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성적 조기 공개 요구도...평가원 "사실 관계 확인 후 입장 발표"

서울 경복고에서 1교시 수능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학생들.(사진=오영세 기자)  
서울 경복고에서 1교시 수능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학생들.2019.11.14.(사진=오영세 기자)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지난 주말 면접을 본 학생 중 수능성적을 출력해 보고 최저 통과 확인 후 면접 응시를 결정했다면 이건 공정한 건가요?"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발표를 이틀 앞두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서 일부 수험생(N수생)들이 성적을 확인하는 사태가 벌어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밤 한 수험생 커뮤니티 사이트에 '수능 성적표를 미리 발급받았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올린 네티즌은 웹 브라우저 개발자 도구 기능을 이용해 클릭 몇 번 만에 성적 확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하는 글을 올렸다. 

성적 확인은 기존 성적 이력 연도를 '2020'으로 바꾸는 식으로 가능해 재수생 등 'n수생'만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2시간 만에 주요 수험생 커뮤니티 사이트는 수능 성적을 확인했다고 인증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성적을 확인한 수험생들은 가채점 결과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며 실제 성적이 맞다고 인정했고, 서로 표준점수와 등급을 비교하며 '등급컷'을 유추하기도 했다.

현재 평가원 수능 성적증명서 홈페이지는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평가원 관계자는 "사실관계 확인 후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일부 응시생이 봤다는 성적이 실제 성적을 본 것인지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능성적 미리 확인 논란에 대해 교사들은 "지난 주말에 면접을 본 학생 중 성적을 미리 보고 수능 최저 통과를 확인한 후 면접 응시를 결정했다면 문제가 크다"라고 밝혔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고교등급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의심만으로도 공정성을 들어 학종 축소를 결정한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지난달 30일과 1일에는 서울대를 비롯해 고려대와 연세대, 건국대와 경희대, 동국대, 한국외대 등 서울 주요 대학이 면접고사를 치렀다. 아주대와 인하대는 논술고사를 실시했다. 

발표 일정을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미 성적을 확인한 학생이 있다면 형평성 차원에서 조기 공개하는 것이 맞다는 지적이다. 평가원은 4일 오전 9시에 수능 성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수능 보안을 허술하게 관리한 데 대한 책임 소재 규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국민신문고에 유사한 내용이 이미 지난해 올라 온 문제인데 그대로 방치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편 해당 글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한 회원은 이날 오전 인터넷 커뮤니티에 "일이 이렇게 심각해질 것이라는 생각 없이 성적표와 함께 입시 관련 질문 글을 올렸다"며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