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다정 교사 "예술 덧입히면, 교육이 더 풍부해지지 않을까요?"
[인터뷰] 이다정 교사 "예술 덧입히면, 교육이 더 풍부해지지 않을까요?"
  • 지성배 기자
  • 승인 2019.12.19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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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쿨 원격연수 '교육에 예술을 덧입히다' 오픈 이다정 경기 신능중 교사

교육과 예술은 별개 아냐..."예술이 스미는 교육 변화 함께 나누고파"
완성도 집착한 한국 예술교육..."활동 과정서 자신 꺼내도록 도와야"

[에듀인뉴스-티스쿨원격교육연수원 공동기획] 교사들의 배움 나눔이 교육현장에서 활발히 진행중이다. 과거, 연수(硏修)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던 딱딱하고 형식적인 강의를 넘어 교육현장에서 자신이 갈고 닦은 사례를 소개하고 공유하는 형식으로 진화하는 모양새다. 에듀인뉴스는 티스쿨원격교육연수원과 함께 연수 프로그램을 개설자 소개 기획을 마련, 독자들이 필요로 하는 연수 프로그램에 한 발 짝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교육과 예술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 예술이 교육에 덧입혀지면 새로운 교육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예술이 스미는 교육의 변화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

교육과 예술이 함께 하는 연수 ‘교육에 예술을 덧입히다’를 티스쿨원격교육연수원(이하 티스쿨)에서 오픈한 이다정 경기 신능중 교사는 휴직 3년차에 원격연수 강사가 됐다. 

학교를 떠나 예술을 보며 학교를 생각하니 학교가 애틋해졌다는 이 교사는 현장 활동 예술가의 목소리를 담고자 수업을 참관하고, 학교 안 예술교과에서 이뤄지지 않는 교육연극, 시, 춤 등 콘텐츠를 다뤘으며 심지어 랩퍼로 활동하는 제자를 만나 그들의 삶을 경험해보기도 했다.

그렇게 나온 이번 연수는 평소 이 교사의 철학과 소신이 잘 담겨 있다.

“결과물 완성도에 집착하는 예술교육을 하는 것은 학생들이 아닌 단지 내 만족 때문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교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유연성' 같다. 맞다고 생각한 것이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 익숙하지 않은 것도 받아들이는 마음, 변화를 시도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다정 교사의 깨달음은 곧 연수 콘텐츠에 담겼다. 연수 커리큘럼에 고정된 틀 벗어나기, 교육은 경계를 허물고 함께 하는 것, 이상한 수업이라도 괜찮아 등 기존 정형화한 시각을 벗어난 주제의 강의가 곳곳에 포진돼 있다.

“무엇을 위해 교육하고 있는지 질문이 차오르는 선생님이라면,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교사는 자신의 연수 콘텐츠는 예술과 상관없는 과목, 전공자가 아니어도 함께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교육 전반에 예술적인 요소가 접목돼 아이들에게 예술적인 감성을 자연스럽게 심어줄 수 있어 다양한 교사와 함께 하고 싶다고 한다.

북유럽 교육 탐방에서 “덴마크에서는 예술을 어떤 방법으로 평가하나요?”라는 질문에 “예술은 우리가 삶에서 누리고 추구할 것입니다. 평가하는 것이 아닙니다”라는 답변을 듣고, 그간 평가에 매몰돼 중요한 것을 놓쳤다는 깨달음을 얻었다는 이다정 교사. 이러한 깨달음을 현장 교사들과 함께 하기 위해 ‘교육에 예술을 덧입히다’ 원격 연수를 기획하고 세상에 내놨다는 이 교사를 만났다. 아래는 이다정 교사와의 일문일답.

이다정 경기 신능중학교 교사. 수업과성장연구소 연구원. 티스쿨원격교육연수원 '교육에 예술을 덧입히다' 연수 강사.(사진=티스쿨)
이다정 경기 신능중 교사. 수업과성장연구소 연구원. 티스쿨원격교육연수원 '교육에 예술을 덧입히다' 연수 강사.(사진=티스쿨)

▲이다정 교사는 누구인가.

‘아름다움을 누릴 권리, 행복한 삶을 누릴 권리를 찾도록 안내하는 교사’를 꿈꾸는 경기 신능중학교 미술교사 이다정 입니다. 학부시절엔 서양화를 전공하고 예술가를 꿈꾸다가, 사랑하는 예술만큼 귀한 교육의 길로 오게 되었습니다.

초임시절엔 생각했던 것과 다른 학교를 경험하며 ‘나와 맞지 않는 것인가?’ 괴로워하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수업이 예술로 느껴지며 교사로 사는 삶의 기쁨을 느끼게 되었지요.

공부를 하면 할수록 ‘교육’과 ‘예술’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술성은 그동안 교육에 빠져 있었던, 회복되어야 할 부분이더라고요. 그래서 연수 콘텐츠까지 제작하게 되었네요.

