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루한의 배움혁명] ⑮고교졸업자격 "대학수학능력 아닌 고교수학능력 평가로"
[김두루한의 배움혁명] ⑮고교졸업자격 "대학수학능력 아닌 고교수학능력 평가로"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12.04 15: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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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루한 참배움연구소장/ 경기고 교사

‘대학수학능력’ 제대로 기르려면 '중학교 자유학년제' 전면 실시해야

[에듀인뉴스] ‘교육’이 곧 ‘대입전형’일까요? 교육부를 비롯한 교원단체, 학부모회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수많은 모임이나 학생들까지 ‘입시 틀’에 얽매여 있습니다. 대통령마저 ‘수능 확대’를 말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 교육 현실을 고교 현장을 지켜 온 처지에서 어떻게 봐야 할까요? <에듀인뉴스>는 학생이 배움의 당사자이며 시험 없는 나라가 나라다운 나라라는 관점에서 우리 모두가 ‘대입전형’ 현안을 더 이상 ‘교육’으로 풀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김두루한 참배움연구소장(경기고 교사/문학박사)과 함께 배움 혁명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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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세우기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최선이라고?

‘공정한’ 정시 수능을 확대하자고 한다. 여론 조사 결과를 내세우며 ‘학생부 종합’에 견주어 수능 지지가 높으니 아예 수능 100%로 치르자는 말도 나온다. “수시를 전면 폐지하고 ‘정시 수능’으로만 치르면 사교육비는 훨씬 줄어들고 학생들의 입시 부담도 줄 것이며, 마침내 교육의 본래 모습을 찾아가게 될 것이다”란 주장을 덧붙이면서.

하지만 우수와 부진 학생을 가려내는 수능 줄 세우기 시험으로 등급을 정해 대학을 가야만 하는가? 어찌 중등학교 제자리 찾기엔 관심이 없을까? 올해처럼 고3, 고2, 고1이 다 조금씩 다른 대입전형제도에 얽매여야 할까?

수능은 출제부터 교육방송 교재(특강, 완성 등)와 70~50%를 연계하니 고3 수업에서 교사들은 ‘문제 풀이’ 수업을 하게 마련이다. 더욱이 학생들 수업 태도는 이해관계에 따라 파행을 보인다. 대학마다 영역이나 점수 반영이 다르니.

선생님의 강의 진행과 무관하게 저마다 자습한다. 인문계 학생은 수학을, 자연계 학생은 국어를 줄이거나 탐구 영역도 자신이 수능에서 채택할 과목 위주로 하고 다른 과목은 외면한다.

무엇보다 정작 수능 ‘국어’ 시험 문제 바탕글(지문)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에서 보듯이 ‘정해진 답’을 얼마나 맞혔는지가 우선일 뿐 ‘수학 능력’관 무관하다. 인문사회계 학생 변별력은 ‘수학’에서 자연계 학생은 ‘국어’에서 갈린다.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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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정부가 ‘수시 학종’ 흐름을 ‘정시 수능 확대’로 뒤집은 게 옳은 일인가?

시험 공화국 대한민국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18세를 전후하여 영문도 모른 채 한 날 한 때 ‘국가주도일제고사’를 치른다. 예비고사(1969)-학력고사(1981)-수능고사(1994)로 이어진 시험 전통은 2019년에 이르러 이미 반세기가 지나 3대가 모두 해당된다.

그동안 ‘자격’, ‘학력’, ‘수학능력’을 길렀을까? 그 과정은 대다수가 행복했을까 아님 불행했을까?

2017년 5월 들어선 문재인 정부에서 2022학년도 대입 개혁과 관련해 이미 ‘공론화’ 과정이 있었다. 현행 대입 전형은 학생 80%를 없는 존재로 만들며 ‘수능’은 학생의 미래역량을 측정할 수 없다고 지적되었다. 더욱이 고등학교에서 상위권 대학을 노리는 20%만 집중하며 학습하는 수능은 결코 공정하지 않단다.(국가교육회의 김진경 의장) 재수, 삼수를 할수록 반복해서 (공부)하면 점수 따기 유리하고 돈 들이면 점수를 따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하루아침에 ‘수능 정시 확대’로 급선회했다. ‘대학입학전형 공정성’을 내세워 지난 10여 년간 이어온 ‘수시 확대 방침’을 뒤집고 뜬금없이 정책을 바꾼 것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2025학년도 대입전형방안과 맞물린 논란으로 고2, 고1, 중3, 중2 학년별로 대학 입시 요강이 달라지니 가히 대 혼돈 상태이며 황당하기 짝이 없다.

‘라파엘 발문’ 모형으로 현행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니

주어진 글을 읽고 질문을 만들 때 질문과 답변의 관계에 따라 네 가지 유형의 질문을 만들 수 있다는 라파엘 발문 모형이 있다.

