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로 읽은 오늘] 공공재 '무상교육' 고민에 빠진 프랑스
[프랑스로 읽은 오늘] 공공재 '무상교육' 고민에 빠진 프랑스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12.12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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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프랑스 파리 로지스틱 회사원

"교육기회 제공 앞서 국민 책임감 키우는 교육 필요"

[에듀인뉴스] "저희는 프랑스 파리에 사는 행정가, 건축가, 예술가, 보건전문가, 경영전문가 평범한 직장인과 유학생입니다. 언젠가 자신의 전공과 삶을 이야기하다 한국의 많은 분과 함께 나누는 매개체가 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서로 다른 다양한 전공과 각자의 철학과 시선으로 느끼고 바라본 프랑스의 이야기에서 시사점을 얻어가길 바라며 프랑스의 한국인 5명의 이야기를 관심 갖고 지켜봐주십시오."

프랑스에 살며 느낀 이야기를 국내에 소개하는 (왼쪽부터)옥승철, 전우휘, 이재현, 홍성주, 유무종님.
프랑스에 살며 느낀 이야기를 국내에 소개하는 (왼쪽부터)옥승철, 전우휘, 이재현, 홍성주, 유무종님.

화려한 이면 속 현실 마주하는 프랑스 고등교육

[에듀인뉴스] 2019년 노벨 경제학상으로 프랑스인 에스테르 뒤플로가 공동 수상했다. 미국 MIT 교수를 엮임 하고 있는 수상자는 최연소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그리고 두 번째 여성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라는 타이틀까지 얻었다.

정작 그녀의 이슈는 다른 나라에 비해 자국 프랑스 내에서 크게 부각되지 않은 느낌이다.

최근 5년 동안, 프랑스는 2018년 물리학상으로 제라드 무후, 2016년 화학상으로 장피에르 소바주, 2014년 경제학상으로 장 티롤, 문학상으로 파트리크 모디아노라는 노벨상 수상자를 길러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독일과 비교해 노벨상 수상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국가여서 그런지 자국민의 노벨상 수상 뉴스가 생각보다 많이 익숙해져 있는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뿐인가? 과거 나폴레옹, 드골, 파스칼, 빅토르위고, 데카르트, 파스퇴르, 사르트르 등 프랑스는 유럽을 넘어 세계적으로 정치, 경제, 과학, 예술, 문화 방면에서 다양하고 뛰어난 인물들을 줄기차게 배출시킨 국가의 시민들 아닌가.

위에서 열거한 프랑스 출신 전문가들은 각자의 뛰어난 재능이 충분히 있었겠지만, 과거부터 차곡차곡 쌓인 역사와 자료 그리고 다양한 시각을 허락하는 프랑스 고등교육이 뒷받침했는지 모른다.

프랑스 고등교육을 우리는 소위 엘리트 교육이라 일컫는데, 소수 학생들이 가는 엘리트 고등교육 기관 그랑제콜과 대다수가 진학하는 일반 대학교 큰 두 뿌리로 나누어 교육하고 있다.

그랑제콜은 고등학교 성적 최상위에 속하는 학생들이 고교 성적으로 프레빠라는 그랑제콜 준비 과정(2년)에 입학해 과정을 이수한 후, 콩쿠르 또는 프레빠 성적에 따라 상경계, 이공계 그랑제콜로 진학한다.

정치 대학과 여러 다른 전공의 학교들도 그랑제콜에 속하기도 한다. 일반대학의 경우 대부분 국립대이며, 프랑스 대입시험인 바칼로레아를 통과한 대다수 학생이 각자 원하는 전공에 맞춰 인기 학과를 제외하고 특별한 경쟁 없이 입학한다.

다만 법대나, 의대, 약대 등은 일반 대학 범주에 들어가지만 전문의 시험을 따로 준비해야 하는 학과 특성이 있어 진급에 어려움이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노력하는 이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

프랑스의 고등교육은 학비에서부터 우리가 익숙한 영미권과 차이가 난다. 이공계 그랑제콜의 경우 에콜 폴리테크의 학비 0유로를 필두로 많게는 7천유로의 학비가 있는 곳도 있지만, 연 평균 600유로 수준이다.

반면 대부분 상경계 그랑제콜과 파리정치대학의 경우 1만유로에서 2만유로를 상회한다. 이공계와 비교했을 때 비싼 감은 있지만 영미권에 비해선 아주 저렴(?)하다.

일반대학의 학비는 2018/2019년 기준 학부 연 170유로, 석사 243유로, 박사 연 380유로이다. 상위 몇 프로를 제외하고 일반 대학에 진학하는 대부분 프랑스인 입장에서 프랑스 고등교육은 나라에서 지원하는 평준화 교육이며 경쟁을 떠나 각자 선택에 맞춰 진학이 가능한 권리로 받아들인다.

그리하여, 일반대학 시스템을 통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재정적 부담 없이 꾸준히 할 수 기회를 얻는다. 이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학생들은 그들이 원하는 공부에 집중해 충분한 전문지식을 습득하여 사회에서 좋은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뿐 아니라 이미 그렇게 하여 좋은 결과를 얻는 사람들도 꽤 있다.

