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기획-교육 10대 뉴스] 대통령 말의 무게...손 바닥 뒤집듯 바뀐 대입정책과 고교체제
[송년기획-교육 10대 뉴스] 대통령 말의 무게...손 바닥 뒤집듯 바뀐 대입정책과 고교체제
  • 한치원 기자
  • 승인 2019.12.2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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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수능 정시확대 논란…“공정성 vs 정책후퇴”(72.6% 선택)
②자사고 폐지 논란…“수월성 vs 평등성”(53.1% 선택)
서울 경복고에서 1교시 수능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학생들.(사진=오영세 기자)  
서울 경복고에서 1교시 수능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학생들.(사진=오영세 기자)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교수들은 올해 사자성어로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로 글자 그대로 목숨을 함께 하는 새라는 의미의 '공명지조(共命之鳥)’를 선정했다. 극단적 이념대립이 이어지는 현실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올해 교육계도 교육정책을 둘러싸고 사생결단 결기가 넘쳐났다. 이 과정에서 갈등과 이념대립은 반복됐다. 아이들 위한 교육이, 어른들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된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

본지는 올해 아쉬움을 덜어내고 내년 교육희망을 기대하며 2019 교육계 이슈를 정리했다. 지난 14일부터 22일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1개 이슈를 제시, 10개의 뉴스를 선정해 줄 것을 독자들에게 요청했다. 그 결과 1114명이 참여해 올해 교육 10대 뉴스를 선정해주셨다.

내년에는 공멸 아닌 상생으로, 퇴보 아닌 미래로 나아가는 교육을 기대하며 에듀인뉴스 독자가 선정한 2019년 교육 10대 뉴스를 정리했다.

◇수능 정시확대 논란…“공정성 vs 정책후퇴”(72.6% 선택)

정부는 지난 2018년 8월 논의기간 연장, 정책공론화 과정 등 우여곡절 끝에 대입제도 개편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녀 입시특혜, 입시부정 의혹이 불거져 국민 비판이 확산하자 1년도 안되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 22일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서 수능 정시확대를 주문했다.

문 대통령이 수능 정시확대를 주문하자 교육부와 유은혜 교육부장관은 수차례 ‘정시확대’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공언을 하루아침에 뒤집었다. 문 대통령 발언 이전에 교육부와 더불어민주당은 학생부종합전형 개선 등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대입제도 보완 작업을 진행해 왔다.

교육부와 여당은 교육공정성강화특별위원회를 발족하고, 교육부 내 학생부종합전형 조사단을 꾸려 대학들의 학생부종합전형 실태를 조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말은 무게가 매우 무거웠고, 움직일 수 없는 기준이 되었다. 결국 대입정책은 문 대통령 뜻대로 수능 정시확대로 결론났다.

수능 정시확대로 재수생, N수생 등이 사교육에 몰릴 것이라는 예상이 넘쳐났다. 사교육 업체들 주가도 크게 치솟았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교원단체, 대학가 등은 일제히 반발했다. 대통령이 교육정책을 후퇴시키고 대입 안정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대통령 뜻에 맞춰 11월 말 정시확대 내용이 담긴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서울 소재 16개 대학 정시모집 수능위주전형을 2023학년 40%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2024학년 대입부터 자기소개서 폐지, 학생부 기재 금지사항과 대입 활용 불허 항목도 대폭 늘렸다. 사실상 수시전형은 무력화됐다.

결국, 입시제도는 또, 바뀌었다. 이젠 시행만 남았다. 조령모개 교육정책에 따른 부담은 고스란히 학교현장, 학생, 학부모가 떠안게 됐다. 교육백년대계라는 말이 그 어느 해보다 공허하게 느껴진 한 해였다.

지난 4월, 상산고 정문에는 '전북의 자부심, 상산고를 지켜 주세요!'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사진=지성배 기자)
지난 4월, 상산고 정문에는 '전북의 자부심, 상산고를 지켜 주세요!'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사진=지성배 기자)

◇자사고 폐지 논란…“수월성 vs 평등성”(53.1% 선택)

올해는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 이어 자사고, 외고, 국제고 일괄 폐지에 이르기까지 고교체제 논란이 뜨거웠다. 전국단위 자사고인 전주 상산고가 가장 먼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전북교육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자사고 재평가 통과 기준점을 10점 이상 높인 80점으로 설정했다. 전주 상산고에 대한 자사고 지위를 의도적으로 박탈하려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 과정에서 김승환 전북교육감 자녀의 영국 고액 유학, 조희연 서울교육감 등 자사고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진보 교육감들 자녀의 특목고 진학 등이 알려지며 '내로남불' 논란도 확산했다.

논란 끝에 교육부는 전주 상산고에 대한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취소 평가가 '위법하다'면서 '부동의' 결정했다. 교육부는 전북교육청의 상산고에 대한 사회통합전형 선발비율 평가지표가 재량권 일탈 또는 남용에 해당해 위법하고 평가적정성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교육부는 상산고가 전국단위 1기 자사고이기 때문에 다른 자사고와 달리 현행법상 사회통합전형선발이 의무화돼 있지 않는데도, 전북교육청이 이걸 정량평가 항목으로 삼은 건 위법하다고 했다.

특히 이미 상산고 같은 1기 자사고에는 해당 항목을 적용하지 말자고 교육감 협의까지 했고, 상산고가 낸 사회통합전형 3% 모집 계획을 교육청이 승인해주고도, 10% 모집 기준을 충족했는지 따지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전북교육청이 기준점으로 제시한 80점에서 0.39점이 부족해 자사고 재지정 취소 위기에 몰렸던 상산고는 교육부의 부동의 결정으로 자사고 지위를 계속 유지하게 됐다. 

하지만 지난 7월과 8월 서울의 경희·배재·세화·숭문·신일·중앙·이대부고·한대부고 등 8개 자사고와 부산 해운대고, 경기 안산동산고는 평가결과 점수 미달로 교육청이 자사고 지정 취소를 결정했고, 교육부도 이를 모두 수용했다.

이에 해당 학교들은 효력정지가처분신청과 행정소송으로 맞섰고, 법원은 가처분신청을 인용해 당장 자사고 지위는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 일괄 폐지 카드를 꺼냈다. 불과 며칠 전 일부 자사고는 유지를 결정해 놓고, 2025년 일반고교에서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는 데 맞춰 이들 학교를 일괄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구체화했다. 정부의 이율배반, 정권과 이념따라 교육을 농단한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교육부는 11월 7일 2025년부터 자사고 42개교, 외국어고 30개교, 국제고 7개교 등 총 79개교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내용의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초중등교육법시행령과 관련 규정 개정까지 완료하겠다는 로드맵도 내놨다.

이에 맞서 자사고, 외고, 국제고는 교육부의 일반고 일괄 전환에 대응해 내년 1월 중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2월 18일 서울 이화외고 강당에서 59개 고교 교장단이 참여한 전국자사고·외고·국제고교장연합회는 “교육부의 초중등교육법시행령 개정을 통한 일괄폐지 시도를 강력 규탄한다”며 “교육부가 끝내 일방적으로 시행령 개정을 강행하면 헌법소원을 제기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교 평준화를 포함해 자사고, 외고, 국제고 등 고교체제 논쟁은 바람직하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경우 고교 서열화, 일반고 황폐화,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주장부터 일반고 교육의 질 향상이라는 근본책은 뒤로 한 채 하향 평준화만 부채질한다는 주장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정부는 고교체제 문제를 법으로 강제해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는 길을 택했다. 내년에도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포함한 고교체제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교육정책의 공을 받은 헌법재판소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다. <계속> 

한치원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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