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교육, 20년 교육] 2020년, 치열한 교육 전투가 예정되다
[19년 교육, 20년 교육] 2020년, 치열한 교육 전투가 예정되다
  • 서혜정 기자
  • 승인 2020.01.01 0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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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장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바뀐 2019년 교육이다. 인공지능 교육, 고교학점제를 한다면서 수능 정시가 강화됐다. 옳고 그름을 떠나 정책의 일관성에 대한 비판이 컸다. 그 말의 영향력은 2020년 교육에 또 무엇을 몰고 오게 될까. 2019년 교육정책 평가와 함께 2020년 교육 예상을 해 본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장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장

[에듀인뉴스] 2019년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해야하는가?

문재인 정부의 교육 분야를 점수로 환산하면 몇 점을 줄 수 있을까? 플러스 요인과 마이너스 요인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플러스 요인도 있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때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간 갈등과 충돌이 적지 않았다. 교육 기사의 대부분은 교육부장관과 시도교육감의 권한에 대한 이견으로 갈등했고, 결국 소송전으로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간 극한 대립과 갈등이 사라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플러스 요인은 고교체제 개편에 시동을 걸었다는 점이다. 애초 고입 동시 실시 그리고 자사고와 특목고 평가를 통한 일반고 전환 유도의 단계적 접근을 시도하였으나, 법적 쟁송으로 이어지는 등 현실적으로 전환이 쉽지 않았다.

결국, 정부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었다.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를 사실상 일몰하기로 하였다. 2025년에 제도 일몰을 한다고 가정할 때, 총선과 대선을 거쳐야 하고, 지난한 법적 쟁송 과정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변수가 없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용기있는 정책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고교체제와 관련해서는 입시제도만을 부분적으로 개선해왔던 방식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과감한 결단으로 봐야 한다.

유아교육의 공교육화를 지속적으로 확대한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박용진 의원의 용기와 국민 여론을 바탕으로 한유총에 단호히 맞서면서 일정하게 유아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토대를 구축했다고 볼 수 있다. 향후 유아교육3법이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진일보안 유아교육의 토대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뼈 아픈 마이너스 요인도 있다.

국가교육회의를 중심으로 공론화를 거쳐 봉합된 대입제도를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다시 정시확대 기조로 이어갔다는 점이다. 정시확대를 지지하는 국민여론의 힘이 상대적으로 강한 상황에서 일종의 정무적 판단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미래사회의 방향, 교육의 본질, 공교육 정상화, 대학 자율화의 관점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정책 결정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AI대학원에서 AI교사를 육성하겠다고 하는데, AI를 배우면 무엇을 하는가? 수능 5지선다형 학습으로 다시 귀결되는 상황 아닌가? 고교학점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하는데 정시확대에 의해서 정부 스스로 정책 동력을 약화시켰다는 점에서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뜨거운 물을 한바가지 부어넣고, 다시 찬물을 부어버리는 정책은 미지근한 물을 만든다. 냉탕과 온탕이 섞이면서 정책의 신호는 흐려졌고, 현장의 피로도는 더해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일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태국으로 출국에 앞서 당정청 고위관계자를 만나 대입재도 재검토를 주문했다.(사진=ytn 캡처)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일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태국으로 출국에 앞서 당정청 고위관계자를 만나 대입재도 재검토를 주문했다.(사진=ytn 캡처)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했을까?

문재인 정부 참모그룹들의 학습 불균형 현상에 기인한다.

통일이라든지 검찰개혁 등을 살펴보면, 위험 요인을 감수하고 돌파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교육 영역은 그렇지 않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이유 중 하나는 참여정부 시절의 학습 효과 때문이 아닐까 짐작한다. 참여정부 시절 나이스(NEIS) 사태, 2008 대입안, 사학법 개정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교육문제는 다루어봐야 본전 찾기도 어렵다는 학습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학습효과는 문재인 정부에서 교육을 중심 의제로 다루어 정면 돌파를 하는데 주저하게 만든다.

두 번째는 정무적 판단에 기인한 측면도 있다.

각종 선거를 의식할 때 교육 문제가 악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알지만, 교육계 내부의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알지만, 국민을 어떻게 이길 수 있는가’라는 관점은 수능절대평가 등을 시기상조론으로 치부하면서 정책의 기능적 개선을 도모하게 만든다.

청와대에 교육문화수석이 없다보니, 비전문가들이 교육정책을 컨트롤하는 상황이 왔고, 교육은 없고, 정치만 남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세 번째는 교육철학과 비전의 부재다.

청와대와 민주당, 공히 교육의 방향을 어떻게 이끌고 나아가야할 것인가에 관한 관점이 매우 빈약하다.

우리나라의 교육체제는 정확히 1995년에 머물러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김영삼 정부에서 발표한 5·31 교육개혁안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교육 비전과 체계를 그려야 하는데, 그것을 실행할 의지와 능력이 없어 보인다.

