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진 전남 순천 부영초등교 교사

(사진=픽사베이)

[에듀인뉴스] 요즘 아이들의 학습은 ‘지식’이 아닌 ‘역량’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정보와 지식의 습득을 넘어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역량이란 무엇일까?

‘역량(competency)’이란 개념은 맥크리랜드(McClelland)의 논문 '지능검사보다 우월한 역량검사(Testing for competence rather than intelligence)'(1973)에 처음으로 등장합니다.

그에 따르면 개성, 동기, 실행 능력, 지식의 복합체로 정의되는 ‘역량’은 지능보다 직업 수행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으며 인종, 성, 사회경제적 요인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합니다. 

이러한 주장은 기존 지능검사나 적성검사가 지식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는 상황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역량’은 직무나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내는 것에 대한 개념으로 사용됩니다.

‘역량이 무엇인가’에 대한 연구와 논의는 직업교육, 평생교육 분야에서 활발히 진행되었기 때문에 실제 임무 수행 과정에서 성공적으로 역할을 마친 우수한 수행자의 특성을 기반으로 역량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기업 역시 특정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유능한 인력을 충원하거나 기존 직원의 업무 성과를 높이기 위하여 역량을 연구하였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교육 분야에서도 개인의 역량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역량에 대한 다양한 정의

OECD의 DeSeCo(The Definition and Selection of key Competences) 프로젝트에서는 미래 사회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어떤 역량이 필요한가를 알아보기 위하여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2005년 OECD는 역량을 “복잡한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하며, 다양한 역량 가운데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역량을 핵심역량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핵심역량은 “삶의 다양한 분야의 복잡한 요구를 인지적·실천적 기술, 태도, 감정, 가치, 동기 등과 같은 사회적, 행동적 요소를 통해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으로 제시하였습니다.

또 다른 정의에 따르면 역량은 “인간이 삶을 살아가고 사회적 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능력”입니다(OECD, 2005; Rychen, & Salganik, 2003). 그리고 핵심역량은 “특정 영역에서의 지식이나 기술이 아닌 다양한 환경과 맥락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 태도까지 포괄하며”(진미석 외, 2011), “타고난 것이 아닌 학습을 통해 발전 가능한 능력”(김은주·성명희, 2017)입니다. 

미국 국가교육협회(National Education Association)에서는 미래 사회를 대비하여 학생들이 갖추어야 할 역량으로 4가지 핵심역량인 비판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 의사소통 능력, 협력, 창의성 및 혁신과 함께 기초 문해력과 인성을 추가해 제시하였습니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도 2022년을 기준으로 미래 환경 변화에 따라 직업 세계에서 필요한 역량에 대해 조사한 내용을 2016년에 발표하였습니다. 

그 발표 내용에는 분석적 사고와 혁신, 적극적 학습과 학습 전략, 창의성, 독창성과 주도성, 테크놀로지 설계와 프로그래밍, 비판적 사고와 분석,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 리더십과 사회적 영향, 정서 지능, 추론과 문제 해결에 따른 상상(ideation), 체계적 분석과 평가 능력 등 교육 분야에서 강조하는 미래 역량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교육과 역량

우리나라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핵심역량을 교육에 도입하였습니다. 학교 교육에서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닌 지식의 활용이 가능한 역량 교육을 강조한 것입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서는 ‘지식 활용’으로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며, 6가지 핵심역량을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으로 규정하고 각 교과에서 가르쳐야 할 내용과 함께 학생들이 길러야 할 역량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초등학교 입학 전후 아이의 역량 키우기 위해서는?

미국의 발달심리학자 로베르타(Roberta)와 캐시(Kathy)는 『최고의 교육(Becoming Brilliant)』에서 미래 사회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키워줄 역량으로 협력, 의사소통, 콘텐츠, 비판적 사고, 창의적 혁신, 자신감 등 6가지를 제시합니다. 

로베르타와 캐시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핵심역량으로 언급하는 창의성과 사고력은 놀이를 통해 기를 수 있습니다. 창의적 요소들이 내포된 놀이 속에서 아이들은 상상력을 키우고 새로운 관점에서의 문제 해결 능력을 기릅니다(김호·유영의, 2011). 

아이의 잠재된 창의력을 계발하기 위해 부모는 적절한 전략을 활용하고, 아이의 놀이 활동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의 놀이에 관심을 가지거나 함께할 때 더 많은 흥미와 호기심을 보이고 적극적으로 임합니다. 

또 놀이를 통한 인성과 사회성 발달 효과도 높아집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놀이의 교육적 가치는 아이들의 내적 동기에 의한 자발적인 선택이라는 데 있고, 놀이가 의미 있는 경험이 되도록 자유를 허락한다면 아이들은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습니다.

참고 문헌.
Golinkoff, R. M., Hirsh-Pasek, K. (2016). Becoming Brilliant. 김선아 역(2018). 최고의 교육. 서울: 예문아카이브.
McClelland, D. (1973). Testing for competence rather than intelligence. American Psychologist, 28, 1–14.
OECD (2005). Definition and selection of competencies: Theoretical and conceptual foundation(DeSeCo): Executive summary. France, Paris: OECD Press. 
Rychen, D., & Salganik, L. (2003). A Holistic Model of Competence, in Rychen, D., & Salganik, L. (Eds), Key Competencies for a Successful Life and Well-Functioning Society(pp.41-62). Cambridge: Hogrefe & Huber.
김은주, 성명희 (2017). 산업체가 인식하는 대학 교양교육과 핵심역량 교육요구도 분석: 보건업을 중심으로. 교양교육연구, 11(2), 121-145.
김호, 유영의 (2011). 유아의 놀이성에 따른 창의성의 변화 과정 탐색. 어린이 문화교육연구. 12(1), 333-352.

진미석, 손유미, 주휘정 (2011). 대학생 핵심역량 진단체제 구축 방안 연구. 교육행정학연구, 29(4), 461-486.

박희진 전남 순천 부영초등교 교사이자 한국교원대학교 강사, 전남 학습자중심교육연구회 회장인 그는 교육부, 한국과학창의재단, 전라남도교육청 주관 정책연구 팀장을 역임했으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 등 10회, 교육방법 현장연구 1등급 표창 등 7회를 수상했다. 현재 ‘모든 곳의 모든 학생을 위한 세계적 수준의 무상교육’을 꿈꾸며 교육 정보와 지식을 정기적 세미나와 블로그 ‘희진쌤의 지식창고(https://heejinssam.blog.me)’를 통해 나누고 있다. 저서로는 ‘미래교육 미래학교’, ‘학습자중심교육 진짜 공부를 하다’가 있다. heejinssam@hanmail.net
박희진 전남 순천 부영초등교 교사이자 한국교원대학교 강사, 전남 학습자중심교육연구회 회장인 그는 교육부, 한국과학창의재단, 전라남도교육청 주관 정책연구 팀장을 역임했으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 등 10회, 교육방법 현장연구 1등급 표창 등 7회를 수상했다. 현재 ‘모든 곳의 모든 학생을 위한 세계적 수준의 무상교육’을 꿈꾸며 교육 정보와 지식을 정기적 세미나와 블로그 ‘희진쌤의 지식창고(https://heejinssam.blog.me)’를 통해 나누고 있다. 저서로는 ‘미래교육 미래학교’, ‘학습자중심교육 진짜 공부를 하다’, '학교 적응 놀이'가 있다. heejinssa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