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천홍 춘천 남산초등교 교사

[에듀인뉴스] 최근 학교업무 정상화와 더불어, ‘교육과정 중심의 학교 운영’이라는 용어가 새롭게 등장했다.

이는 기존 학교가 업무 및 행사 중심의 학사 운영, 교과서 중심의 수업으로 진행되는 한계를 극복한다는 취지의 표현이라 짐작할 수 있겠으나, 사실 ‘교육과정 중심의 학교 운영’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확립되어 있지는 않다.

‘교육과정 중심의 학교 운영’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 제도적 지원도 중요하겠지만, 이러한 변화가 학교 현장에서의 자발성과 지속성을 지향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교사들이 이 개념에 대해 어떤 상을 가졌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교사들이 생각하는 ‘교육과정 중심의 학교 운영’은?

이를 위해 최근 2년 동안 학년 교육과정 운영에 자율성이 상당 수준 보장되고, 정기적인 학년 모임을 최소 월 1회 이상 운영하는 학교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강원도 초등학교 교사들 8명에게 물었다.

‘교육과정 중심 학교운영’의 의미

◆ “수업을 가장 최우선 순위로 두고 다른 일들은 수업을 지원하는 시스템”

◆ “학년이 자율권을 갖고 교수학습이 잘 일어나도록 하는 수업 연구가 활성화되는 학교 운영”

◆ “교사가 교사로서의 수업을 성찰하고 전문적인 책무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 “업무 중심이 아닌 학년 중심의 학교 운영”

◆ “단위 학교 및 교사 개인의 자율권을 보장하며 국가수준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시스템”

◆ “행정 업무나 행사 중심의 업무 대신 본질적인 수업과 학생 관찰을 중심에 둔 학교 운영”

◆ “수업을 비롯한 여타의 교육 활동이 학생에게 의미 있도록 운영되는 시스템”

◆ “학교의 행사 및 체험학습, 수업과 평가 등이 학생들에게 의미 있도록 큰 틀을 갖추어 운영되고 교사들이 그것을 계속 연구하는 시스템”

교사들이 생각하는 ‘교육과정 중심의 학교 운영’은 첫째, ‘수업이 최우선’, ‘수업 연구’, ‘수업 성찰’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행사나 업무보다는 ‘수업’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이때 ‘수업’의 의미는 ‘학생’, ‘의미’ 등의 단어를 통해 기존의 ‘교과서 진도 나가기 식의 수업’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셋째, ‘자율권’, ‘책무성’, ‘학년’ 등의 단어에서 알 수 있듯 학년 및 교사 수준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학교와 학년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업무보다 수업을 중요시하며, 학생들과 의미 있는 수업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 정의할 수 있다.

물론 교사들의 배경과 경험에 따라 ‘교육과정 중심의 학교 운영’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의미를 한 학교나 개별 교사의 의미 차원에서 머물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지역 단위로라도 공유하여, 방향성을 공유한 실천적 흐름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국가 단위 이전에, 시·도교육청 및 지역지원청 차원에서 이러한 개념들에 대한 현장 교사들의 인식을 공유하고 사례와 연계하여 나누는 자리를 제공한다면, 용어가 갖는 모호함을 넘어 자발적 학교 단위의 실천 동력 확보의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 위 글은 민천홍의 2019 강원도 학습연구년 특별 연수 최종 보고서 초등학교 교사의 ‘교육과정중심 학교운영’에 대한 인식 및 경험 분석: 근거이론 방법론적 접근의 내용을 토대로 작성한 것입니다.

민천홍 춘천 남산초등교 교사
민천홍 춘천 남산초등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