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원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 하나고 교사

 

(사진=mbc 캡처)

[에듀인뉴스] 하나고 편입학전형에서 평가자의 서류심사 평가표가 바꿔치기 됐다는 사실이 MBC 뉴스보도를 통해 확인됐다. 게다가 수년간 하나고 입학관련 대외비가 담긴 하드디스크를 파면이 요구됐던 정 아무개 교감이 퇴직하면서 무단으로 반출했다. 학교 측에서 돌려달라는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게 현실에서 가능한 일인가. 보통 사람들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지원자의 정보와 학생선발의 중요한 데이터가 담긴 학교의 입학관련 하드디스크를 무단으로 반출한 것도 상상을 초월하는 범죄행위인데 해당 학교장은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조차 하지 않았다. 게다가 검찰은 증거가 인멸되고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떠한 강제 수사나 압수수색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 사건 일체가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성상헌, 담당검사 신도욱)에 배당되어 고발인 조사를 마친 상태다. MBC 스트레이트 탐사보도와 뉴스보도를 통해 동아일보 김재호 사장의 자녀가 하나고 편입학 입시비리 의혹에 연루되었다는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관련하여 증거자료들도 계속해서 추가로 제시되면서 부정입학 의혹이 일파만파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고 편입학 시험에서 서류심사와 면접심사의 평가표에는 이 아무개 교사와 조 아무개 교사 등, 남교사 단 두 명이 직접 평가하고 서명까지 한 것으로 하나고와 교육청을 통해 공식 확인했다.

그런데 MBC 이재욱 기자가 입수한 서류심사 평가표에는 이 아무개 교사와 조 아무개 교사의 필적과는 확연하게 다른 두 명의 필체가 추가로 확인됐다. 다른 두 명의 여성으로 추정되는 제3자의 글씨와 숫자가 확인됐다. 필적 감정 전문가의 견해로도 이 아무개 교사와 조 아무개 교사의 필체와 명백하게 또 다른 2명이 추가로 개입된 것이라고 확인해 주었다. 

그렇다면 이제 검찰 수사는 당사자들이 이런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공모한 결과인지 아니면 평가에 참여했던 당사자들도 모르게 더 윗선에서 그들의 서류심사 평가표를 무슨 이유에서 바꿔치기를 했는지 검찰이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하나고 입시비리 의혹을 대하는 검찰의 태도는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입시비리와 채용비리만큼은 엄벌에 처하도록 하겠다는 말조차 무색하게 만들었다.

조국 전 장관 자녀의 대학입시 특혜 의혹과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위해 필요했던 총장상의 직인을 위조했는가 여부로 엄청난 검찰인력을 투입하며 자녀의 학교생활기록부까지, 속된 말로 "탈탈 털어가면서" 조사했던 검찰의 태도와 비교할 때, 하나고 편입학 전형의 서류심사 평가표를 조작했을 수도 있다는 추론이 가능한 상황에서 부정입학의혹 관련 수사는 균형과 형평성을 잃어도 한참 잃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보여주었던 입시비리의혹 수사에 대한 단호한 의지와 태도가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난다.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을 압수수색 할 정도로 검찰 수사에 성역은 없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집무실을 압수수색 할 정도로 거칠 것 없는 검찰이 무엇이 두려워서 강제 수사를 주저하고 있는가. 공평무사한 자세로 입시비리를 바로 잡아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갈구하는 청년 세대의 분노와 노여움에 응답할 차례다. 

MBC 탐사보도 스트레이트 진행자가 오죽하면 "단군 이래 최대의 입시비리"라고 통탄을 했겠는가. 최순실 딸 정유라가 이화여대에 부정입학했다는 이유로 촛불시민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다. 또 전직 대통령이 탄핵되는 시발점이 됐다. 조국 전 법무장관 후보자는 자녀의 대학입시특혜 의혹으로 결국엔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입시비리 의혹은 사회 정의와 균등한 기회와 공정한 과정 그리고 정의로운 결과를 훼손하는 처사로 용서받기 어려운 범죄 행위에 해당한다. 이 시점에 검찰이 명심해야 할 것은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이다.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면 검찰은 이제 더는 이 땅에서 설 곳이 없다는 점을 깊이 새겨야 한다. 

전경원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소장/ 하나고 교사
전경원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소장/ 하나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