최고는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시스템은 아주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국립대 무상(?)교육의 결과와 허용 범위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프랑스 고등교육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있을까?

정부 발표 수치를 보면 다소 의아한 숫자들과 마주하게 된다. 2018년 11월 프랑스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졸업 기준으로 2013~14년 일반 국립대에 진학한 30%는 1학년을 마치고 그만두는 것으로 나왔다.

생각했던 공부와 다르거나 또는 새로운 기회의 발견으로 학업을 중단한 학생들 또는 아예 등록 후 수업에 나오지 않은 전체 학생의 수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수치를 한 인간의 선택의 자유를 위해 사회와 학교가 적절한 허용해도 되는 타당한 근거로 제시될 수 있을까?

더 대두되는 문제는 유급 없이 졸업하는 학생들의 수이다. 위와 동일하게 2017년 졸업 기준으로 2013~14년 진학한 학생들 중 3년만에 졸업하는 학생은 전체 평균 28.5%, 4년에 졸업하는 학생들은 41.2% 나왔다.

2019년 12월에 발표한 자료를 통해 본 2018년 졸업 결과를 보면 3년만에 졸업하는 학생은 0.7% 오른 29.2%, 4년에 졸업하는 학생 수치는 41.9%로 집계되었다.

문학계열, 상경계열, 이공계열 평균 유급 없이 졸업 하는 학생 수는 평균 30%대 사이로 집계 됐지만, 직업반 계열의 학생들은 그 중에서 가장 낮은 10프로 미만이 유급 없이 일반 국립대학을 졸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바칼로레아 합격 수치는 전체 학생에 88.1%에 달하는데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소위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그랑제콜로 빠졌지만 현재 대학 수준이 바칼로레아만 통과하면 입학하는 학생들에게 따라가지 못할 정도의 고난이도에 따른 문제인지, 아니면 주어진 학업에 대해 진지하게 임하지 않은 학생들의 태도로 비롯된 것인지, 적극적 문제 제기가 필요해 보인다.

왜냐하면 아무리 상위계층의 탁월성이 인정되더라도 한 나라는 단순히 상위계층으로만 이루어진 사회가 아니기 때문이며 이것은 국가 전체의 경쟁력과도 밀접하기 때문이다.

한 현직 고교 영어교사도 “일반 대학의 경우, 학비 문제가 거의 해결돼 모두가 쉽게 고등교육에 접근하는 것이 큰 장점인 반면 대부분의 학생이 강력한 동기부여를 발휘해 수업에 충실한지는 미지수다”라고 강조했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늘어나는 학업 중단과 유급 학생 수...프랑스 정부의 선택은?

일반 국립대학에서의 학업 중단과 유급 학생의 수가 계속 이정도로 유지된다면, 이는 정부, 대학교, 학생 모두에게 족쇄를 채우는 것일 것이다. 교육예산을 짜는 정부입장에서는 진로 변경, 유급 학생들에게 계속 재정 지출이 생겨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통계를 보면, 일반 국립대학에 학생 수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2013년 150만명에서 2020년 161만1000명으로 증가를 예측하고 있다.

즉 재정지출 확대가 없는 한, 한 학생을 위한 예산은 당연히 줄어들게 되며, 이럴 경우 재정을 지원받는 일반 국립 대학 입장에서는 글로벌 시대에 맞서, 자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학생을 키우기 위해 꼭 필요한 학교 시스템의 효율성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정 지출에 극도로 민감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교직원, 교수 처우와 아시아권과 미국권 대학들과의 교류 있어서도 상당히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 결과, 학생들은 개선되지 못한 학업 시스템과 진지하지 못한 학업 분위기로 인해 그들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 올리지 못하게 되고, 그랑제콜 및 사립학교와의 실력, 기회 제공의 격차만 벌어져 결국 모두가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공공재정 투입 전에 국민 책임 의식 고취 교육 필요해

화려한 소수 상위그룹 결과로만 프랑스 교육 전체를 평가하기 보다는 대다수가 진학하는 일반 국립대학의 현 모습 또한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정부는 정해 놓은 가치 속에서 무엇이 옳다는 접근 방식보다는 지금까지 이어온 시스템의 좋은 점은 이어받고 개선해야 할 부분은 철저히 분석해 과감히 실행에 옮기는 용기가, 학생들은 선택의 존중과 자유 속에서 제공받은 기회에 대한 책임의식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더불어 우리나라 또한 프랑스 고등교육의 현재 결과를 보며, 엘리트 양성, 교육기회 제공, 그리고 공공재정에 대한 국민의 책임 의식을 심는 교육 시스템을 준비하면 어떨까?

이재현

이재현. Université Grenoble Alpes에서 LEA(영어, 중국어)로 학부를 마친 후, 파리 12대학에서 매니지먼트, 국제무역학과 석사 학위 취득했으며 현재 파리 로지스틱 회사에 근무 중이다. "20 대 초반 , 한국과는 모든 것이 너무나도 다른 프랑스로 우연치 않게 유학오게 되었다. 프랑스 국립대학 학부와 석사 하며, 동시에 3번의 다른 대통령이 이끄는 프랑스 체제 내에 사는 동안 평범한 한 한국 유학생의 눈에 비춰졌던 프랑스의 모습을 공유하길 원한다."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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