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교장상(像)] 교장 중임제, 왜 폐지해야 하나
[새로운 교장상(像)] 교장 중임제, 왜 폐지해야 하나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12.0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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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진성 홍사당(弘師黨) 정책위원

[에듀인뉴스] 미래 교장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교사는 20년 경력을 쌓으면 관리직(교감)이 되어 교단에서 더는 볼 수 없다. 교장은 8년까지 임기가 가능하며 그 이후에는 공모교장이 되어 8년을 더 할 수 있다. 현재 관리직이 되려면 주로 수업, 생활지도, 학생상담과 관련되지 않은 농어촌 근무점수, 벽지근무 점수, 연구학교 근무점수 등을 모아야 한다. 현장에서는 점수를 모아 승진하는 관리직이 교육에 적합한 제도인지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 수업을 하는 교장, 행정업무를 하는 교장 등 교사가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교장을 원하고 있다. 에듀인뉴스는 밀레니얼 세대 교사들이 바라는 교장상(像)을 알아보는 기획을 마련, 미래 교장상(像)을 제안한다.

■ 연재 순서

1. 정재석 : 왜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확대해야 하는가?
2. 설진성 : 교장 중임제 폐지 필요하다
3. 최봉선 : 내부형교장공모제 교장의 삶
4. 설진성 : 교장 중임제의 대안을 모색하다
5. 박은진 : 내실있는 혁신교육을 위하여
6. 정재석 : 새로운 교장의 역할은 무엇인가?

지난달 22일 교장제도개혁모임이 개최한 '교장제도 개혁 토론 및 결의대회'에 붙은 전교조 현수막.(사진=오영세 기자)
지난달 22일 교장제도개혁모임이 개최한 '교장제도 개혁 토론 및 결의대회'에 붙은 전교조 현수막.(사진=전교조)

[에듀인뉴스] 흔히 교장이 된 사람들은 교육전문성이 매우 뛰어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여기에는 언뜻 당연하다고 여기는 가정이 들어있다. 교장이 될 만큼 공교육에 헌신하였고, 뛰어난 교육전문성을 갖추었기에 교장이 된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지금 교장이 되는 시스템은 교육전문성을 보장해 주지 못하고 있다. 차곡차곡 마일리지를 쌓듯 점수를 모은 행정전문가들이 승진이 쉽게 되고 일찍 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행정전문가가 되는 과정에서 교육전문성을 보장할 수 없고, 승진 대열에 선 중견교사가 학교혁신을 가로막는 구조가 된다. 여기에 더욱 심각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교장 중임제다.

교장 중임제는 승진과정을 통해 임명된 교장은 한 번 더 교장을 할 수 있도록 법으로 보장하는 제도를 말한다. A학교에 교장으로 초임 발령이 나는 것과 동시에 B학교의 교장 자리를 보장해 주는 법적인 장치다.

교장 중임제는 승진맞춤 행동양식을 유발하고, 공모교장제도를 흔들고 있으며 교육혁신을 바라는 학생, 학부모 및 교사의 요구를 안지 못하게 만든다. 다음에는 교장 중임제의 문제점에 대하여 몇 가지 중요한 사항을 짚어가며 논의해 보고자 한다.

승진맞춤 행동양식 "젯밥에만 눈이 멀다"

어느 날 A 교감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번에 교감이 되었는데 교장이 되기 위해서는 원격대학원을 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좀 더 일찍 교장이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점수를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놀라운 것은 이미 석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교원임에도 승진점수를 채우기 위해 석사학위를 또 한 번 따겠다는 심산이라는 것이다.

모임을 같이 하는 B 교사는 젊은 교사인데 열정을 가지고 연구대회를 준비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같이 연구하는 교사들이 이름만 올려놓고 제대로 된 수업연구를 하지 않는다고 토로하였다. 결국 좋은 주제와 열정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낙방하게 되었고 B 교사는 철저한 배신감과 승진제도에 대한 불신을 경험했다.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젯밥에만 눈이 어두워 나타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C 교사는 올해 초빙교사로 전보하였다. 옮기는 조건으로 근무평정 1등급을 3년 보장해주겠다는 교장과의 협상이 있었다. 그런데 옮겨간 학교에 교감 발령을 대기하는 선배교사로 인해서 올해 1등급을 못 받을 수 있다는 걱정으로 밤을 새웠다고 한다.

지금까지 마일리지 쌓듯 점수를 모아서 승진하는 중견교사들의 모습을 예로 들었다. 이런 사례뿐만 아니라 여기에서 언급하지 않은 무수히 많은 사례는 승진점수제가 만들고 있는 모습들이다. 안타까운 것은 승진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드는 것이 교장 중임제라는 것이다.

