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 경기 시흥 장곡중 교사

행복해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일까

[에듀인뉴스] 토론수업이 수업 혁신의 주요 방안으로 등장했지만, 선뜻 시도하기는 어렵다. 이런 토론수업을 쉽게 하는 방안으로 최근 그림책 토론이 인기다. 현장의 그림책 토론을 주도하는 ‘그림책사랑교사모임’ 교사들은 그림책을 읽으며 웃고, 울고, 추억을 떠올리며, 현재 삶의 모습을 직면하는 가 하면 밝은 미래를 꿈꾸고, 삶과 죽음·사랑·우정 등 기본적 가치를 고민하며 지혜를 얻었다고 한다. <에듀인뉴스>는 ‘쉽고 재미있게 생각을 나누는 그림책 토론’을 집필한 그림책사랑교사모임 회원들과 그림책이 주는 마법의 비밀을 공유하고자 한다.

 글 구사바 가즈히사|그림 헤이안자 모토나오|역자 김지연|책과콩나무|2013
 글 구사바 가즈히사|그림 헤이안자 모토나오|역자 김지연|책과콩나무|2013

[에듀인뉴스] 행복은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가치이다. 삶의 목적을 묻는 질문에 대사수 사람들은 행복을 꼽는다. 행복은 다른 가치의 수단이 아니라 목적 그 자체이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것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학생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주변 친구들을 경쟁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친구들보다 한발 앞서 나가는 것을 중요시한다. 이런 상황에서 행복의 비밀을 찾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대부분 학생들은 돈이면 뭐든지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돈=행복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물질적 풍요만으로 행복을 얻을 수 없다는 점에 대해 알아보고자 그림책 『행복을 파는 남자』를 선택했다.

『행복을 파는 남자』는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사는 시골 마을 사람들 이야기를 다룬다. 도시처럼 많은 것을 갖고 있지는 못하지만 농사일을 하며 자신들의 삶에 만족하며 사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파는 남자들이 찾아온다. 이들은 행복을 전해주겠다며 전기, 텔레비전 등을 소개한다. 마을 사람들은 밤을 밝히는 전기, 세상의 벌어지는 일을 알게 해주는 텔레비전을 갖고 싶어 마을의 나무들과 교환을 한다.

그리고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떠난다. 하지만 이들은 이내 몸과 마음이 병들게 된다. 병든 몸을 이끌고 다시 마을로 돌아온 후 행복은 물질적 풍요만으로 얻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림책 읽은 느낌

그림책을 함께 읽고 그림책 읽은 소감을 사물과 연결해서 발표하게 했다. 보통 소감을 발표하게 하면 학생들은 ‘재밌어요’, ‘좋았어요’ 등 단순한 느낀 점 정도를 말한다. 그래서 그림책을읽은 소감, 느낌을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면서 생각하는 힘을 기르게 했다.  

• 그림책을 읽은 느낌은 치킨과 같다. 왜냐하면 그림책 속에서 사람들이 일시적으로 행복감 을 느꼈듯이 치킨을 먹게 되면 먹는 순간만 행복하기 때문이다. 
• 그림책을 읽은 느낌은 물음표이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행복을 느끼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자료=김준호 교사)
(자료=김준호 교사)

두 마음(천사-악마) 토론하기

토론 전 활동을 하고 난 후 ‘행복해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일까?’ 주제로 두 마음(천사-악마) 토론을 실시했다. 인간에게는 늘 두 마음이 공존한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느 한쪽을 선택하기 어려워 고민하기도 하고 선택한 결정에 대해 후회하기도 한다. 이런 두 마음(특히 선한 마음과 악한 마음)의 갈래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토론이 두 마음 토론이다. 

학생 토론 결과물.(사진=김준호 교사)

나도 철학자

토론의 마무리 활동으로 행복 개념을 정의 내리게 했다. 철학자들만 행복을 정의하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도 자신들의 삶과 세상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자기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개념 정의를 할 수 있다. 이번에는 글과 그림으로 행복의 개념을 정의했다.

토론 전 활동으로 낱말 연결하기 활동을 해서 학생들은 어렵지 않게 행복의 개념을 정의 내렸다. 학생들이 정의한 행복의 개념이 철학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현실적으로 더 가깝게 다가온다. 

김준호 교사가 수업 중 그림책 '동물원'의 표지를 설명하고 있다.(사진=김준호 교사)
김준호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