현행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라파엘 발문 모형으로 살펴보면 바탕글(텍스트) 안에서 질문 찾기(유형 1,2)에 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저 바탕글의 특정 부분을 지적하면서 사실을 확인하거나 추론하는 질문인 것이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등을 묻거나, 낱말이나 이은말(구)의 뜻 그리고 핵심어를 묻는다.(유형1) 또 바탕글 안에 흩어져 있는 정보들을 결합해 글쓴이의 주장이나 근거를 묻는 질문, 내용 요약할 것을 요구하는 질문, 바탕글 안에 담긴 내용들의 비교·대조·설명 등을 요구하는 질문이다.(유형 2)

글의 내용과 연관하여 ‘나’의 선행 지식, 경험과 글 안의 근거를 활용하여 답하는 질문(유형3)이나 ‘나’의 생각과 의견을 바탕으로 답하는 질문은 없다.(유형4)

글쓴이에게 바로 묻듯이 질문하고, 글쓴이가 답변하듯 답을 제시하고 문제 해결책을 묻거나 대안 제시를 요구하는 등 새로운 생각을 끄집어냄이 필요한 질문이 없다. 가치 판단과 관련된 것이 많고 토론 주제로 활용하기 좋으며, 본질을 묻는 경우가 바람직한데도 이완 동떨어졌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대학수학능력’을 기르는 것과 달라

실제 ‘수능 시험지’에는 ‘바탕글’과 함께 ‘발문’과 ‘선택지’가 주어진다. 국어 영역의 경우 발문중 ‘다음 중 적절한 것은?’ 유형이 전체 45개 중 25개, ‘다음 중 적절하지 않은 것은?’의 유형이 19개였다.

이전 학력고사가 4지 선다형이었는데 5지 선다형으로 바뀌었다는 차이가 있을 뿐, 단순 객관식이면서 암기형이란 비판을 피하려 꼬고 비틀었지만 이처럼 점수와 등급만 남는 현행 수능 시험은 라파엘 발문 유형 1과 2에 그치고 있다.

다섯 개 보기의 유사도에 따라 난이도가 결정되고, 그 미묘한 차이를 가려내는 것이 참다운 수학능력이라 할 수 있을까?

유사 수능이라 할 고등학교 정기 고사도 두 달에 한 번꼴로 치르고 있는데, 유형 3이나 4의 질문이 아니라 ‘주어진 글’의 어휘나 문장 의미 확인에 그친다. ‘나’와 관련지어 제 생각이나 의견, 느낌을 답하거나 쓰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1968년 ‘국민교육헌장’을 교육의 지표로 삼은 적이 있다. “‘나라’의 융성이 ‘나’의 발전임을 깨달아야”했기에 ‘자신감’과 ‘자존감’은 좀체 기르기 어려웠다.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여 스스로 국가건설에 참여하고 봉사하는 국민정신”을 드높여야 했다. 듣고 읽은 만큼 생각하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말하고 글 쓰는 힘을 기르지 못했다.

고등학교를 나오고 대학을 나와서 ‘대학수학능력’을 기른 것이 아니다. 저마다 다들 한참 지나 ‘반공 민주정신’의 모순을 깨치고 독재자에 맞서며 ‘나’를 세웠고 ‘촛불혁명’에 이르게 된 것이다.

(EBS 캡처)
(EBS 캡처)

'중학교 자유학년제' 전면 실시로 맞춤배움 ‘고교졸업자격=대학수학능력’ 갖추게 해야

문 정부의 교육부에서 2년 남짓 동안 모두 세 번의 대입 관련 개편을 시도하였으나 혼란만 커지고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 당장 2021(현재 고2), 2022(현재 고1), 2023(현재 중3)의 시험체제는 모두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2021년에는 2025년 고교학점제 체제에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는 2028학년도부터 적용될 새로운 수능 개편안을 만든다고 한다. 어떠해야 할까?

교육부의 ‘미봉책’ 중 하나는 논·서술형 수능의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는 듯하다. 수능 시험에서 논·서술형 수능의 요구가 커지면서 일본 ‘센터시험’의 간략 서술 형태나 스위스 민간단체의 국제 바칼로레아(IB) 서술형 평가, 프랑스 논술형 대입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 등을 포함해 검토한단다.

대학수학능력을 말하려면 고교수학능력을 길러야 한다. 2020년 중학교 자유학년제 전면 실시에 맞춰 중2, 중3 전 학년에서 ‘학교 정기 고사’를 없애고 ‘수행평가’와 ‘논술형 시험’을 적용하자. 자유로운 배움으로 고교수학능력을 제대로 길러 고교졸업자격을 제대로 갖추게 돕자. 맞춤배움으로 다진 고교수학능력이야말로 참다운 대학수학능력이기도 할 테니까.

김두루한 참배움연구소장/ 경기고 교사
김두루한 참배움연구소장/ 경기고 교사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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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수 2019-12-13 16:54:08
"듣고 읽은 만큼 생각하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말하고 글 쓰는 힘을 기르지 못했다.

고등학교를 나오고 대학을 나와서 ‘대학수학능력’을 기른 것이 아니다. 저마다 다들 한참 지나 ‘반공 민주정신’의 모순을 깨치고 독재자에 맞서며 ‘나’를 세웠고 ‘촛불혁명’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 부분이 와닿습니다. 실제로 그런 변화가 있었으니까요. 공부로 줄앞에 서서 사회에서 뒤로 밀리는 공포를 벗어나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여전히 많은 우리 사회죠. 그때보다 살 만해진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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