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옥 경기 안양 동안고 교사

‘도덕감정론’, ‘Atomic Habit’, ‘관점을 디자인하라’, ‘에이트’로 살펴 본 독서의 중요성

[에듀인뉴스-명교학숙 공동기획] 학생들의 인성교육 방향 정립을 위해 고전(古典)을 활용한 교육이 떠오르고 있다. ‘명교학숙’은 이러한 교육계의 움직임을 리드하는 초·중등교사 연구모임으로 동·서양 인문고전을 탐구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교육방법론을 연구하고 있다. <에듀인뉴스>는 명교학숙과 함께 고전을 통해 우리 교육 현실을 조명하고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Atomic Habits(James Clear, Random House Business Books, 2018)
Atomic Habits(James Clear, Random House Business Books, 2018)

[에듀인뉴스] 새해가 되면 누구나 한 번쯤 1년의 새로운 목표와 계획을 수립한다. 작심삼일이 되기도 하지만 한 해를 열면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출발하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해 보인다. 이왕이면 새로운 긍정적 삶을 위하여 좋은 습관들이기로 출발하면 어떨까?

‘ATOMIC HABIT’에서 제임스 클리어는 “습관은 양날의 검이다”라고 했다. 좋은 습관이 우리를 성장시키는 반면 나쁜 습관을 들이면 일정 시간이 지나 경험치가 쌓여 쓰러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나쁜 습관에 의한 칼날을 피하기 위하여 늘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좋은 습관들로 삶을 채워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나하나의 행동이 어떤 것인가에 따라서 그 사람의 삶의 질이 결정된다고 볼 때 나쁜 행동들이 습관화 되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

책에 의하면 습관은 경험을 통해 학습된 정신적 지름길이고 의식은 자기가 할 일을 무의식에 떠넘겨 자동으로 처리되도록 하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좋은 습관이 자리 잡도록 길을 터야하는 이유이다.

긍정적 삶을 위한 좋은 습관에는 무엇이 있을까? 유연한 사고가 특히 중요하다. 인간관계를 위해서나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필요하다.

시대가 인터넷 중심으로 개편되면서 자연스러운 만남의 장이 줄고 기술의 발전은 그 가속도의 페달을 강하게 밟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 변화 속에서 우리 인간도 이에 대한 정신적, 육체적 대처능력이 요구된다.

기술습득과 활용이 육체적 능력이라면 유연한 사고야말로 미래사회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초기 정신무장이 될 것이다. 사고의 유연성은 고정관념과 편협된 사고에서 벗어날 때 가능해진다. 정의롭고 안정된 사회 구현을 위해서도 우리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요소다.

도덕감정론(아담스미스(박세일 외 1명 역), 비봉출판사, 2009)
도덕감정론(아담스미스(박세일 외 1명 역), 비봉출판사, 2009)

‘도덕 감정론’ 제2장에는 상호동감(相互同感)에 관한 인간의 감정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동감의 원인이 무엇이건 간에, 또는 그것이 어떻게 생겨나건 간에, 다른 사람도 마음속으로 우리 마음속의 감정에 동류의식(동류의식:Fellow-feeling)을 느끼고 있음을 보게 되는 것 이상으로 즐거운 것은 없다. 또한 다른 사람이 마음속으로 우리와는 반대로 느끼고 있음을 보게 되는 것만큼 충격적인 일도 없다.”

“약점을 가진 인간은 자신에 대한 지지가 필요한데, 기쁨은 남들의 지지를 확신하기 때문이며 슬픔은 남들이 자기를 반대한다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에서 ‘상호동감’이 어떻게 작동되는가? 같은 뱃속에서 태어난 두 자매가 있다. 언니는 아주 검소한 성격으로 무에서 유를 이루었다. 자신의 자부심은 무에서 유로 만들어낸 재테크 노하우에 기인한다. 따라서 그 여인의 삶의 신조는 ‘아끼고 또 아끼어 투자하자’이다.

반면에 동생은 이러한 생활신조에 스트레스를 표출한다. 그녀의 신조는 주변 사람들에게 베풀고 또 베풀 때 그 덕이 다시 돌아온다고 믿는다. 옆에서 타이트하게 재정 관리하는 모습을 그냥 예쁘게 보질 못한다.

이 둘은 늘 평행선이다. 언니는 자신의 것을 챙기지도 못하고 퍼 나르는 동생이 마음에 안 들고 동생은 주변을 살피지 않고 자신의 욕심만 늘 챙기는 언니가 못마땅하다. 이들의 갈등은 봉합될 기미가 없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들의 주장은 양 끝에서 팽팽하게 줄을 당기고 있다.

어떤 요소가 이렇듯 상대에게 적대감을 갖게 하는가? 상호동감의 요인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에 적대적이 된다는 것이 인간 감정의 본질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위 인용문에 의하면 이 둘은 서로에게서 지지를 받지 못하니 슬프다. 즉 상호동감이 어려운 관계로 늘 등지고 서로를 비난하는 관계에서 벗어날 수가 없게 된다. 이러한 불만족의 관계는 주변 사람들을 피곤하게 하며 가정의 평화를 깨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어떠한 것이 있을까?