수업은 일상이라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자기 패턴에 갇혀 그 다음으로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생님들과 발맞추어 걷듯 고민을 들으며 새로운 알아차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은 공교육을 회복하는 하나의 좋은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제게 예술과 교육은 모두 소중한 것이라서 지금은 그 경계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티스쿨에 ‘교육에 예술을 덧입히다’를 주제로 프로그램을 열었다. 원격연수는 처음 오픈한 것으로 안다. SNS를 통해 기쁨을 표현하기도 했는데, 교사 연수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원격연수 오픈에 대한 마음을 표현한다면.

기성세대인 교사들이 살아오는 동안 예술적 경험을 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는 안타까움에 교사 연수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문화예술역량강화를 위한 연수기회가 생기긴 했지만 전시회, 음악회를 한 번 다녀오는 일회적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러한 움직임도 반가운 일이지만 단순한 힐링 으로만 예술을 접해서는 안 될 것 같았습니다. 예술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그것 외에도 많거든요. 교육의 유연한 변화를 위해 작은 디딤돌 하나를 놓아보았습니다.

예술을 향유하는 것은 모두의 권리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소질의 유무를 떠나 그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안내하고 싶고, 선생님들에게도 그 권리를 찾으실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기존에 없던 것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무엇보다 용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것은 쉽게 수용되기 어렵기 때문이죠. 제작과정이 힘들었는데 이런 새로운 시도를 긍정적으로 보아주시는 분들이 많아 기뻤습니다.

예전에 예술은 ‘알 수 없는 그 무엇’이라고 일컬어지기도 했었는데요, 그만큼 어떠한 객관적이고 명확한 것과는 거리가 먼 것이기에 공정한 평가가 중요한 교육에서 예술적인 요소들은 빼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그동안 배제되었던 것들, 인문학과 예술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시대의 변화는 이전에 교육이라 여겨졌던 것 자체를 바꾸어야 하는 상황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교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유연성’이 아닐까요? 지금까지 맞다 생각해 왔던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 내게 익숙하지 않은 것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 얼마든지 변화하고 시도해 볼 수 있다는 태도 같은 것이요.

이런 요소들은 끊임없이 질문을 통해 발전해 온 예술에서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왜 이다정 교사의 연수를 들어야 하나. 자기 연수만의 특징이 있다면.

어떤 영역이든 익숙해지면 고착화되기 마련입니다. 생각도 매몰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다른 영역과의 경계에 서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연수는 그러한 시도입니다.

휴직 후 3년, 학교 밖으로 나와 지낸 시간동안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술을 보며 학교를 생각하다보니 학교가 애틋하게 느껴졌어요. 다시 돌아가기 전 학교 밖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경험해 보려고 발로 뛰었습니다. 현장에서 활동하시는 예술가님들의 목소리를 담고자 예술 강사님들 수업을 참관하기도 하고 예술가 분들을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학교 안 예술교과로 다루어지지 않는 교육연극, 시, 춤에 대해 다루었고, 랩퍼로 활동하는 제자들과도 함께했습니다.

이러한 시간동안 얻은 통찰과 생각들을 공유하고자 만든 연수 콘텐츠입니다.

예술은 우리 삶에 일부이기에, 교과에 상관없이 많은 선생님이 함께 했으면 합니다. 연수명처럼 예술이 교육에 덧입혀지면 새로운 교육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급진적인 변화보다 예술을 통해 스미는 변화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조금 더 예술로 가까이 다가가, 새로운 생각을 해 보고 교육에 적용해 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다정 경기 신능중학교 교사. 수업과성장연구소 연구원. 티스쿨원격교육연수원 '교육에 예술을 덧입히다' 연수 강사.(사진=티스쿨)
이다정 경기 신능중학교 교사. 수업과성장연구소 연구원. 티스쿨원격교육연수원 '교육에 예술을 덧입히다' 연수 강사.(사진=티스쿨)

▲예술, 어렵게 생각하면 한 없이 어렵고, 쉽게 생각하면 한 없이 쉽다고 한다. 예술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예술은 나와 상관없는 것, 탁월한 소질이 있는 사람만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교육과 예술이 별개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내 수업도 예술이 될 수 있고, 나의 삶도 예술이 될 수 있기에 용기 내어 많이 접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스스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세요. 우리가 하는 많은 생각은 사실 진짜 내 생각이 아닌 경우가 많거든요. 같은 삶을 살아도, 같은 수업을 해도 예술적인 요소가 더해지면 훨씬 풍성해지고 만족도도 높아질 수 있죠. 예술에 관심만 있다면 얼마든지 다양한 방법으로 친해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교육에서 추구해야 할 것은 ‘인간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술이 추구하는 바도 이와 비슷합니다. 어쩌면 교육과 예술은 같은 것을 지향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술 교육의 문제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예술 교육이 추구해야 할 방향을 제언한다면.

