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 현장] '난장판' 수능 이후 고3 교실 "학사운영 자체 다시 생각해야"
[에듀인 현장] '난장판' 수능 이후 고3 교실 "학사운영 자체 다시 생각해야"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12.0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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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 공동대표

수능 이후 고3 교실은 전쟁, 학사운영할 필요 있나
"아이들에게 쉼과 여유를 만끽할 시간을 주자"
교육부 '수능 이후 학사운영 지원계획' 발표 자료 캡처
교육부 '수능 이후 학사운영 지원계획' 발표 자료 캡처

[에듀인뉴스] “수능 이후 거의 매일 오전수업만 하고 귀가해요”, “대부분 고3 학생은 급식 먹지 않고 귀가해요”, “이번주부터는 학교장 허가 현장체험학습을 일괄적으로 제출하도록 했어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수능 이후 학사운영 지원 계획’을 발표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작년과 다름없는 형편이다.

교육부는 지난 8월 5일 수능 100여일을 앞두고 ‘수능 이후 학사운영 지원계획’을 발표하면서, 예비사회인인 고3 학생들에게 운전면허·컴퓨터 자격증 취득 등 맞춤형 프로그램 70여개를 제공, 경찰청 등 9개 부처가 함께 나서는 ‘학생 안전 특별기간’ 운영 등 시도교육청과 함께 학교의 자율적인 학사운영 모델 확산을 내세웠다.

교육부가 발표한 지원계획에 의하면, 학년별·학기별 이수단위 조정, 교과 및창의적체험활동 연계 프로그램 운영, 여름방학 축소·겨울방학 확대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8월에 발표한 내용으로 학사일정을 운영하기에는 부담스런 부분이 상존한다.

교육부 '수능 이후 학사운영 지원계획' 발표 자료 캡처
교육부 '수능 이후 학사운영 지원계획' 발표 자료 캡처

3학년 2학기 이수단위 조정의 경우는 1~2년 전에 이수단위 조정이 이뤄져야 하며, 여름방학 축소·겨울방학 확대로 바로 적용이 힘들다는 게 현장 의견이다. 내년부터 학사일정에 반영해야 한다.

대부분 고3 학생들은 평일에 오전수업만 받고 하교하며, 대입시험에 응시한 학생들은 수시 면접, 논술 등으로 평일, 주말할 것 없이 대입 전형이 임한다.

그렇다보니, 일부 학생들은 대입에 전념하느라 무단지각·무단조퇴·무단결과·무단결석 등을 할 수 밖에 없다. 담임교사 입장에서 출결상황을 깊이 있게 파악하지 못하면 파행·불법을 저지르게 된다.

고3 학생들은 ‘학교장 허가 현장체험학습’을 실속 있게 사용할 수 있다. 학교장의 허가를 사전에 받으면 학교에 따라 최대 20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일부 학교는 전체 3학년 학생들 모두에게 현장체험학습을 학사일정에 삽입하고, 가정통신문을 발송하여 학교에 나오지 않도록 하고 있다.

고3 교실이 파행에 파행을 거듭하다보니, 고육지책으로 생각해낸 발상이다.

경기도 모 고등학교 '학교장 허가 현장체험학습 규정' 일부 캡처
경기도 모 고교 '학교장 허가 현장체험학습 규정' 일부 캡처

필요한 학생들에게 학교장 허가 현장체험학습은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지만, 보호자가 맞벌이를 하거나 친·인척 방문 등 보호자 동반 없는 경우 불법이 되기 때문이다.

경기 K교사는 “요즘 아이들 얼마나 영특한데요. 보호자 없이도 현장체험학습 잘 다녀와서 보고서 제출해요”라며 “예전에 보호자와 찍은 사진만 있으면 얼마든지 최근 체험학습으로 둔갑할 수 있으니, 보호자 없이 놀이동산이나 멀리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이죠”라고 말했다.

실제, 작년 12월 고3학생 10명은 강릉 펜션 유독가스 질식 사고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때,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학생들끼리의 여행이었다.

학생들의 현장체험학습 계획서를 꼼꼼히 점검하고 허가한 후에 다녀온 보고서를 검토하는 것은 담임교사의 일이지만, 실질적으로 제대로 검토하고 허가하는 것은 어렵다. 고3 담임교사에게 학생 보호자와 사전 전화로 확인하는 절차가 더욱 필요해지는 현실이다.

고3 학생들만의 현장체험학습은 얼마든지 떠날 수 있는 것이므로 고3 학생들에 대한 사전 안전교육과 보호자 확인이 절실히 필요하다.

경기도 M학부모는 “실질적으로 수능 이후 고3 교실이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2학기 2차 지필평가 이후에는 중1부터 고3까지 모든 학년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영화만 본다”고 말하며, “학교는 이 시기를 자기계발시기로 인식하고 여러 선생님이 준비하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학교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준비하고 있지만, 짧은 시간에 학생들을 만족시키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것은 현장의 교사들에게 분명 어려운 일이다. 이미 교사들은 지필평가, 학교생활기록부 기록, 학기말 마감, 진급사정회, 졸업사정회 등으로 정신 없는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고3, 중3 학생들은 그동안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입시위주의 매몰된 경쟁교육에서 벗어나 쉼과 여유를 만끽하고 싶은 것이다.

겨울방학 전에 반짝 흉내만 내는 학사일정 운영은 제고할 필요가 있다. 실생활에 필요한 지식과 지혜는 짧은 기간에 습득할 수 없다. 사전에 여러 학년에 나눠, 삶에 필요한 교육과정이 운영되도록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고3, 중3 교실에 약간의 쉼과 여유를 만끽하는 자유를 주자.

“얘덜아, 입시 경쟁하느라 고생이 많았다. 토닥토닥, 쓰담쓰담”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 공동대표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 공동대표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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