직접 운영, 다양한 영상 기획 및 출연 그리고 제작에 적극 참여해 현장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며 “그 결과 전국 교육청 유튜브 중 최고 구독자 보유 성과 등 뉴미디어 전체 성장이 학생·학부모와의 활발한 소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했다.

한편 에듀인뉴스는 지난해부터 교사 유튜버의 활동을 장려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맞게 교육 현장에서도 적합한 교육 콘텐츠가 활성화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교사 유튜버’ 기획 섹션을 마련, 교사 유튜버 인터뷰를 다뤘다.

신문기사를 바탕으로 분석된 이번 한국교육개발원 이슈리포트에서는 교사 유튜버를 다룬 총 42개 신문사 중에 에듀인뉴스 노출이 6건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논문에는 에듀인뉴스가 교사 유튜버 인터뷰를 통해 현장 의견을 잘 반영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