예술이 추구하는 본질적 속성보다 외형적인 형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문제입니다. 저도 한 때는 결과물 완성도에 집착했던 교사였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단지 나의 만족이라는 것을 깨닫고 수업의 방향이 달라졌지요.

결과물이 세련되지 못하더라도 활동 과정에서 자신을 꺼낼 수 있어야 하고, 흠뻑 빠져 표현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술은 자기 자신을 아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자신을 아는 것은 시행착오 과정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자신을 꺼내어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실패도 해보고, 다시 시도도 해보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의 가치를 소홀히 해왔던 것 같습니다.

▲예술교육에 대한 인식이 바뀐 계기는 무엇인가.

제게 처음 예술교육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주었던 경험은 북유럽 교육탐방이었습니다. 당시 몇 백 명 아이들의 수행평가를 하다 지쳤던 터였을까요.

덴마크 교사들에게 “덴마크에서는 예술을 어떤 방법으로 평가하나요?”라는 질문을 하니 그들은 “예술은 우리가 삶에서 누리고 추구하는 것입니다. 예술은 평가하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답하더군요.

우문현답이었죠.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평가에 매몰되어 정작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덴마크 학교를 돌아보니 수업 곳곳에 예술적인 요소들이 녹아있더군요. 다양한 표현방법을 활용하는 수업, 획일화 되지 않은 공간까지······. 그들은 정말 예술을 삶에서 누리고 있었죠.

당시 우리나라 공교육은 학교폭력과 왕따 같은 정서적 결핍으로 인한 어려움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 생각이 나서 가슴이 울컥하더군요. 요즘엔 평가 항목도 바뀌고 과정을 중시하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차츰 예술교육도 변화하고 있다고 봅니다.

▲교과서 집필도 했다. 교과서 집필에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 교과서에 담고자 한 것은 무엇인가.

프로젝트 활동으로, 수업에 대해서였습니다. 그동안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수업을 기획해서 해 왔는데 이런 시도를 의미 있게 보아주셔서 집필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현장교사들이 가장 많이 참여한 교과서라 선생님들께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고, 교과서 곳곳에 제 수업을 예시 활동으로 넣었습니다.

‘이 수업이 꼭 옳다’가 아니라 ‘이렇게 다양한 시도들을 해 보자’는 취지였지요. 새로운 교과서에 새로운 수업을 제안하고 싶은 마음이었죠.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어떠한 과정을 경험했는지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가끔 교과서에 제시된 제 수업을 변형한 다른 선생님들 수업을 보면 참으로 반갑습니다. 그렇게 활용하셨으면 합니다. 예술에 정답이 없듯, 교과서에도 정답이 없으니까요.

(이미지=티스쿨)
(이미지=티스쿨)

▲이전 연수에서 기억에 남는 교사가 있다면. 에피소드가 있으면 소개해달라.

한 수학선생님이 작은 목소리로 “저는 미술과가 아닌데 연수 들어도 괜찮을까요?”라고 물으시더군요. ‘왜 우리는 이런 두려움을 갖게 되는 것일까?’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그런데 선생님은 실제 연수가 진행되는 동안 가장 창의적인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가장 즐거워하시기도 했고요.

시작하기 전 “어휴~ 전 활동하는 거 부담스러운데”라고 말씀하셨던 선생님도 계셨네요. 그분 역시 언제 그랬냐는 듯 배우 뺨치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교사가 먼저 예술적 경험이 있어야 아이들에게도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처음엔 주저하시던 선생님들께서 푹 빠지시는 모습을 보고 뭉클 했답니다.

▲이다정 교사가 그리는 교실 속 예술 교육의 모습은 어떠한가.

우리 교육은 외부적인 것들에 휘둘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육의 본질을 잃고 대다수 학교에서 하는 것은 모두 ‘업무’가 되어버린 상황에 이른 것 같습니다.

공교육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학교 안에서도 질문이 있었으면 합니다. 그냥 ‘지침이 내려왔으니까’, ‘작년에도 그렇게 했으니까’해서 하는 것이 아닌, ‘교육이란 무엇일까?’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함께 변화의 방향을 모색하고, 낯선 것도 시도하고 수용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예술은 그러한 교육을 가능하게 하지 않을까요?

교육 전반에 예술적인 요소들이 접목되면 더 풍성하고 다양한 교육, 더 인간을 위한 교육이 가능할 거에요.

▲마지막으로 남기고자 하는 말이 있다면.

제작과정 가운데 얼굴 한 번도 뵌 적 없는 선생님들이 저와 마음을 포개어 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제 스스로 아직 부족하다고 느끼기에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선생님들과 연결될 수 있는 플랫폼이 있었으면 합니다.

연수를 시작으로 더 많은 집단지성의 힘이 발현되기를 바랍니다. 함께 ‘교육에 예술이 덧입혀지는 꿈’을 꾸고 싶습니다. 예술과 상관없는 과목, 전공자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무엇을 위해 교육을 하고 있는지 질문이 차오르는 선생님이라면,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성배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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