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꾸자, 보건교육] 물음표가 느낌표로!...보건 수업에 들어온 '하브루타'
[바꾸자, 보건교육] 물음표가 느낌표로!...보건 수업에 들어온 '하브루타'
  • 서혜정 기자
  • 승인 2020.01.03 09:3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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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잎새 강원 평창 대화고 보건교사

[에듀인뉴스-보건교육포럼 공동기획] 2007년 학교보건법 개정으로 학교 현장에서 보건 교육이 의무화됐다. 이후 13년, 학교 현장에서는 하브루타, PBL, 거꾸로수업 등 다양한 교수법이 도입되었다. 특히 2015 개정교육과정은 역량 계발을 교육의 중심에 둠으로써 교과마다 수업 방식에 커다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에듀인뉴스>는 (사)보건교육포럼과 함께 변화한 보건 교육의 내용과 방식을 자세히 알아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박잎새
박잎새 강원 평창 대화고 보건교사

잠자는 수업, 하브루타를 만나다

[에듀인뉴스] 2017년 늦깎이 신규 보건교사로 고등학교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 나에게 가장 큰 고민은 응급처치나 보건실 운영이 아닌 수업이었다.

모든 신규 교사들이 그렇듯 첫 수업은 긴장을 넘어서 학생들에게 평가받는 느낌이 들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해 간 수업 시간, 학생들의 절반 정도는 듣는 둥 마는 둥 했고 무거워진 눈꺼풀에 힘들어하는 학생들도 몇몇 보였다.

교실 문을 닫고 나서는 순간, ‘이렇게는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몇 날 며칠을 어떻게 하면 수업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다.

2017년 한 해를 이런저런 수업방법을 공부하고 적용하면서 학생 주도형 수업의 중요성을 느끼던 중 EBS에서 방영되었던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라는 다큐멘터리를 우연히 시청하면서 스스로 ‘유레카!’를 외쳤다.

이후 ‘하브루타’를 알게 되고 수업에 적용하면서 나의 보건 수업도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왜 하브루타인가?

하브루타는 히브리어 ‘하베르(Haver)’에서 유래된 짝과 대화하고 질문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유대인의 학습방법이자 문화이다. 21세기 인재에 필요한 능력인 4Cs, 즉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창의성(Creativity), 의사소통능력(Communication), 협업능력(Collaboration)은 지식 전달 위주의 강의식 수업이 아닌 학생 주도형 수업에서 함양될 수 있다.

특히, 평생의 건강습관과 태도, 성 의식 토대가 되는 청소년기 보건교육에서 4Cs를 기를 수 있는 하브루타를 적용한 보건 수업은 미래 인재 양성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건강한 삶을 이끌어갈 힘을 기르는 데 적합한 학습법이다.

수업 사례 공유하는 하브루타 연구회 '물음보' 회원.(사진=박잎새 교사)
수업 사례 공유하는 하브루타 연구회 '물음보' 회원.(사진=박잎새 교사)

하브루타 연구회 '물음보', 교사의 성장을 지원하다

하브루타를 만난 이후 빨리 수업에 적용하고 싶은 마음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나처럼 수업에 고민이 있는 보건 선생님들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연구회를 생각하게 되었다.

수업에 열정이 있는 선생님 11명이 모인 2018년 강원도교육청 강원교육연구회로서 ‘물음표가 있는 보건교육연구회’(이하 ‘물음보’)의 첫발을 내디뎠다.

강원도는 지역이 넓어 자주 모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화천, 춘천, 원주, 태백, 사북, 삼척, 고한, 인제, 평창이라는 원거리에도 불구하고 수업에 대한 고민과 열정으로 수업 나눔 모임을 매월 정기적으로 하고, 오프라인 모임이 아니더라도 SNS를 통해 끊임없이 수업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였다.

다양한 토론과 하브루타 연수, 관련 도서 탐독, 수업사례 공유를 통해 지난 2년간 물음보 회원 모두 크게 성장하게 되었다.

물음보 회원들은 자기 장학뿐만 아니라 하브루타와 학생 주도형 수업을 알리기 위해서 꾸준히 노력하였다. 신규 보건교사들을 위해 3월 수업 나눔을 하고, 강원도 내 하브루타에 관심 있는 보건교사들을 위해 ‘하브루타를 활용한 보건 수업’을 주제로 현지 맞춤형 직무연수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2019 강원 교육 혁신 한마당’의 나눔 마당 분과 운영을 하여 보건교사 이외에도 타 교과 교사들에게 하브루타 교육을 알렸으며, ‘2019 한국보건교육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사례 발표와 수업 결과물 전시를 통해 강원도뿐만 아니라 전국의 보건 교사들에게 학생 주도의 하브루타 교육방법을 알렸다.

하브루타 수업 연구회 '물음보' 회원들이 직접 제작한 수업 지도안 '수업 활동 자료집'.(사진=박잎새 교사)
하브루타 수업 연구회 '물음보' 회원들이 직접 제작한 수업 지도안 '수업 활동 자료집'.(사진=박잎새 교사)

그리고, 연구회의 약칭인 ‘물음보’처럼 전국의 모든 교실에서 학생들의 질문(물음)이 울음보가 터지듯이 마구 터져 나오기를 기대하는 바람을 담아 회원들이 직접 수업한 수업 지도안을 모아 ‘수업 활동 자료집’을 만들어 모든 보건교사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하브루타, 보건 수업에 어떻게 적용했나

여러 가지 하브루타 수업모형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학생들의 참여가 잘 되는 수업모형은 ‘친구 가르치기 하브루타’라고 생각한다.

