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로 읽은 오늘] 프랑스, 박애 정신 위에 세워진 `그래도’ 살만 한 나라
[프랑스로 읽은 오늘] 프랑스, 박애 정신 위에 세워진 `그래도’ 살만 한 나라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11.2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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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휘 프랑스 유학생

난민을 대하는 프랑스의 모습에서 본 우리나라는?

[에듀인뉴스] "저희는 프랑스 파리에 사는 행정가, 건축가, 예술가, 보건전문가, 경영전문가 평범한 직장인과 유학생입니다. 언젠가 자신의 전공과 삶을 이야기하다 한국의 많은 분과 함께 나누는 매개체가 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서로 다른 다양한 전공과 각자의 철학과 시선으로 느끼고 바라본 프랑스의 이야기에서 시사점을 얻어가길 바라며 프랑스의 한국인 5명의 이야기를 관심 갖고 지켜봐주십시오."

프랑스에 살며 느낀 이야기를 국내에 소개하는 (왼쪽부터)옥승철, 전우휘, 이재현, 홍성주 유무종님.
프랑스에 살며 느낀 이야기를 국내에 소개하는 (왼쪽부터)옥승철, 전우휘, 이재현, 홍성주 유무종님.

"어느 나라에서 왔건, 종교가 무엇이건..."

어학을 하던 때에, 자원봉사 단체를 통하여 프랑스인 할머니께 불어를 배운 적이 있다. 은퇴 전까지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셨던 할머니는 학생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셨고, 종종 선생님 댁에 가서 식사를 하며, 때론 차를 마시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곤 했다.

선생님 댁에 식사를 하러 간 어느 날, 흑인 남자아이가 선생님 부부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 친구는 출신국을 떠나 최근 프랑스로 들어온 난민이었다. 선생님 부부가 길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이 친구를 데려왔고, 행정 서류가 통과되어 정부 지원을 받기 전까지 이 집에 머물게 했다는 것이다.

프랑스에 오기 앞서 난민과 불법 이민자들의 범죄에 대한 뉴스를 많이 접한 터였고, 당시 유학생들 사이에서 그들의 인식이 좋지 않았기에, 나 역시도 그들에 대해 많은 편견이 있었다. 그렇기에, 선생님 부부의 결정이 내게 매우 놀라웠다.

프랑스의 난민 및 이민자의 수는 인구의 6%를 넘어섰다. 그들은 경제적, 정치적 이유로 혹은 내전을 피해 출신국을 떠나 유럽으로 왔다. 그들이 찾아온 프랑스 땅은 새 삶의 기회와 희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난민과 불법 이민자의 대량 유입은 그들의 생활과 프랑스 사회에 많은 문제를 가져왔다.

SDF(Sans domicile fixe)라 불리우는 홈리스의 대부분이 불법 이민자들이며, 추위와 비위생적 환경의 노출, 굶주림, 사고 등의 다양한 이유로 연간 약 500명이 길에서 사망한다.

도시의 외곽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이민자들은 쾌적하지 않은 생활 환경 속에 경제적인 어려움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어, 프랑스 큰 도시의 외곽은 점점 빈민 우범 지역이 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노출된 이들은 범죄라는 통로를 통해 자신들을 배제시킨 사회로 다시 들어왔다. 그렇기에, 프랑스 사회가 우호적으로 난민을 수용해 주지는 않는다. 그들은 이 사회에 환영 받지 못 하는 쪽에 더 가깝고, 사회의 편견으로 인해 사회에서 배제된 또 하나의 그룹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님 부부와 같이 그들을 이해하고 수용하려 하는 한 편이 존재한다. 또한, 프랑스 정부는 다수 유권자들의 반대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난민들을 제도적으로 품어주고 있다.

어느 나라에서 왔건, 종교가 무엇이건, 모든 다름의 조건들은 버리고 인간이라는 공통 분모로 그들을 복지의 틀 안으로, 사회 안으로 끌어들여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주려 하는 것이 수용의 이유이다.