그나마 단위학교와 교육청 차원에서 혁신교육을 시도하는 실천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나 교육을 둘러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정도의 힘을 형성했다고 보기 어렵다.

교육과정-수업-평가 혁신에 관한 교사 개인과 단위학교, 지역 간 실천의 편차가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여전히 혁신에 배고픈 상황이다.

2020년은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 2020년 총선에는 과거 문법과 미래 문법이 충돌하게 될 것이다.

과거의 향수에 사로잡힌 채 정시확대라든지 자사고·특목고 내지는 명문고 육성 등을 제시하면서, 혁신학교를 이념의 시각에서 비판하는 후보들도 있을 것이고, 이러한 과거의 문법을 깨고, 미래형 교육체제를 제시하는 후보들도 있을 것이다.

국회의원 후보자 입장에서는 평생교육과 유초중등 교육, 일반자치와 교육자치의 협력에 대해서 반대할 이유와 명분이 별로 없기 때문에 향후 혁신교육지구사업이라든지 마을교육공동체를 활성화하려는 흐름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 과정에서 일반고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전략들이 제시될 것이다. 다만, 혁신학교 확산에 관한 쟁점은 선거과정에서 대두될 수 있다.

총선 결과는 문재인 정부 후반기의 개혁 동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총선 이후에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할 수 있을 것인가도 관전 포인트이다. 교육부나 교육청은 일종의 관료조직으로서 스스로 개혁 동력을 만들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 지시사항으로 떨어지거나, 공약으로 밀어붙이거나, 법안이 통과되어야 한다. 아니면 언론으로부터 집중 포화를 받거나 어떤 사안이 발생하여 여론의 힘이 커질 때 개혁안을 추진한다.

국가교육위원회에 기대하는 이유는 관료의 힘이 아닌 거버넌스에 의한 교육개혁을 추진해주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 수준을 넘어서서 중장기적인 교육정책의 비전을 수립하고 추진할 수 있는 교육개혁의 원천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는 총선 결과에 의해서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연령 인하 역시 민주시민교육의 중요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민주시민교육은 교과서의 지식만으로 가르치기 어려운 영역이다. 삶의 공간에서 실천하면서 문화로 터득해야 한다.

선거연령 인하는 그동안 소외되었던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정치인들이 경청하는 계기가 될 수 있고, 어른 중심으로 형성된 교육문법의 체계에 균열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학교 안팎에서 청소년들을 민주시민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교육과정의 실제를 개선하면서, 참여와 소통의 학교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정책과 현장의 톱니바퀴가 맞아 돌아가는 2020년 되길

가야할 길은 여전히 멀다. 총선 이후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정치권에서는 총선 승리를 꿈꾸겠지만, 총선 승리 이전에 무엇을 하고 싶고, 원하고 있고, 실현하고 싶은가에 자기 대답이 필요하다.

교육에 대한 비전과 목표, 상세 과제에 대해서 제대로 들어 본 적이 없다. 수·정시 비율을 가지고 문재인 정부는 상반기 내내 정책 에너지를 소모했다.

유·초·중등만 답답한 것이 아니다. 고등교육과 평생교육, 직업교육은 부분적인 방안만 발표될 뿐, 청사진이 무엇인가를 아직까지도 확인하기 어렵다.

기능적 개선을 넘어 파괴적 혁신을 과감하게 실행하지 않으면, 포용사회와 포용국가의 비전은 구호에 그칠 뿐 삶의 실제로 다가오지 않는다. 이를 위해서는 용기있는 정치, 철학이 있는 정치, 미래가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교육문제는 정치와 정책만의 문제로 환원되지 않는다. 기-승-전-정부 탓으로 돌리는 자세도 바람직하지 않다.

예컨대, 고교학점제가 작동하려면 내신 절대평가가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에 대한 현장의 준비와 실천도 동시에 필요하다.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과도한 비판도 경계해야겠지만, 교육과정-수업-평가 혁신을 통해서 기록의 질을 높이기 위한 실천 역시 병행해야 한다.

특히, 혁신의 동력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학부모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학부모 커뮤니티 형성을 바탕으로 이들을 혁신의 파트너로 삼기 위한 전략을 교원단체, 학교, 교육청 차원에서 모색해야 한다.

담론에 머물러 있는 미래형 학력관을 삶의 실제에서 구현하고, 기록하고, 입증해내야 한다.

현재는 ‘비동시성의 동시성’ 시대다. 전근대와 근대, 현대와 미래의 시대적 가치가 다중적으로 복잡하게 섞여 있다. 그야말로 접전이며, 혼란스럽다. 과거 패러다임에 사로잡힌 이들과 미래 패러다임으로 나아가기 위한 이들과의 치열한 전투가 2020년에도 시작된다.

서혜정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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