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논술고사. (사진=건국대)
교육부는 논술 위주 전형에서 수능 전환을 유도할 예정이다.(사진=건국대 논술시험 모습)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교육부의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 발표에 교원단체 입장은 엇갈렸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정시 확대에 대해 전형 간 균형 차원에서 공감한다는 반응인 반면 교사노조연맹(교사노조)은 정시확대는 철회되어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또 교총은 공정성에만 입각해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다양한 교육활동을 위축시킬 것으로 본 반면 교사노조는 논술과 특기자전형 폐지를 신속하고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고 환영했다.

교육부는 28일 대입 개편안을 발표하고 △서울 16개 대학의 수능위주 전형 40% 이상 확대 권고 △학생부 비교과활동 대입 반영 폐지 △교사 평가‧기록 역량 강화 및 불공정 기재에 대한 엄정한 징계기준 적용 △사회통합전형 도입 및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관련기사 참조) 

교총은 “정시 확대는 전형 간 균형 차원에서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지난해 공론화 과정에서 45%가 주요하게 제시됐음에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가 정권과 정치권의 요구에 떠밀려 특정 학교만 적용하는 급조된 정책을 발표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정 대학의 40% 적용을 위해 결국 고교교육기여대학지원사업을 연계하고 있어 재정을 무기로 대학의 선발 자율성을 침해하는 행태도 지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교과영역 폐지에 대해서는 “학종의 의미가 퇴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총은 “지난해 공론화 과정을 통해 기재 범위를 대폭 축소했음에도 한번 시행조차 해보지 않고, 별도 논의과정도 없이 자율동아리, 개인 봉사활동, 수상경력을 아예 미반영 하는 것은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과 학교의 다양한 교육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동아리, 봉사활동이 학교 여건과 지역 인프라에 따라 격차만 발생시킬 수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교총은 학생부 기록의 공정성을 위해 ‘연수’ 외에 별다른 대안 없이 교사의 평가‧기록 역량을 강화하고, 불공정 기재 시 엄정히 징계하겠다는 것에 대해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교총은 “한 학기당 수백 명을 가르치는 교사 입장에서 학생 개인의 교과 학습과정을 충분히 관찰‧기록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며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교사 개인에게 떠넘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징계기준만 강화하는 것은 학생의 다양한 정보 기록에 부담으로 작용해 학생부 기록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교원 증원 등 고교교육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선순환을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회통합전형을 도입, 법제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기계적 균형보다는 지원 자격을 정교화하고, 선발 학생에 대한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총은 “사회적배려대상자 선발을 일정 비율 의무화하는 것은 찬성한다”며 “다만 선발된 학생이 문화적으로 적응하고 학력 격차를 해소할 수 있도록 다각적 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균형선발의 경우도 경제적 여건을 일부 고려하는 등 지원 자격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또 “이번 개편안은 공론화 결정을 파기하고 정권의 입맛에 따라 대입제도가 또 뒤바뀌었다는 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그럼에도 교육부는 고교학점제에 부합한 새로운 수능체계를 2021년까지 마련해 2028학년도부터 적용하겠다는 재개편 예고까지 해버렸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고1~고3 학년은 서로 다른 대학입시 제도를 적용받아 ‘한 지붕 세 가족’이라는 한탄이 나온다”며 “대학입시라는 국가 교육의 큰 틀은 한번 정하면 쉽게 바꿀 수 없도록 법률로 명시해 제도의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사노조연맹은 “학생 개인의 능력이나 성취가 아닌 부모 배경, 사교육 등 외부 요인이 대입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기 위하여 정규 교육과정 이외 활동의 대입 반영을 폐지하고, 대입 전형자료의 공정한 기록을 위해 학교와 교사의 책무를 강화하도록 개선 방향을 설정한 데 대해 올바른 방향 설정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학의 대입 평가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고교 정보 블라인드 처리, 대입 세부 평가 기준의 공개, 전형별 정보공시의 확대 등의 조치를 강화하는 것도 고교 서열화를 차단하고 대학의 책무성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일반고교에서 준비하기 어려워 사교육에 의존 준비할 수밖에 없는 논술과 특기자 전형의 폐지를 유도하기로 한 데 적극 환영한다“고 했다.

또 “사회적 배려 대상자의 고등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균형 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사회통합전형제’를 도입하기로 하며 이를 법제화하기로 한 것도 적극 환영한다”며 “이 전형 비율이 더욱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반면 서울소재 16개 대학에 한정된 것이지만 수능 위주 전형을 40% 이상으로 확대하도록 한 조치는 철회를 요구했다.
 
교사노조연맹은 “서울소재 대학의 수능 위주 전형의 확대 조치가, 대통령의 수능 위주 정시 선발 확대 권고, 자유한국당의 정시 50% 확대 법제화 추진 등 교육외적 정치 상황의 개입에 의해 이끌려진 것으로 보고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제 정치 사회단체에 정치적 당리당략을 위해 학교교육 정상화를 가로막는 행위를 자제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교육부가 2021년까지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평가 방식 및 고교학점제 등 교육정책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새로운 수능체계를 마련하기로 한 데 대하여, 교육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여, 이를 차질 없이 수행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