관점을 디자인하라(박용후, 쌤앤파커스, 2018)
관점을 디자인하라(박용후, 프롬북스, 2013)

‘관점을 디자인하라’의 저자 박용후는 ‘관점’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한다. 우리 대부분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그는 책에서 보는 것과 아는 것은 명백히 다른데 우리가 보는 많은 것 중에는 그 이면까지 미처 알지 못하는 것이 많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당연함’으로 치부해버려 고정관념에 사로잡힌다는 것이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세상을 보게 되면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 같고 우물 안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 안경을 벗거나 우물에서 나오기 전까지는 아무리 똑똑한 사람일지라도 결코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된다고 했다. 이것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당연함을 부정하고 본질을 파악해 새로운 습관이나 관성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개인의 인간관계 측면에서 벗어나 시대의 급속한 변화를 살펴보더라도 고정관념, 편견 그리고 편협한 생각에 갇히어 사는 것이 얼마나 시간과 에너지 낭비인가? 우리는 자신의 마음 상태를 돌아보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래야 미래에 당연해질 것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이트(이지성, 차이정원, 2019)
에이트(이지성, 차이정원, 2019)

최근 출간된 '에이트'에서 이지성 작가는 다음과 같이 시대의 변화를 소개했다.

"인공지능에 의한 전문직 대체는 이미 시작되었다. 인공지능에 의한 전문직 대체가 눈에 띄기 시작하는 때는 대략 2025년이다. 그 후 10년 동안 전문직의 10~30%가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어 실업자로 전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2045년부터는 전문직의 80~90%가 인공지능에게 대체될 것으로 예측된다."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일들로 믿기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지만 이미 이러한 미래의 조짐은 우리 주변에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음식점 주문을 사람이 아닌 모니터에서 하고 심지어 서빙까지도 인공지능 로봇이 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이러한 예측을 무작정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인공지능으로 대체되지 않을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역설한다.

인간 고유의 능력, 즉 ‘공감’ 능력과 ‘창조적 상상력’ 즉 인간만의 지혜를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식과 기술을 쌓는 일은 인간보다 인공지능이 잘하는 일로 미래에는 대부분 대체될 것으로 예견 되는 바다.

저자는 인간의 지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지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어떤 영역이 있다. 대국을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그 영역에 들어가 있는 순간을 경험하곤 한다. 지식을 넘어선 지혜, 즉 직관과 창의성이 폭발하는 순간이다. 게임의 승리는 바로 그때 결정된다. 이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다. 기계는 절대 도달할 수 없다.”

공감 능력과 창조적 사고능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에 저자는 2017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유기윤 교수팀에서 발표한 보고서의 내용을 소개했다.

“2090년의 한국 사회는 인공지능 로봇이 대부분의 직업을 대체한 결과 한국인의 99.997%가 ‘프레카리아트’(Precariat)가 된다.”

* 프레카리아트(이탈리아어 프레카리오와 ‘노동 계급’을 뜻하는 독일어 프롤레타리아트의 합성어로, 이 용어를 널리 알린 영국 런던대학교 가이 스탠딩 교수에 따르면 다음의 세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1. 꿈과 열정이 없다. 2. 내가 하는 일의 가치를 깨닫지 못한다. 3. 먹고 사는 문제로 평생 고통 받는다.

새해를 맞이하여 누구나가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되는 이 시점에 왜 우리는 서로가 평온하고 안정된 가운데 유복한 삶을 영위하는 사회로의 지향점을 놓치고 있는가? 왜 우리는 끊임없이 불필요한 것들에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접한 도서들인 ‘도덕감정론’, ‘Atomic Habit’, ‘관점을 디자인하라’, ‘에이트’에서 다룬 주제에 동감되는 것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사고를 유연하게 하는 방식을 한 가지로만 한정하기는 어렵다. 다양한 요인이 작동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필수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을 추천하라면 단연코 독서이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안목을 다지기 위해서는 다양한 독서가 필요하다. 특히 인문고전 독서는 AI가 중심이 되는 다가오는 미래에 한발 앞서가는 핵심역량 함양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나온 김에 '왜 인문 고전 독서인가'에 대하여 정리한 내용을 살펴보자.

1. 고전은 시공을 초월한 인류문화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2. 고전은 인간 경험의 다양한 폭과 깊이를 반영하고 있다.

3. 창조적 사유 체계 형성에 도움을 준다.

4. 인간의 삶의 전제에 대한 물음을 던져 준다.

5. 지적 성장의 자극을 준다.

6. 통합적인 지식인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된다.

참고: 고등학교 고전 교과서 / 세상의 모든 고전(반덕진, 2014) / 서구 정치사상 고전읽기(강유원, 2008)

얼마나 멋진 말들로 설명되고 있는가? 올해의 첫 출발을 독서습관 잡기로 시작해보기를 권하며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도 성공담을 전할 수 있도록 다시금 의지를 다진다.

그리하여 우리의 변화의 지향점은 유연한 사고를 위하여, 반목을 접고 서로 동감의 무대로, 공감하는 토대 위에서 창조적 상상력을 풀어내는 사회로, 그리고 가슴 벅찬 미래가 펼쳐지는 사회로 가기 위하여 작은 행동 변화부터 시작하게 될 것이다.

이순옥 경기 안양 동안고 교사
이순옥 경기 안양 동안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