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및 전국 시도교육청 신년사 키워드 분석
미래(17) 민주(14), 혁신·행복·역량·안전·배움(12), 자치·소통(9)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지겠습니다. 교육에 미래의 희망이 있습니다.”

에듀인뉴스가 2020년 새해를 맞아 교육부 및 전국시도교육감(16곳·전북 제외)의 신년사를 분석한 결과 16개 시도교육청과 교육부 모두 ‘미래’(17)라는 키워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14), 혁신·행복·역량·안전·배움(12), 자치·소통(9)이 그 뒤를 이었다.

키워드는 신년사의 핵심을 이루는 요소로 키워드 분석만으로도 교육부·교육청의 핵심 가치와 방향을 예측하는 가늠자로 활용할 수 있다.

'미래'를 약속한 교육계...인공지능 교육 등 화두

2일 신년사를 발표한 교육부는 ‘미래사회에 적합한 인재···.’, ‘미래교육 시스템 구축과···.’, ‘교육은 국가의 미래···.’ 등의 문장을 사용, 국가의 미래는 다음 세대를 양성하는 교육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또 교육부는 공정, 신뢰, 혁신, 포용, 민주, 행복 등의 키워드를 활용한 신년사를 통해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고교 서열화 해소 ▲일반고 역량 강화 ▲고교학점제 추진 ▲학교공간 혁신 ▲대입 공정성 강화 ▲사학혁신 ▲대학․전문대학 혁신 지원 ▲고졸 취업 활성화 등 10가지 정책은 각별히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유튜브를 통해 신년사를 발표한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혁신교육이 미래교육임을 천명한 슬로건 ‘혁신미래교육’을 언급하며 “혁신교육 10주년을 맞아 창의성, 민주성, 자율성, 공공성 등의 핵심 가치를 유지하겠다”며 “이와 함께 세계화와 인공지능 기술 시대의 도래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혁신교육을 미래지향적으로 재구성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라는 키워드의 다수 등장은 내일의 필수 교육으로 떠오른 인공지능 교육, SW 교육, 메이커 교육 등을 추진하고자 하는 시도교육감들의 의지의 표현으로 읽히기도 한다.

혁신미래교육체제를 강조한 최교진 세종교육감은 신년사 시작을 “인공지능이 바둑 천재를 물리치고 자율주행차가 거리를 누비는 시대가 되었다”고 말했으며,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인공지능과 5G를 활용한 4차 산업혁명 교육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말 정부는 IT 강국을 넘어 AI 강국으로를 슬로건으로 한 AI 국가전략을 발표하며 “AI 인재양성 및 전 국민 교육에 나서겠다”라고 밝힌 상태며, 서울시교육청 인공지능교육 원년을 선언하는 등 올 한해 관련 교육이 어떻게 진행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미래와 민주주의뿐만 아니라 경기도교육청이 추구하는 핵심가치 ▲존엄 ▲정의 ▲평화를 강조하며 새로운 희망을 교육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지난 세월 학생 학부모 교사들은 경쟁 속에서 지쳐갔고, 행복은커녕 불안감만 높인 거짓 희망에 사로잡혔다”며 “공유라는 가치로 공동체 활력을 다시 인식하게 하는 ‘새로운 희망’을 추구한다. 그 속에서 존엄, 정의 평화를 실천 가치로 정립했다”고 밝혔다.

대구미래역량교육을 추진하는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4차 산업혁명 속에서 예측 불가능한 미래는 한편으로 무한한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도 “지금의 교육으로는 미래를 준비하기 어려워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교육감은 달에 탐사선을 보낸다는 생각의 전환이나 새로운 문제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사고 ‘문샷 씽킹’을 언급하며 “대구미래교육역량을 추진하기 위해 국제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 창의융합교육, 맞춤형 학습활동, 미래형 교육공간 등 학교교육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정책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대구교육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대구와 함께 국제바칼로레아(IB) 도입을 추진하는 이석문 제주교육감은 “평가와 행정지원 혁신으로 제주교육의 새로운 100년 시작을 열어가겠다”고 알려 IB 프로그램의 제주 정착에 온 힘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교권신장은 교육자치, 교원전문성강화, 행정업무 경감으로

권한을 아래로 내리는 자치(교육자치, 학교자치) 또한 키워드로 등장했다. 충북, 경남, 울산, 경기, 광주 등 지역을 가리지 않은 자치의 물결은 위에서 아래로 내리던 교육 정책에 있어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어 가히 2020년 ‘자치’라는 가치가 어떻게 현장에 모습을 드러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자치는 교권 신장과도 관련이 있다. 교육감들은 교권을 직접 언급하기보다는 교원전문성강화, 행정업무 경감, 교육 자치와 연계해 높이려는 시도가 눈에 띄었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교실수업혁신으로 아이들의 미래역량을 키우겠다”며 “선생님들이 수업방법을 연구하고 수업성과를 나누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수업혁신 전문적학습공동체 지원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업혁신의 성공은 선생님들의 손에 달려 있다”며 “선생님들의 행정업무 부담을 줄이는 업무적정화정책의 지속화 추진으로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장석웅 전남교육감 역시 “교직원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과 공감의 청렴한 행정을 펼치겠다”며 “학교지원센터를 22개 시군 교육청으로 확대하고 학교운영의 자율성 확대, 반부패 청렴활동 강화 및 인사제도를 혁신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초학력 논란 부담?...책임 교육 강조

기초학력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청의 책임교육 역시 잊지 않았다. 다만 기초학력 또는 학력이란 직접적 표현보다 '책임교육'이라는 키워드를 사용했다. 

장휘국 광주교육감은 “학생의 특성에 맞는 교육으로 모두의 성장을 일으키고, 배움이 다소 늦은 학생들을 세심하게 배려해 기초학력 부진을 없애겠다”고 설명했다.

민병희 강원교육감은 “책임교육으로 배움의 기틀을 다지겠다”며 “한글, 수학, 영어 등을 포기하지 않도록 공교육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천천히 배우는 학생과 위기 학생에 대한 지원을 위해 학습종합클리닉, 학생지원센터, 병원Wee센터 등을 운영할 계획을 알렸다. 

서울시교육청은 기초학력진단 검사 계획을 일부 포기했다. 조 교육감은 “교사가 학교 학업성적관리위원회에 자신만의 기초학력 진단평가 방식을 제출하고 통과되면 이를 인정하기로 했다”며 “교사 및 교육단체들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정시 확대에 대비한 진로진학 문제, 자유학기·년제 확대에 따른 체험과 꿈, 휴식과 놀이, 교사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전문적학습공동체, 무상교육·급식 등으로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교육복지 등이 키워드로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