다리에 종의 박스를 깔고 앉아 있는 프랑스 난민.(사진=전우휘 학생)
다리에 종의 박스를 깔고 앉아 있는 프랑스 난민.(사진=전우휘 학생)

모든 ‘인간’이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꿈꾸며…

프랑스의 3대 가치관 중 하나인 ‘박애’의 정확한 의미는 ‘다름을 수용하고 존중하며, 다름 안에서 서로 우정과 연대를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모두가 마치 가족의 일원으로서 ‘함께’하는 존재라 말한다. 프랑스의 복지제도는 이러한 박애 정신 위에 세워져 있다.

정부는 불법 이민자들과 난민들을 위해 기초 생활 및 의료 접근성 보장, 주거 환경, 가정 유지 그리고 교통의 다섯 가지 항목에 대해 복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주거에 관하여는, 정부가 제공하는 호스텔 형태의 주거 공간이 있으며, 난민 보호 기관 및 개인이 주거 공간을 난민 임시 거주지로 신청을 하면 난민들은 그 곳에서 임시적으로 지낼 수 있다.

또한, 최소한의 생활 보장을 위해, 이들이 안정적인 일을 구하기 전까지 매달 207유로를 지원하고 있으며, 아이들 양육을 위해 아이 한 명당 100유로의 지원금이 지급된다.

모두가 평등하게, 최소한의 의료 서비스에 경제적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국가 의료 도움 (L’aide médicale d’État, AME)이 존재한다.

정부는 이러한 정책을 통하여, 난민에 대하여, 평등한 한 사람으로서 존중을 표하고, 도움을 주고받는 갑과 을의 관계를 넘어, 궁극적으로, 함께 살아가고 정을 나누는 관계를 지향하고 있다.

이러한 지향점을 가지고 있기에, ‘그래도’ 살만 한 나라가 프랑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제주 예멘 난민 사태를 겪은 우리나라에 바란다

우리나라도 최근 제주 예멘 난민 사태를 겪었다. 예멘인에 대해 먼저는 두려움이 국민들을 사로잡았고, 이것은 나아가 혐오의 감정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우리나라가 유엔 난민 협약 기구에 속한 난민 법 제정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 사태에 대하여 정부는 찬반 여론의 눈치를 보며, 지방 자치 단체와 협력이 아닌 서로에게 업무를 전가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난민에 대해 인도적 차원을 들어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고 지원하는 것이 바른 대처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들을 받아들이는 것에 있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는 물론이고, 낯선 이 사회에 정착하고자 하는 그들을 돕기 위해 바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에 대해 미리 부정적 이미지를 형성해 놓고, 사회에서 배척하고자 하는 자세로 난민 문제들 맞닥뜨리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나라를 박탈당한 그들에게 우리는 또 다른 사회적, 제도적 박탈을 주고 있다.

피할 수 없는 국제 사회의 문제 앞에, 난민과 이주민들은 인간으로서 장소와 상황을 불문하고 보호받을 권리를 가지며, 우리는 국제 사회에 서 있는 한 사람으로 그들을 보호해 야할 의무 또한 가지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의무를 이행함에 있어서, 평등을 지향하며 함께, 더불어 동행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그들을 수용하기에 앞선 우리들의 준비된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전우휘 France, Tours 의과 대학교 공중 보건학 석사.
전우휘 France, Tours 의과대학교 공중 보건학 석사.

질병 예방 및 건강 증진을 세부 전공으로, 건강의 사회 불평등을 분석하고 프랑스를 비롯한 다양한 국가들의 보건 복지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헌법 제 10조에 의거, 우리는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집니다. 이러한 기본권이 보장되어야 건강한 삶이 보장되고, 건강한 삶의 보장은 이 기본권을 더욱 견고하게 세워준다는 생각 아래, 공중 보건학이라는 학문을 선택하였습니다."

"모두가 평등하게, 함께 더 잘 살고, 더 잘 누릴 수 있는 사회를 위하여 건강 결정 요인으로서 사회의 다양한 불평등 현상을 연구하며, 이를 위한 보건 및 복지 정책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저의 배움과 프랑스에서 살아가며 느낀 경험들을 바탕으로, 공공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 문제와 이슈를 저의 말로 풀어내려고 합니다."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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