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광주 상무초등교 교사

[에듀인뉴스] 교실 속 교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시선을 달리하는 것만으로 행복 쟁취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나를 냉철하게 바라볼 힘을 기르는 것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 그래서 굳은 마음을 먹고 내가 먼저 도전해본다. <에듀인뉴스>는 소소한 일상을 낯선 시선으로 해석해 보고, 문제의 본질을 깊게 들여다보기 위해 매일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연습을 통해 교사의 성장을 돕고 싶다는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의 성장연습에 함께 발을 맞춰 보고자 한다.

(사진=김경희 교사)
(사진=김경희 교사)

[에듀인뉴스] “애들아, 우리가 만날 수 있는 날이 3일 남았다. 분명 그동안 알콩달콩 잘 살아온 것도 중요하지만, 잘 헤어져야 나중에 다시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을까?”

학년 말에, 초등생활에서 탈출하는 시기에, 연말도 다가오니 몸도 마음도 그 어딘가로 훨훨 날아가고파 하는 6학년들이다.

“애들아, 이 시간이 영어 교담 마지막 시간이다. 잘 하고 와라!”

“예!”

씩씩했던 소리만큼이나 잘하고 있으려나? 문득 학생들만 걱정할 것이 아니라 교사인 나는 빠뜨린 것 없이 학생들과 헤어질 준비를 잘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된다.

제 55회 광주상무초 졸업식, 53명의 학생들이 졸업을 앞두고 있다. 졸업프로젝트 주제 활동으로 학생들이 직접 다모임을 통해 졸업식 행사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하였다. 다모임 결과 정해진 프로그램들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 20여명의 행사 기획팀을 꾸리게 되었다.

기획팀에서 각 반에 역할 분담을 해주면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시스템으로 만들어간 것이다. 학생들이 제안한 프로그램들은 주로 현시대의 흐름을 그대로 반영한 축하 이벤트를 영상으로 담아내는 코너들로 구성되었다.

그래서 교사들도 현장감을 살릴 수 있는 행사 한 가지를 살짝 제안해본다. 각 반에서 학급 협동 시를 지은 다음 이를 학년 협동 시로 연결하여 졸업식에서 함께 낭송해보자는 것이다.

감사하게도 제안이 받아들여져 각 반에서 학급시를 만들어본다. 각자 ‘졸업을 앞두고’라는 주제로 시를 써보고 공통된 키워드와 꼭 넣고 싶은 말들을 모아 조합하여 학급 시 한 편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함께 해본 것이다.

학생들이 학급 시를 연결해내는 과정을 다소 어려워해 내가 각 반의 시를 조합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최대한 학생들이 지은 시어를 살리기 위해 순서들만 바꿔보려고 이리저리 시어들을 꼼꼼하게 살펴보다보니 괜히 마음이 울적해진다. 2년 동안 함께 살아와선지 정이 많이 들었나보다.

너희들의 아름다웠던 6년간의 추억과 졸업을 앞둔 이 애틋한 마음을 담아낸 시 한편을 만들기 위해 선생님은 울적함을 잠시 뒤로 하고 다시 힘을 내본다.

<언젠가는 다시 만날 우리들>

제 55회 광주상무초등학교 졸업생 일동

모든 것이 처음이었던
첫 입학, 처음 느껴보는 떨림
처음 보던 건물
처음 보던 사람들
마냥 신기하기만 했던 1학년

이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또 다른 씨앗이 되어 떠나는 우리들

6년 동안 참으로 열심히 살아온 우리

배움을 준 백석산아
아낌없이 나눠 준 텃밭아
한없이 쉼을 준 놀이터야
휴식처가 되어 준 상무누리야
언제든지 우릴 반겨주었던 꿈마루터야

첨벙첨범 물놀이했던 상무워터파크
슈웅슈웅 3년동안 해 온 스케이트
친구들과 하하 호호 마냥 즐거웠던 쉬는 시간

5학년때부터 함께 해 온 상바시
학교를 바꾸기 위해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서로를 더욱 가깝게 만들어 준 상바시

같이 자고 장난 치고 함께 웃고
밤을 꼬박 세워 이야기 나눴던 1박2일 수학여행
친구들과 함께 했기에 설레고 즐거웠던 밤
잊지 못할 추억들

1년 동안 축구에 매진했던 우리들
긴장됐던 풋살 대회
풋살 대회 3등
골이 터졌던 그 순간의 함성이 지금도 들리네

새파란 새싹부터 함께 커 온 우리
이제 열매 맺어 이별을 앞두네.

이젠 알만큼 알기에
이젠 울만큼 울 것만 같은
우리의 졸업이네

이대로 모두 졸업을 같이 할 줄 알았는데
친했던 친구들이 하나 둘 떠나가고
꿈을 위해, 진학을 위해 전학 가고
헤어지기 싫지만
우리는 다른 곳에서 각자의 길을 걸어가네

정든 열매, 안녕
정든 나무, 안녕
내 친구들아, 안녕

그렇지만
열매들은 한 나무에 매달려있다는 것을...

언젠가는 만나겠지.
우리 다시...

더욱 더 성장하여
꼭 꿈을 이뤄 우리 다시 만나자.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