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호 에듀인 파트너스 공동대표/ '정시의 원리' 저자

재학생들의 수능쇼크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에듀인뉴스] “문과 1쫙이면 서울대 가지요?”(전과목 1등급을 1쫙이라고 학생들끼리 부름)

수능 성적이 잘 나온 학생들이 묻는 질문이다. 그런데 문과는 현재 수능체계에서는 가혹하다.

1등급 컷에 걸려 전과목 1등급을 받아도 합격 확률이 높은 곳은 경희대, 중앙대 근처가 된다. 즉 국어, 수학, 탐구과목의 백분위가 96이면 이 정도 대학을 가게 된다.

건국대를 보통 94~95로 잡는다. 수능등급으로만 따지면 1등급과 2등급만 있는 학생이 여기에 해당된다.

수시와 달리 정시전형에서는 수능을 고3 때 처음으로 치루게 되므로 수능점수체계를 알기 어렵다. 학생부전형이 약 10여 년간 운영되면서 정시체계는 수능최저를 맞추는 정도로 알 뿐 그 이상 심층적인 내용은 알거나 배우기 어렵다.

그래서 수시전형에서 고교 내신이 1~2등급 이내에 들던 학생들이 수시에서 떨어지고 정시로 넘어오면 소위 멘붕에 빠지게 된다. 즉 자신이 수시 때 희망했던 대학과는 너무 거리가 먼 대학들이 자신이 받은 수능점수로 잡힌다.

전국 일반고 전교 1등 학생들의 수능 점수가 평균 3등급이었다는 풍문이 떠돌던 때가 있었다. 모 기관에서 비공식적으로 집계를 낸 것을 바탕으로 한 것인데,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내신성적에 비해 수능성적이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높았다.

그래서 수시에서 상향위주로 지원하거나 엇비슷한 대학만을 쓴 학생들은 수시에서 실패할 확률이 높았다. 즉 자신의 모의수능점수 기준에서 정시로 갈 수 있는 대학부터 알고 수시 지원대학을 결정해야 했다.

그러나 내신이 1등급 대이므로 스카이부터 잡고 내림차순으로 대학을 지원하다보니 중위권 대학까지는 원서를 쓰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즉 연세대~한양대까지 지원선을 결정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러한 학생들이 수시에 떨어지면 충격으로 인해 정시에서는 하향지원이나 안정지원을 하게 된다.

그러면 종이배치표에 나오는 것과 달리 특정 점수대에서는 빈 곳이 생길 수도 있다. 이 맥락에서 종이배치표나 엑셀배치표의 기준과 다른 지원집단이 탄생하게 된다!

결국 첫번째 수능쇼크는 수시 지원 때와 비교해서 기대와 다른 대학에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때 나타난다.

두 번째 수능쇼크는 재수를 결심한 학생들에게 발생한다.

학생부전형으로 익숙해진 교내 내신공부의 문제 출제 수준과 수능 문제 수준에서 발생한다. 특히 탐구과목의 범위를 다 끝내지 못하고 수능을 치루는 현역 학생들의 입장에서 이런 어려움은 실제로 다가온다.

게다가 이 학생들은 재수학원에서도 버티기 어렵다. 프로젝트 학습이나 발표 학습으로 인해 오래 의자에 앉아 있는 습관을 버린지 오래다. 그러다보니 하루 10시간 정도 진행되는 강의수업에 적응하기 어려운 학생들은 이 학원 저 학원으로 옮겨 본다.

그러다가 찾아간 곳은 독학재수학원이다. 왜냐하면 여기는 쉬는 시간과 공부량을 스스로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삼수까지 가게 된다.

이 매커니즘은 대부분 재수생이 겪고 있지만 누구도 밝히지 못하는 불편한 진실이다.

송민호 에듀인 파트너스 공동대표/ '정시의원리' 저자
송민호 에듀인 파트너스 공동대표/ '정시의원리'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