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광주 상무초등교 교사

[에듀인뉴스] 교실 속 교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시선을 달리하는 것만으로 행복 쟁취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나를 냉철하게 바라볼 힘을 기르는 것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 그래서 굳은 마음을 먹고 내가 먼저 도전해본다. <에듀인뉴스>는 소소한 일상을 낯선 시선으로 해석해 보고, 문제의 본질을 깊게 들여다보기 위해 매일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연습을 통해 교사의 성장을 돕고 싶다는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의 성장연습에 함께 발을 맞춰 보고자 한다.

[에듀인뉴스] “회장에 당선된다면, 학교 우유를 흰 우유에서 초코, 딸기 우유로 바꾸겠다고 공약을 낸 학생이 회장이 됐는데요. 학교 사정으로 공약을 이행하지 못해 학생들에게 심한 놀림을 받고 전학까지 생각하고 있는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과연 좋은 방법이 있을 수 있을까? 방법이 있더라도 없다고 말하고 싶다.

학생이 놀림 받고 힘들어 할 때까지 어른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 회장 후보자들이 공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어떤 교육적 지도가 이루어졌단 말인가? 혹시 공약 만드는 과정을 신제품을 개발하는 발명 아이디어 경진대회와 동격으로 여긴 것은 아닐까? 과연 학생들은 공약이 무엇이고, 좋은 공약을 만들기 위해 어떠한 과정을 통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가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은 것일까?

실제로 학생자치 관련 연수와 컨설팅에서 선생님들께 여쭤보면 학생자치회 회장단 선거 전에 공약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학교 실정과 학생들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한 공약을 만들고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시간상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선거 전, 공약심의위원회 개최를 통해 후보자간에 공약의 장단점을 비교‧분석해보고 개선해야 할 부분들을 상호 토의‧토론하는 과정은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상부상조하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이 과정이 다음 학기 학생자치회 활동 기틀을 세우는 활동인 것이다.

2학기가 시작되는 시점부터가 자치회 임원들의 자치역량이 키워지는 것이 아니다. 공약을 만들어가는 과정부터 다음 학기 자치회 활동이 시작되는 것이다. 학생들 여론이 잘 반영된 공약은 2학기 자치회 계획으로 그대로 모양만 달리하면 된다. 그러니 이 얼마나 중요한 과정을 지금 진행하고 있는 것인가?

그럼, 간단하게 좋은 공약이 될 수 있는 기준에 대해서 알아보자.

학생 회장 선거에 나온 후보자의 공약 예시.(사진=김경희 교사)
학생 회장 선거에 나온 후보자의 공약 예시.(사진=김경희 교사)

위의 기호 1번, 기호 2번 후보자 중 기호 1번의 공약이 더 구체적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기호 2번 후보자의 공약에‘안전,‘쾌적,‘봉사’등의 단어를 보고 이를 좋은 공약으로 쉽게 단정 짓는 경우가 많다.

기호 2번 후보자에게 물어보자. ‘공약의 실천 여부를 어떻게 보여주실 것인가요?’, ‘여기서 말하는 안전이란 어떤 상태를 말씀하시나요?’

이 질문만으로도 목표에 따른 구체적인 행동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좋은 공약이란 무엇보다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약 이행 여부를 직접적으로 설명할 수 있거나 확인이 가능할수록 구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떠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공약을 구체화해가다 보면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선명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곧 겨울방학이 시작된다. 몇몇 학교에서 다음 학기 회장단을 선출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시면서 공약심의위원회 개최 관련 도움을 요청하신다. 강의 일정 조정 후, 자치 행사 담당 선생님께 힘을 주어 말씀드린다.

“선생님, 공약 만드는 과정은 분명 발명아이디어 경진대회와 다릅니다! 이 말의 무게감을 선생님과 함께 느끼고 싶네요.”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