친구 가르치기는 두 사람이 각자 공부한 내용을 서로에게 설명하는 하브루타이다. 말로 설명을 해보면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이 명확해지며 부족한 부분을 인지하고 다시 공부할 수 있게 해 학습능력을 높일 수 있다. 즉, ‘메타인지’가 향상된다.

가장 쉽게 적용할 수 있고 효과가 좋은 ‘친구 가르치기 하브루타’를 적용하여 ‘생활 속의 응급처치’ 단원을 다음과 같이 준비하여 공개수업을 하였다.

▶ 수업 준비

- ‘백워드 수업 설계’를 적용, 학습 목표 달성을 위한 평가 방법을 미리 생각하여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가 가능하게 하였다.

1. 성취기준 분석 및 학습 목표 설정: 성취기준은 학생들이 무엇을 학습하고 성취해야 하는지, 교사는 무엇을 가르치고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이다.

‘생활 속의 응급처치’ 단원의 성취기준은 ‘[12보09-01] 상황별 사례와 연계하여 생활 속 응급처치의 원리와 방법을 익히고, 상황별 응급처치 방법을 올바르게 시연한다’임을 확인하고, 1차시의 학습 목표를 ‘상황별 사례와 연계하여 생활 속 응급처치의 원리와 방법을 익힌다’로 정하였다.

2. 평가계획 수립 : 주요 학습 내용이 포함된 활동지를 학습정리 단계에서 개인별로 풀어보도록 하여 활동지를 통해 교사평가를 하고 학습정리 시 동료평가(모둠 내 동료평가)를 하도록 평가계획을 수립하였다.

3. 수업방법 선정 : 학생들이 각 상황에 맞는 응급처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스스로 설명하면서 자기 지식으로 만들고 실제 상황에서 응급처치를 적용할 수 있도록 ‘친구 가르치기 하브루타’를 적용한 수업방법을 선정하였다.

- 도입

자신의 주변 또는 자신이 겪은 응급상황을 적고 짝에게 설명하면서 서로 질문하도록 하여 동기유발을 한다.

전개

1. 모둠(4명)을 구성하고 교과서의 ‘상황별 응급처치 방법’ 4분야(외상, 골절 및 염좌, 화상, 일사병과 열사병)에 대한 담당자를 모둠 내에서 정하도록 한다. 학생별로 자신이 맡은 응급처치 방법을 소리 내지 않고 1회, 소리 내어 1회 모둠원에게 읽도록 한 뒤 각자 보지 않고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개별학습하도록 한다.

2. 차례대로 자신이 맡은 응급처치 방법을 친구(모둠원)에게 설명하고 설명을 들은 친구(모둠원)는 활동지에 학습 내용을 메모한다. 친구의 설명을 듣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질문하도록 한다.

3. 주요 학습 내용을 교사가 설명하면서 친구의 설명을 듣고 해결되지 않았던 질문을 받고 함께 토론하도록 한다.

- 학습정리

각자 학습정리 활동지를 풀어보고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을 확인하고 교사와 함께 답을 맞혀보면서 학습 내용을 재확인한다. 마지막으로 친구 가르치기 활동에 책임감 있게 참여하고 학습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는지 모둠 내 동료평가를 하도록 안내한다.

▶수업 후 소감

친구를 가르치기 전 개별학습은 정해진 시간 내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생들은 모두 집중해서 자신이 담당한 학습 내용을 외우게 된다. 학습정리 퀴즈가 있다는 것을 사전에 알리기 때문에 짝의 발표내용도 주의 깊게 듣고 궁금한 것은 바로 질문을 하여 교실은 순식간에 시끄럽게 변하였으며 학생들의 눈빛이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학생이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자신감 있어 하는 모습을 보고 공개수업을 참관한 보건교사들로부터 좋은 피드백을 받았다.

물음표가 느낌표가 되는 보건 수업을 꿈꾼다

보건 교과는 최소한의 수업 시수조차 확보하기 어려울 때도 있으며, 수업 중 비어있는 보건실에 올 학생들을 걱정해야 하는 어려움 등 현실적인 벽에 직면하는 때가 많다.

지난해 11월 열린 '2018 강원 교육 혁신 한마당'에서 수업 나눔을 진행한 하브루타 수업 연구회 '물음보' 회원들.(사진=박잎새 교사)
지난해 11월 열린 '2018 강원 교육 혁신 한마당'에서 수업 나눔을 진행한 하브루타 수업 연구회 '물음보' 회원들.(사진=박잎새 교사)

특히, 학교마다 보건교사가 1인이다 보니 동료 교과 교사가 없어 연구회나 협의회를 하기가 어려운 점도 보건 수업에 대한 전문성을 향상하는 데 걸림돌이 되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창의·인성 교육의 강화라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어 보건 교과 또한 학생 주도형 수업을 통해 학생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증진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할 것이다.

향후 보건 수업에 하브루타가 적극적으로 활용되어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하고 질문하며 물음표가 느낌표가 되는 순간의 기쁨을 느끼게 되길 기대해본다.

서혜정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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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y407 2020-01-10 15:10:05
선생님~넘 멋집니다!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가 밝네요~~

뽀뽀 2020-01-03 11:02:20
요즘 청소년 흡연, 성문제 등 보건 관련한 부분이 심각해지고 있는 수준인데, 보건교사가 노력하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응원합니다

햇빛 2020-01-03 10:03:07
선생님의 열정과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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