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유튜브 시대가 도래하면서 학교현장에서 유튜브 영상을 활용한 수업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나 역시 직간접적으로 유튜브를 이용한 수업을 꾸리곤 한다. 심지어는 방송국에서도 다큐멘터리 등 자기 프로그램들을 편집해 유튜브 영상으로 올리기 때문에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가끔 일어난다.

바로 광고다. 유튜브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구매한 사람들에게는 광고를 제공하지 않지만 그 외 경우에는 광고 설정이 달려있는 경우 광고가 방영된다.

일반적으로 유튜브는 영상 시작 전에 한 번, 영상 시간에 따라 영상 중간에 1회 이상 광고가 상영된다. 기다렸다가 건너뛰기를 누르는 것도 번거롭지만, 그 전에 의문이 든다. 과연 이대로 괜찮은걸까?

수업 중 수업에 대한 통제권은 교사에게 있다. 교사는 어떤 내용을 보여주고 어떤 내용을 보여주지 않을지에 관해서 통제권이 있다. 그런데 만일 학교 내에서 교사가 어떤 수업을 할 때마다 상업적 광고를 한다고 해보자. 이 경우에 틀림없이 교사의 행위는 문제가 될 것이다. 교육공간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유튜브를 비롯한 영상 시대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교사의 수업에서 활용한 영상에 상업광고가 나오는 것이다. 그렇다고 광고가 붙지 않는 영상만을 찾아서 수업용 영상으로 활용하지는 않는다. 교사들도 이 사실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것 같다. 교육부나 교육청이 개발한 수업자료들을 보더라도 광고가 붙어있는 영상이 많다.

이러한 광고 영상의 가장 큰 문제는 내용을 사전에 검토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유튜브에서 같은 영상을 틀어주더라도 광고는 계속 달라진다. 게임 광고, 회사나 기업 광고, 사이트 광고 등 다양한 광고들이 나온다. 이러한 광고들은 한 두개가 아니라서 학생들에게 적합한 광고인지, 유해한 광고는 아닌지 어떤 차별적인 요소들이 들어있는 것은 아닌지 따져볼 수도 없는 것이다.

물론 현대사회는 이미 광고로 가득하고, 학교 밖을 나가면 어디든 광고천지다. 그러니 그게 문제될게 뭐 있냐고 말할 수 있다. 어차피 학생들은 각자 유튜브 계정으로 이미 수백, 수천개의 광고를 접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학교 내에서조차 광고가 무차별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옳은가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이렇게 검토되지 않은 내용이 수업활동에 들어온다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다. 또 수업시간에 주의집중을 이끌어내기 위해 틀어주는 영상에서 엉뚱한 방향으로 광고가 붙는 것은 오히려 본래의 목적인 집중과 거리가 멀다. 이 역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사실 요즘 같은 시대에 광고 없는 영상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유튜브를 주로 얘기했지만 유튜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네이버에서도 영상을 보기 위해 15초는 보아야만 건너뛸 수 있는 사전 광고가 나온다. 각 방송사 사이트에 들어가서 뉴스 다시보기를 누르더라도 앞에 5~15초짜리 광고가 붙는다.

학교 내에 상업 전단지나 현수막 등 홍보물이 들어온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유튜브를 비롯한 영상들은 이것을 자연스럽게 가능하게 만들었다. 기술의 변화는 빨라서 미처 준비되지 않은 채 학교에 자연스럽게 도입되는 것들이 많다.

학교 단위에서 유튜브 프리미엄 계정에 가입해 광고 없는 유튜브 영상을 상영하는 것은 어떨까?

인터넷 구매를 할 때도 단일 계정으로 행정실에서 구입하듯이 유튜브 역시 학교 단위에서 프리미엄 계정을 구입하여 유튜브 영상을 활용하는 경우 학교 계정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무분별한 광고에 노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만, 학교에서 외국 기업에 매달 이용료를 내는 것이니 쉽지는 않을 것이다.

교사들이 개별적으로 하는 것은 어떨까?

그러나 유튜브 계정은 기존에 보아온 영상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추천 영상들이 제공된다. 따라서 교사 계정을 사용한다는 것은 교사의 사적인 활동과 취향이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예상치 못하게 공개될 위험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모든 것에는 장점과 단점이 공존한다. 쉽게 영상을 구할 수 있게 되면서 다양한 내용을 교실 내에서 볼 수 있게 되었지만 문제점도 존재하게 되었다.

물론 광고 상영과 같은 문제점이, 영상 상영의 이점에 비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문제라고 인식한다면 대안을 고민해보는 것이 옳지 않을까?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 에듀인 리포터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 에듀인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