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행복한 학교 조례 만들려면?

지성배 기자
지성배 기자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선생님’을 신년 화두로 던졌다.

이 교육감은 8일 경기도교육청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2020년 선생님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선생님이 스승으로 존중받고 적극적으로 교육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선생님이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조례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교사가 자유롭게 교육활동을 하고 교육가족 모두가 함께 교사의 교육활동을 지원할 때 아이들이 진정으로 존중받는 학교가 될 것”이라고 조례 제정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이 교육감은 이 같은 취지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학교 기본운영비 자율 편성, 교장공모제 확대, 학교주도형 종합감사를 확대를 제시했다. 특히 2019년 9월 8개교에서 시범운영한 참여형 교장공모제는 올해 42개교로 확대하고 학교주도형 종합감사도 33개교에서 100개교로 대폭 늘리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또 교육정책도 교육청이 주도하는 상향식에서 학교가 주도하는 하향식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성장중심 학교평가를 위해 공통평가지표를 없애고, 대신 교육공동체가 참여하며, 그들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한편 지구별 공유로 전문성을 확보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교직원회의 역시 지난해 11월 제정된 학교자치조례 교직원 회의를 근거로 민주적 의사결정구조를 강화하고 교직원의 교육활동 결정권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이 이런 내용인 담긴 ‘선생님이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조례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한 것이라면, 각각의 정책에 찬반 여부가 확실한 터라 상당한 논란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교육감이 신년 화두로 제시한 ‘선생님’이라는 키워드는 매우 적절하고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교육의 가장 중요한 주체는 선생님이고, 모든 교육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기 때문이다.

이날 이 교육감의 발언 중 기자가 가장 주목한 것은 교사 수를 줄이려는 중앙정부인 기재부를 향해 "교육적 이해 없이 기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며 "미래 교육은 현장 교사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는 점이다. 교육감이 교육계 요구와 여론을 과감히 중앙정부에 전달했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일반 교사가 하지 못하는 디자인 과정 등은 전문교사가 학교로 들어와야 하고, 이를 위해 교사자격 다양화로의 변화도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는 현장에서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높아 충분한 협의가 필요해 보인다.

선생님이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조례를 제정하겠다고 한 발언은 교육계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이 교육감이 제시한 것처럼 조례 같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서라도 선생님들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지는 매우 중요하다.

구체적 내용은 협의 중이고, 하반기쯤 발표 예정이라고 한 만큼 현장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길 바란다.

경자년 새해, 이재정 교육감은 ‘선생님’을 화두로 던졌다. 하지만 그가 던진 ‘선생님’이라는 화두와 함께 제시한 정책에는 논란이 수반되는 사안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선생님’을 위한다며 선생님을 또다시 개혁의 객체로 전락시킬 수 있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교육감도 선생님을 지원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결코 잊지말기를 당부한다.

새해는 이 교육감이 그간의 경험과 지혜를 활용해 경기교육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를 기대해 본다.