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광주 상무초등교 교사

[에듀인뉴스] 교실 속 교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시선을 달리하는 것만으로 행복 쟁취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나를 냉철하게 바라볼 힘을 기르는 것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 그래서 굳은 마음을 먹고 내가 먼저 도전해본다. <에듀인뉴스>는 소소한 일상을 낯선 시선으로 해석해 보고, 문제의 본질을 깊게 들여다보기 위해 매일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연습을 통해 교사의 성장을 돕고 싶다는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의 성장연습에 함께 발을 맞춰 보고자 한다.

[에듀인뉴스] 벌써 12월 중순을 넘어가고 있다. 동료 선생님들과 학생들과 1년간 진행해 온 연구 동아리 활동 결과물들을 정리해서 제출하는 시기이다.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온 만큼 정리해야 할 것들이 많아 부담감도 있지만, 마음 한 편에서는 1년간의 활동들을 차분하게 돌아보면서 발견할 수 있는 구성원들의 변화와 성장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임도 함께 한다.

학생 책출판기념회 발표회 모습.(사진=김경희 교사)
학생 책출판기념회 발표회 모습.(사진=김경희 교사)

문득 저물어가는 2019년 달력을 물끄러미 보다가 몇 년 전, 학생자치 철학으로 학생 동아리 활동 결과 발표회 준비를 했던 아름답던 추억도 함께 떠오른다.

“선생님, 몇 분 후에 발표 장소에 도착하죠?”

“5분 정도 더 가야할 듯한데…….”

“애들아! 한 번 더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한 번 더 해보자!”

책쓰기 동아리 학생들과 학생 책출판 기념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밴을 타고 발표장소로 향했던 12월 이맘때 일이다.

지도교사인 나는 학생들에게 발표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잘하려고 하면 부담감이 느껴져 더 떨릴 수 있으니 그동안 해왔던 것을 차분하게 전달하는 기회로 삼자는 몇 마디 당부가 전부였다. 그러나 학생들은 스스로 한번이라도 더 연습해보자며 움직이는 차 안에서 서로의 발표 대본을 계속해서 맞춰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새내기 시절, 교육청 주관으로 무수한 대회가 열렸던 시기, 시낭송 지도교사로서 부단히도 애썼던 기억이 있다. 애쓴 만큼 좋은 결과를 얻곤 했지만 대회를 마치고 나면 학생도 나도 지쳐서 다음에는 결코 이런 경험은 하지 않으리라 다짐하곤 했다.

교사가 학생보다 의욕이 앞서다보니 서로가 지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이런 일은 더 일어나지 않았다. 학생자치활동에 관심을 갖고 발표회 또한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과정을 디자인하다보니 이제는 교사가 아닌 학생들이 선생님께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면서 발표할 내용을 스스로 만들어갔던 것이다.

준비 과정부터가 달랐다. 지도교사인 내가 학생들의 발표 대본을 짜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학생들과 둘러앉아 우리가 어떠한 목적에서 이 활동을 했고, 어떤 과정을 거쳤으며, 이 과정을 통해 성장해 온 것들이 무엇인지를 풀어낼 수 있도록 질문을 해 줄 뿐 이였다.

학생 중 한 명이 칠판에 우리들이 나눈 이야기를 마인드맵으로 구조화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가끔 구조화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면 나는 그 부분만 명확하게 잡아주면 되었다. 대화가 마무리되면 칠판에 그려진 마인드맵을 보면서 각자의 발표 내용을 정하고 발표 순서를 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모두가 고르게 발표할 수 있도록 발표 양을 좀 더 나눠보자.”

“우리가 이것을 하게 된 이유와 과정들을 이야기 형식으로 만들어보면 어때?”

“소리가 조금 약하다. 큰 목소리로 또박또박 정확하게 발음해야 할 것 같은데.”

“각자 이것을 하면서 알게 된 점이나 느낀 점을 순서대로 발표하면서 마무리하자!”

분명 그동안 동고동락해 온 덕분에 이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을 것이다. 서로 의견을 조정하고 합의해가는 과정을 가만히 지켜보면서 부쩍 성장한 학생들의 모습을 추억하며 미소를 짓게 되는 12월이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