2019년 3월과 9월 초·중등학교 교장 발령 현황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임혜택을 받고 있는 교장이 새롭게 승진하는 교장의 1.3배에 이른다. 어느 교육청은 약 2배에 이르는 경우도 있었다.

법적으로 보장되는 교장 중임을 지켜주기 위해 신규로 교장 발령이 나지 않게 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아래 그래프는 서울, 경기, 대구, 광주, 인천, 강원, 전북교육청의 초중등학교의 교장 발령 현황을 나타낸 것인데 승진이 약 30%, 중임혜택이 약 39%이다. 중임 통로를 보장하기 위해 승진 통로가 좁혀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교장 발령의 종류.(자료=설진성 교사)
교장 발령의 종류.(자료=설진성 교사)

승진 적체는 승진희망자의 승진맞춤 행동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치열한 승진 경쟁현상은 학교 내에서 민주적 교육과정 운영을 외면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근무평정 1등급이나 승진 대열에 서기 위하여 교무부장, 연구부장 등 중견교사들이 비판적 입장보다는 교장에게 권력을 집중하는 기능을 할 수 있다. 이것은 학교에서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혁신하고 학생들이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어렵게 한다.

매일 학생들과 부대끼며 연구실적과 가산점을 쌓기 위해 2개의 대학원을 다니는 행위, 점수용 연구대회, 청소년단체를 지도하는 지도교사 점수만 챙기기, 근무평정 1등급 뒷거래하기 등 비도덕적인 행위가 나타나는 원인이 된다.

두 번 세 번 공모교장 지원, 짬짜미 응모..."공모교장제 불신만 야기"

승진 임명된 교장들이 교장으로서 임기를 연장하기 위하여 공모교장제를 악용하는 경우가 있다.

공모교장을 했던 임기는 중임 임기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법령의 허점을 이용하여 두 번, 세 번 공모교장에 지원한다. 이는 공모교장제도가 자율적 학교 운영과 공교육 혁신을 위해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고자 하는 애초의 취지를 좀 먹는 행태이다.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교감들끼리 서로 짬짜미로 여러 학교를 공통으로 응모하고 심사과정에서 각각 한 곳씩에 집중하여 당선되는 담합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담합은 일찍 교장 자격증을 취득한 교원들이 중임 찬스를 최대한 느지막이 사용하기 위한 꼼수이다.

이러한 행태는 공교육 혁신을 위해 학교를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학교공동체 구성원의 자율성을 높일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하고자 했던 공모교장제도를 악용하면서 공교육 전체에 불신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승진 임명된 교장은 무조건 한 번만 한다고 했을 때도 이와 같은 현상들이 나타날까? 교장중임 보장을 재논의 해야 하는 까닭이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교육혁신의 걸림돌

앞에서 예를 든 것처럼 교장이 되어 어떻게 학교를 혁신시켜 나갈 것인가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빨리 교장이 되고 싶다는 일념으로 교장이 된 자들이 초임 교장으로서 교육혁신의 장애가 되는 경우가 있다.

혁신학교라 할지라도 보수적인 교장이 오는 순간 교육과정과 교육행정에서의 혁신의 문은 다시 닫혀 버리는 경우가 많다. 학교혁신이 교장실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법령상 학교의 장은 교무를 통할하고 교원을 지도·감독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중임이 된 교장이 학교를 잘 관리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초임기간 4년 동안 학생, 학부모, 교사들은 교장이 성숙하도록 희생해야 하는 존재인가?

물론 교장 역량에는 학교현장에서 경험을 통하여 터득하는 전문성이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특정한 그 학교만의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해당 교장이 형성해야 할 영역이 있다는 존중으로서만 의미가 있다.

초임 교장이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학교 구성원들이 요구하는 민주적 지도성과 참여적 의사결정 역량을 성숙시켜 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따라서 초임 4년 동안에 시행착오를 거치고 중임 교장이 되어 비로소 완성되기 때문에 중임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 근거가 빈약할 따름이다.

오히려 교장 양성제도를 개선하여 장기간 양성기간에 전문성을 갖춘 자가 바로 교장으로 활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니면 적어도 공모교장제와 같이 해당 학교에서 요구하는 요구사항을 잘 대응하여 교장의 역할을 준비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교장단임제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승진적체를 유발하고, 교장공모제를 악용하는 교장중임제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이와 같은 문제점들이 최종 귀결되는 지점은 학교의 학생과 학부모가 요구하는 교육혁신을 수행할 수 있는 교장을 교육주체들이 선택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에 승진임명된 교장의 중임 보장을 폐지하고 단임제를 원칙으로 세울 것을 주장한다. 또한 학부모와 학생, 교원의 의사에 따라 교장을 선택할 수 있는 교장공모제를 확대할 것을 요구한다.

설진성 홍사당(弘師黨) 정책위원
설진성 홍사당(弘師黨) 정책위원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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