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1주일째 컴퓨터는 먹통, 교사는 분통
실천교육교사모임 "교육부 사과하라" 성명

접속 중 종료 메세지가 뜬 K-에듀파인.(사진=sns 캡처)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K-에듀파인이라고 쓰고 개듀파인이라 읽는다."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 지난 2일 개통한 차세대 지방교육행재정통합시스템을 두고 하는 말이다. 개통한지 1주일 만에 씁쓸한 ‘별명’이 붙은 셈이다.  

왜 이런 말까지 나오게 된 걸까.

접속이 아예 되지 않거나, 1시간이 넘도록 접속 시스템의  다음 순서가 진행되지 않거나, 겨우 접속이 되어도 결재하는데 다시 1시간이 넘게 걸리거나, 결재하는 도중에 먹통이 되어 튕겨져 나오거나...학년 말 업무로 바쁜 교사의 시간을 무한정 잡아먹고 있기 때문이다.

접속까지 가는 길도 험난하다. K-에듀파인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설치해야 할 프로그램도 곳곳에서 충돌을 일으켜, 해결 방안을 알리는 팝업창만 대여섯 개씩 열어놓고 있는 실정이다.

요약하면, 설치를 위해 7단계 등을 거쳐야 하고, 접속이 되어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현상이 1주일 째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K-에듀파인 개통으로 컴퓨터는 먹통이 되고, 교사의 분통을 불러왔다는 성명까지 나왔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8일 “새로운 시스템 도입 시 프로그램 안정까지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 가장 바쁜 시기인 학년 말에 굳이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한 교육부의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 이런 불상사를 낳았다”며 “이번 일은 섣부른 정책을 교육 현장에 도입한 대한민국 교육 행정의 역사를 상징하는 사태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교육부가 원활한 행정을 위해 교사들에게 도움을 주기는커녕 IT 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기본적 안정화도 되어 있지 않은 프로그램을 실험하듯 밀어붙였다는 지적이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K-에듀파인 '먹통' 사태에 대한 교육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교육부와 교육학술정보원의 대답은 무엇이었을까. “서울, 경기지역이 특히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 최적화 부족 문제인 것 같으니 최대한 빨리 성능을 개선해 금주 내 모든 시스템 업데이트 및 보완을 마무리하겠습니다”이다. 

“아니 현장에서는 지금 결재를 못해 시설 공사를 시작하지 못한다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학사일정이 꼬인다고 하는데, 그렇게 느긋하십니까”라는 질문에도 대답은 같았다. 그 뿐인가. 교육부 중앙콜센터는 오늘도 계속되는 민원 전화에 '먹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